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회사에서 알게 모르게 ‘갑질’을 당한다. 출근부터 퇴근까지 심지어 퇴근 이후에도 내 몸은 내 몸이 아닌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항변도 못한다. 대부분 당연하다고 생각하거나, 둔감하거나, 쉬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걸 모르고, 무작정 지금의 조직 또는 현실에 충성한다는 사실이다.


그 계약서에 사인만 하지 않았으면 ‘甲乙 관계’로 만나지 않았을 것이다. 왜 그때 사인을 했을까?라는 후회는 이미 늦었다. 사인을 했으니,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물론 언제든 계약을 파기하고, 새롭게 다른 곳과 계약하면 그만이다. 계약서는 쌍방 간 협의 또는 한쪽의 변심 등으로 언제든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좁디좁은 대한민국에서 도망갈 곳이 없다. 거기가 거기이고, 그 바닥이 그 바닥이다. 선배들이 그렇게 살아왔고, 그걸 후배들이 고대로 따라 하고, 다시 또 들어오는 이들에게 대물림을 한다. 그렇게 조직 내 갑질은 계속 된다. 조직 및 개인의 생산성과 성장에 악영향을 주는지도 모른 채 말이다. 일로 하는 직장 내 갑질을 살펴보자.


1️⃣밑도 끝도 없는 지시와 명령이 반복될 때

지시와 명령을 내리는 수준과 빈도가 도를 넘어서 선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다양한 일거리를 몰아다 준다. 그러면서 다양한 회유책을 사용한다. 물론 결론은 하나다. “이것이 너의 커리어에 도움이 된다는 것, 나도 너만 할 때 그랬다는 것” 등등.


*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소~최대 범위의 노력을 리더가 요구한다면, 그나마 참을 만하다. 보통은 ‘나도 그랬으니, 너도 당해봐라’는 식이다. 이는 일을 통해 배우는 것에는 한계가 있음을 리더가 인정하지 못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한 무능력함을 시간 외 노력으로 채우려는 욕심 때문이기도 하다. 목표는 높고 역량은 부족한데 이를 인정하지 못하니, 중간 과정을 메우기 위한 노력을 직원들에게 강요하는 것이다.


2️⃣업무 시간을 벗어나 업무 지시를 할 때

예전엔 야근을 많이 하면 일을 잘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 외 근무가 더 이상 자랑스럽지 않다. 그런데 아직도 이를 강요한다. 심지어 당장 급한 일이 없는데도, 일부러 만들고 실행한다.


*시간을 벗어난 지시는 리더의 무능력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우리 일은 각자가 일하는 시간, 그 속에서 개인 및 팀 그리고 조직의 환경 변화 또는 리더가 제시하는 목표 수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이를 잘 조율하여 최적의 경로와 방법을 계산, ‘정확한 지시’를 하는 것이 리더의 몫이다. 그 정확한 지시는 ‘직원이 근무 시간 내 할 수 있는 일’을 주는 것을 뜻한다.


물론 매번 정확한 지시를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기에 서로를 배려하면서 조율이 필요하다. 그러나 조율의 권한 및 의견 제시의 대부분을 리더가 차지하면 직원들이 설자리는 거의 없어진다.


3️⃣일의 정확한 범주를 말해주지 않을 때

맡게 될 일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누구와 함께, 어떤 목적 및 목표에 의해 움직여야 하는지 누구도 정확한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 특히 충분하게 설명을 해줘야 할 리더는 “열심히 해, 난 너를 믿는다”식의 이야기만 할 뿐이다.


*일의 범주는 리더(또는 그 일을 최초로 시작한 이)가 정해야 한다. 이제 막 일을 맡은 담당자는 직무상 의사결정의 Do or Don‘t 범주를 모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일관된 판단은 리더가 내려야 하고, 이것을 반복하면서 나중에는 권한과 책임까지 내려주는 것이 보통이다.


4️⃣권한 없이 책임만 강요할 때

일에 대한 ‘과도한 책임’을 요구한다. 여기서 과도하다고 표현한 것은, 책임과 권한은 함께 가야 하는 것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일이 잘되고 못되고에 따라, 책임과 공적이 분리된다. 잘되면 리더 탓, 안되면 직원 탓이다.


*일에 대한 책임은 담당자와 리더가 함께 짊어지는 것이다. 조직이 커지면서 모든 결정권을 리더가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려야 하는 것이다. 이는 직원들이 리더로서의 역량을 쌓기 위해 꼭 필요한 시스템(일하는 문화)이기도 하다.


5️⃣일과 관계없는 행위를 강요할 때

직원이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닌, 조직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프레임을 제시하기에 이른다. 결국 ‘조직의 필요에 따라’라는 명목하에 직원들을 얼마든지 동원할 수 있게 된다.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일의 경계 때문일까, 리더의 직무상 지시에 신뢰를 느끼지 못한다. 실은 대부분의 지시가 명시된 직무를 넘어갔기 때문이다. “내가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상황이라면 이미 갑질에 중독되었다.


물론 세상에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 따라서 다양한 경험은 사회 생활을 하는데 다양한 소스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스스로 추구하는 전문성에 위배된다고 느끼고 있다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6️⃣동료에게 정확한 정보나 진척 상황을 받지 못할 때

일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다. 그래서 리더를 포함, 함께 일하는 이들끼리는 약속을 한다. “조직이 제시한 목적과 목표 달성을 위해 각자 맡은 일은 물론이고, 서로 협력과 협업을 할 것“을 말이다.


*함께 일하는 이들끼리의 소통은 필수이다. 그 소통은 조직의 목적 및 목표 달성은 물론이고, 자신의 실력을 입증할 만한 증거물 등을 하나둘씩 만들기 위함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를 위한 정보 및 상황 공유는 수시로 일어나야 한다.


7️⃣리더가 뚜렷한 목표를 제시하지 못할 때

조직은 목표에 의해 움직인다. 그리고 그 목표는 리더가 정한다. 정해진 목표에 따라, 각자가 맡은 직무상 특징을 고려하여, 최대한 긍정적 영향을 끼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조직의 목적과 목표는 물론이고, 개인의 직무상 목표도 받지 못한다.


*리더가 뚜렷한 목표를 통해 직원을 설득해야 하는데, 대부분 위계에 의한 일관성 없는 지시와 명령만 일삼을 뿐이다. 그 일관성 없음의 원흉이 ‘설득력이 낮은 목표’ 때문인지도 모른 채 말이다. 결국 업무 몰입도가 낮아지고, 생산성도 낮아진다. 리더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조직의 몰입도 하락으로 이어지며,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저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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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5일 오후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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