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유료 멤버십을 운영한지도 3년이 되었다고 한다

1. 2020년 12월에 유료 멤버십을 처음 시도했으니, 혼자서 유료 멤버십을 시도한지도 어느새 딱 3년이 되었습니다.

2. 처음에는 ‘과연 일개 개인이 혼자서도 유료 멤버십을 운영하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있었고, ‘과연 저에게 혼자서도 유료 멤버십을 운영할 역량이 있는가?’가 의문도 있었지만,

3. 감사하게도, 초라함과 부족함이 많은 길을 동행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3년 동안 잘 살아남았고, 내년이면 벌써 4년차가 되네요.

4. 딱히 엄청난 빅피처를 그리고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서, 발전하고 개선하는 속도는 더디지만, 그래도 혼자서 이만큼 버텨냈다는 게 신기할 때도 있고, 동시에 아직도 홈페이지나 별다른 시스템 구축 없이 모든 게 수동으로 굴러가는 멤버십을 운영한다는 게 부끄러울 때도 종종 있습니다.

5. 그러다 최근에, 성공한 많은 기업들이 사업 초기에는 ‘플린트스토닝(Flintstoning)’ 단계를 거쳤다는 얘기를 접했는데요. 즉, 많은 사람들이 기술화, 자동화를 꿈꾸지만, 사업 초기에는 어쩔 수 없이 수동으로 버텨내는 순간들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6. 책 <콜드 스타트>에 나오는 얘기인데, 이 대목을 읽고, 프린트스토닝이란 개념 자체를 몰랐지만, 어쩌면 저는 지난 3년 동안 플린트스토닝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7. 그리고 구독 모델이나 멤버십 비즈니스를 시도하는 많은 사람들이 자동화와 빠른 성장을 꿈꾸고 또 추구하지만, 어쩌면 다소 더디더라도 손수 하나씩 다 운영해보면서 기본부터 배우고 다지는 단계를 거치고 있는 것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고요.

8. 그렇게 더디더라도 계속해서 한 땀 한 땀 고치고 수정해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지금보다는 더 나은 서비스와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과, 실제로 이를 하나하나 다 해본 사람을 본 적이 없어서 그 경험들이 언젠가는 유용하게 쓰일 날도 올 것이라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미친 짓을 3년 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그리 많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요.

9. 무튼 여담이지만, 사무실 건물 화재 이후, ‘불난 건물에서 사업을 하면 잘 된다’는 속설이 있다며, ‘화재로 불편함이 많겠지만, 앞으로 대박날 징조로 받아들여라’고 말해주시는 분들이 여러 계신데요. 사실 그런 속설을 믿진 않는 편이지만,

10. 혼자서 유료 멤버십을 운영하면서도 3년을 버틴 만큼, 내년에는, 그리고 그 이후에는 더더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숩니다. 그리고 언젠가 사람도 뽑을 테고, 언젠가 서비스도 구축할 테니, 앞으로는 당연히 지금보다는 더더 나은 멤버십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호호)

11. 그리고 제가 잘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썸원 프라임 멤버십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실제로 멤버십을 이용해주시는 것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런 의미에서, 늦게 탑승할수록 멤버십 이용 기간이 줄어드는 굉장히 기이한 방식이지만, 12월 멤버십 막차 역시 모집하고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께서는 자세한 내용 참고해주시면 어떨까 싶어요. 늘 감사합니다 ;)

#오늘의아무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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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5일 오전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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