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 의식’이 높은 사람들의 사고 특징
▶️나는 솔직히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자격이 있다고 느낀다.
▶️모든 것이 내 방식대로 진행되어야 한다.
▶️나는 그럴 자격이 있기 때문에 최고의 대우를 요구한다.
▶️나에게 위대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나 같은 사람들은 남들보다 추가로 휴식을 누릴 자격이 있다.
▶️나는 인생에서 더 많은 것을 받을 자격이 있다.
▶️내가 타이타닉호에 있었다면 첫 번째 구명정에 탈 자격이 있었을 것이다.
※심리적 자격 척도(PES•The Psychological Entitlement Scale) 문항의 일부
“나 ○○대학 나온 사람인데 제가 틀렸다는 건가요? 내 아이가 우선이지, 내가 선생님 인권 보호해주는 사람은 아니잖아요?”(학부모가 유치원 교사에게)
“못 먹겠다. 더러우니까 가져가…평생 배달 열심히 하시길 바랍니다. 분수에 그것도 과분한 직종 같은데”(자칭 ‘변호사 집안’ 고객이 배달 식당 사장에게)
“내 남편이 강력반 형사거든, 내가 네 밥그릇 끊어줄게…그러니까 택배기사나 하고 있지”(고객이 택배기사에게)
‘갑질’이라는 단어로 기사를 검색하면 학교뿐 아니라 기업, 공공기관, 군대, 식당, 백화점, 아파트 등 관련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장소를 찾기가 더 힘들다.
특히 최근 초등학교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려온 교사들의 폭로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갑질이란 표현은 원래 불평등한 지위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주로 의미했다. 요즘은 상식을 벗어나 자신의 권리를 과도하게 주장하는 사례에도 넓게 사용된다.
갑질하는 이들의 상당수는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집안이나 학벌, 직업을 먼저 들먹이며 ‘내가 누군지 아느냐’ ‘감히 어디서’ 같은 표현을 쓴다. 자신이 우주의 중심인 양 ‘나만 특별하다’고 여기며 갑질을 권리로 여기는 사람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갑질의 핵심에는 본질적으로 ‘자격 의식(Sense of entitlement)’의 과잉이 작용한다. 심리학 연구에서 자격 의식이란 자신이 특별 대우를 받을 만한 충분한 권리를 가졌다고 생각하는 지나친 자기애를 가진 경우를 일컫는다.
과한 자격 의식을 가진 이들은 심지어 세상 사람들이 자신에게 호의를 ‘빚졌다’고까지 생각한다. 나는 마땅히 대접받을 자격을 가졌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타인이 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 심기가 불편해지면, 마치 빚을 받아내듯 ‘당장 내놓으라’는 뻔뻔한 태도가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자격 의식이 사회에서 용인받을 만한 수준을 넘어서면, 시도 때도 없이 “내가 누군지 알아!”를 외치는 트러블 메이커가 된다. 자기 자신을 과도하게 부풀려 평가하고 지나치게 특별한 존재로 여긴다면, ‘자기애성 성격장애’와 같이 다양한 부적응이 나타날 수 있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자기중심적이며, 남을 위할 줄 모르고, 우월적이며, 권력이나 지위를 과시하는 것을 좋아한다. 모든 갑질의 원인을 병적인 자기애로 해석할 순 없겠지만, 갑질하는 이들의 행동 특징을 상당 부분 설명할 수 있다.
병적인 자기애를 가진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대접받지 못했다거나,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받으면 폭발적인 분노를 드러낸다. 이들은 겉으로는 늘 자기가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은 뿌리 깊은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과대한 자기 평가와 우월의식 아래에는 열등감과 결핍감이 공존한다. 이들이 철저히 자기중심적이고 병적인 자기애를 드러내는 것은 스스로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열등감을 가리기 위한 방패 수단이다.
그러다가 타인에게 조금이라도 무시당하거나 대접받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으면 열등감이 자극되면서 상대에게 비상식적으로 분노를 쏟아낸다. 더구나 그 상대가 자기 생각에 ‘을’이라면? 상황에 비해 과도한 분노가 일면서 더욱 가차 없이 응징에 나선다.
고객이 서비스가 마음에 안 든다고 직원을 무릎 꿇고 빌게 하거나, 때리고 욕하고 물건을 던지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자기가 대단하다고 여기는 사람일수록 이런 평가에 더 민감해하며, 자신이 본 피해에 비해 과하게 보복하려 든다.
‘나만 특별하다’고 여기는 이들은 다른 사람의 심정이 어떨지 생각하는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 상대가 힘들든지 말든지, 오로지 자기가 피해 본 사실만 중요하다는 기적의 논리를 펼치기 때문에 대화로 소통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들은 선을 잘 넘고, 무례하며, 상대방을 조종하려고 든다.
부모는 ‘안되는 건 안 되는 것’이라는 훈육을 통해 자녀의 인격 성숙에 필요한 ‘적절한 좌절감’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작은 좌절을 통해 형성된 심리적 근육이 있어야 삶의 큰 좌절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이 특별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근거 없는 믿음이 강한 아이들은 그 욕구가 좌절됐을 때, 정신적으로 건강한 아이들은 겪지 않는 불필요한 수치심을 경험한다. 이때 발생하는 수치심은 우울감이나 분노로 이어지고, 학교폭력 같은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자녀가 마치 아무런 결점도 없이 완벽한 존재인 것처럼 대하는 태도가 오히려 자녀에게 독이 되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가 스스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깨닫고 극복하는 과정을 도와주고 지지해주어야 한다.
또한 돈이나 학벌, 권력적 성공이 최고라는 왜곡된 사고방식을 심어주기 보단 다른 이의 고통과 아픔을 아는 공감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가 부모에게 공감능력을 배우지 못하면, 다른 데서는 배우기 힘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