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데이터) 배송기사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주인공이 생존자들에게 물건을 배송하는 것이 주요 콘텐츠인 <데스 스트랜딩> 비디오 게임이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배송일을 정말 목숨걸고 해야합니다. 게임 초반에는 제대로 된 도로나 운송수단 없이 수십kg의 짐을 등에 메고 수십km를 걸어서 가야합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게임인가 싶다가도 후반부로 갈수록 도로도 만들고 운송수단도 생겨납니다. 나중엔 거의 날아다닐 수도 있지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이 게임에는 배송을 원활하게 위해 도로를 직접 설치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도로자체가 이 게임의 클리어 조건은 아니지만 도로가 있고 없고에 따라 게임 진행의 난이도가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도로를 어쩔 수 없이 깔게되는 노력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도로가 생기고 나서부터는 이제는 정말 게임이 재미있어지고 더불어 도로를 공유하는 다른 사용자들로부터도 좋은 평가(즉, 따봉 👍)를 받습니다. 이것도 도로를 만드는데 동기부여가 됩니다.


이게 데이터분석에서도 동일하게 오버랩이 되는 부분이 있더라구요.


  • 택배 : 데이터.

  • 배송기사 : 데이터분석가.

  • 고객 : 데이터사용자(경영자, PM, 운영자 등등)

  • 도로&운송수단 : 데이터인프라.

  • 토목기사&정비사 : 데이터엔지니어.

  • 배송행위 : 데이터 전달delivery(e.g. 대시보드 제작)

  • 배송품질 : 데이터품질


여기 A택배사를 다니는 배송기사가 있습니다. 배송기사가 배송해야할 지역의 인프라가 많이 좋진 않습니다. 도로는 비포장에 차는 연식이 오래되어서 종종 고장이 납니다. 배송기사는 고민이 많습니다. 도로(인프라) 없이도 배송을 할 수 있지만 중간에 파손(데이터퀄리티 저하)될수도 있고 전체가 아닌 일부만 배송을 해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찌저찌 배송을 했지만 물건을 받은 고객은 배송기사에게 불만을 이야기 합니다. 택배가 파손이 되었다고요. 배송기사는 억울합니다. 속으로 인프라만 잘 구축되어 있어도 품질 좋은 택배를 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를 고객에게 설명하기가 어렵기에 결국 고객에게 사과를 하고 다른 배송을 하기 위해 서둘러 길을 떠납니다. 택배기사는 오늘까지 배송해야할 물건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럼에도 묵묵히 배송기사는 시간을 짬내어서 자주 다니는 도로를 포장pavement을 해두고 배송의 포장package도 좀더 견고히 하여서 파손을 줄여나갔습니다. 덕분에 가끔씩 고객들에게 좋은 피드백을 받고 내가 만든 도로를 사용한 다른 배송기사들에게도 인정을 받아서 동기부여가 생겨났습니다.


최근 살펴본 리포트(https://dxtimes.co.kr/news/view/1065618429283594) 에 따르면 데이터분석을 여전히 많이 잘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벌써 빅데이터 이야기가 대중에 나온지도 10년 가까이 되가고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지만 데이터를 수집하고 전처리하는 과정이 여전히 많은 데이터분석가들의 시간을 많이 잡아먹고 있습니다.


글을 마무리를 하면 배송도 중요하지만 인프라가 중요하다. 그리고 지금도 묵묵히 배송일을 하고 있는 모든 데이터분석가 분들에게 심심한 응원의 메시지를 드리고 싶다였습니다.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택배사를 탓하고 싶진 않습니다. 게임의 주인공도 일단 배송은 어떻게든 하거든요. 중요한 것은 인프라가 없더라도 저희는 주어진 일을 해야하는 겁니다. 그것이 배송기사의 숙명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기억해주세요. 여러분들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 여러분들의 노력 덕분에 배송이 빨리 왔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이 게임 주인공의 별명이 전설의 배송기사(legendary porter) 입니다. 여러분들도 전설의 데이터 배송기사가 되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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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5일 오후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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