비용을 들으면 화들짝 놀라면서 거의 다 실제로는 하지 않는다

스타트업 붐이 시작된지 10년 가까이 되어가다보니 이제는 스타트업이라 부르기에도 민망한 규모의 덩치 큰 스타트업, 실제로는 중소나 중견기업인 곳들도 생겨났다. 이런 곳들에서 종종 강연이나 교육, 컨설팅 요청이 올 때가 있는데, 대부분 비용을 들으면 화들짝 놀라면서 거의 다 실제로는 하지 않는다. 그런 곳들에게 특별히 더 비싸게 불러서? 아니다. 같은 주제와 내용이라해도 고객사 상황이나 산업, 규모에 따라 가격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 이 바닥 룰이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당연히 보통 받는 금액보다 대개 훨씬 싸게 부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싸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창업가와 스타트업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꽤나 많은 창업가와 스타트업이 그 위치까지 사업을 키우면서 투자사나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 선배의 말에 가치를 부여하고 쫓아다닐 뿐 교육이나 멘토링, 컨설팅은 사업도 모르는 것이 와서 잔소리한다고 생각하고, 지원금이나 투자금을 받기 위해 억지로 그것도 '공짜로' 받는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교육이나 멘토링, 컨설팅을 통해 도움을 받았어도 자기가 잘해서 그렇지 실제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드물고 말이다. 아무튼 지금까지 공짜로 받아온 것들이 공짜가 아니라 정부나 지자체, 기관이나 기업, 투자사가 대신 그 돈을 내주고 받아온 것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너무 많은 것들을 공짜로 받다보니 어느 순간 잊은채 누군가의 지식과 시간도 공짜나 싼 값으로 받을 수 있다고 당연하게 여기게 된다. 술한잔 하자하거나 식사 한번 하자고 하고 혹은 커피챗하자고해서는 실제로는 컨설팅 받으려는 사람이나 기업도 부지기수다. 예전에는 순수한 마음에 선의로도 자주 나갔고 몇몇은 나 역시 후속을 생각하면서 나간적도 있지만, 실제로 내게 도움이 되거나 최소한 고마움을 알아주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제는 사전에 쓰윽 보면 그 극소수에 해당될 지 99%로 맞출 정도로 경험이 쌓여서 거기에 맞춰 수락 여부를 결정한다. 뭐 창업가들만 그렇게 생각할까? 스타트업 바닥 곳곳에서 그리고 조금이라도 스타트업스러운(?) 곳들은 말도 안되고 전혀 관심 없는 말로 누군가의 지식과 지혜를 너무 쉽게 공짜나 싼 값으로 얻으려고 한다. 정말 많은 것을 가진 사람 혹은 반대로 별로 가진게 없는데 많이 가졌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이 선의나 관종 목표를 할 때나 그런 제안에 반응하는 것이다. 뭔가 해보고자 하는 의지가 충만한데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대학 학회나 동아리 같은 곳에서 연락 오면 흔쾌히 공짜로도 달려가서 영혼 갈아서 해주고 온다. 또한 충분히 신뢰를 쌓아온 사람이나 기업이 요청하면 얼마인지 묻지 않고 간다. 하지만 가치를 제대로 모르는 곳이라는 의심이 들면 가격을 제시하고 반응을 본다. 제시한 돈을 지불할만한 상황이 아니어도 진짜 간절히 원하면 반응이 다르고 그 때는 돈 상관 없게끔 낮춰주지만, 다수는 한다 안한다 혹은 어떻다 회신도 없다. 회신조차 안하는 비즈니스 매너의 기본도 안된 곳들 보면 돈으로 멋지게 거절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최소한 저들 머리 속에는 내가 제시한 금액이 내 가치라고 생각을 할테니 공짜 레벨로 더이상은 생각하지 않게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난 확실히 얻을 것은 얻었으니 말이다. 😊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또는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3년 9월 18일 오후 12:57

댓글 0

    함께 읽은 게시물

    👉테헤란로 소진언니 인터뷰, 김소진이 만난 사람 l MZ 프로일잘러!

    ... 더 보기

    👋 LLM 활용에 도움이 되는 가이드 모음

    ✅️Prompting Guide 101 by Google : https://lnkd.in/d8UwPWeN

    ... 더 보기

     • 

    저장 7 • 조회 507



    누구나 특정 회사에 들어서는 순간 느끼는 회사마다의 분위기가 있다. 가정도 마찬가지이다. 분위기가 엄해보이는 집, 까불까불한 집, 대화는 없어도 화목해보이는 집.

    ... 더 보기

    배달의 민족 한명수 CCO, 돈이 있어야 좋은 조직 문화를 만든다? “팩트는 기업 문화가 먼저 잘 잡혀야 돈이 따라온다”

    사례뉴스

    배달의 민족 한명수 CCO, 돈이 있어야 좋은 조직 문화를 만든다? “팩트는 기업 문화가 먼저 잘 잡혀야 돈이 따라온다”

     • 

    저장 6 • 조회 751



    < 쿠팡의 창업자를 직접 보며 배운 것: 리더의 크기가 전부다 >

    1

    ... 더 보기

     • 

    댓글 1 • 저장 17 • 조회 1,456


    비슷한 게시물

    강재상 스타트업 육성, Corprate Venturing, 사업, 커리어, 작가

    내가 생각하는 스타트업 씬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의 근원적인 원인 중 하나는 이것이다. 기업가 정신이 갖춰지지 않은 사람들조차도 마구잡이로 스타트업 창업가라 칭하면서 selfish

    강재상 스타트업 육성, Corprate Venturing, 사업, 커리어, 작가

    스타트업 바닥에 있다보면 '스타트업'을 내세워 스타트업으로 사업을 '포장'하고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용할 뿐 실제로는 사업을 스타트업으로 키우고자 하는 생각 없이 스타트업 키워드

    강재상 스타트업 육성, Corprate Venturing, 사업, 커리어, 작가

    스타트업 거품이 꺼지기 전까지 수년 동안 이야기해온대로 스타트업 정상화가 찬찬히 진행중이다.

    강재상 스타트업 육성, Corprate Venturing, 사업, 커리어, 작가

    스타트업 멘토도 사람인지라 창업가와 스타트업, 이해관계자들에 대해서 호불호가 있다. 이미 돈 많이 벌어서 든든한 통장을 배경으로 진정한 경제적 자유를 누리면서 멘토링 활동을 하고

    SNEW 스타트업 뉴스 start-up and VC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스타트업 늘어난다

    강재상 스타트업 육성, Corprate Venturing, 사업, 커리어, 작가

    내가 믿고 거르는 스타트업 창업가는 예비나 초기 뿐 아니라 시리즈 B,C도 상관없이 '혁신' 뽕 맞은 사람들이다. 혁신이라는 말은 자기가 하는게 아니라 남들이 인정하고 붙여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