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럴 때 추천해요 : "빡센 경영 서적이나 비현실적인 자서전들에 지쳤을 때"

01 . 한 인물의 삶을 조명한 책을 유난히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매번 이런 책만 품에 끼고 살 수는 없습니다. 특히 경영인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연거푸 몇 권 읽다 보면 기가 빨리는 건 물론이고 나름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내 삶에 천만번 정도 더 채찍질을 해야 할 것 같은 이상한 부담감이 생기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흥미로운 인물의 자서전이 나온다고 해도 중간중간 템포를 조절하며 적당한 타이밍을 노리다 읽습니다. (그러고 보니 일론 머스크 자서전 이후... 한동안은 인물 평전을 멀리했군요... 역시 기가 빨려서였을까요...)

02 . 우리에겐 조금 낯선 이름일지 모르지만 '인드라 누이'는 근래 10년간 미국에서 가장 핫한 여성 CEO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펩시콜라로 대표되는 펩시코(Pepsico)에서만 30년 가까운 시간을 일하며 CFO, CEO에 이어 이사회 의장 자리까지 도맡아 펩시의 혁신을 이끈 인물이기 때문이죠.

게토레이, 트로피카나, 퀘이커 오츠 등의 거대 브랜드들이 그녀의 지휘 아래 인수되었으며, (잠깐이긴 했지만) 코카콜라를 넘어 음료 시장 1위의 쾌거를 달성한 것도 그녀의 전략 덕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03 . 그렇다고 이 책이 빡센 경영 전략서냐라고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오히려 이 책은 삶에 대한 방향과 신념 그리고 철학에 관한 내용들이 더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죠. 물론 그동안 자신의 업적을 워싱해 착한 경영을 한 것처럼 둔갑한 인물들도 많았지만 적어도 인드라 누이의 삶은 자타 공인 책임과 소명의 삶이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러니 평소 경영서를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도 좋은 전기 영화 한편 본다는 느낌으로 이 책을 만나봐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04 . 한편으로는 실리콘밸리를 포함해 미국을 주무르는 인도의 인재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세계적인 거물들이 되어가지는지를 살펴보는데도 꽤 괜찮은 자료 역할을 합니다. 총 4부로 구성된 책에서 1,2부는 인드라 본인이 인도에서 성장한 과정과 BCG 그룹, 모토로라 등에서 일한 경험이 주를 이루는데 이때 내용이 저는 더 인상 깊더라고요.

특히 각종 유튜브 영상들에서 '카더라'를 인용해 보도하는 인도의 가정 환경, 교육 시스템 등과는 다르게 절제하는 삶과 가족 간의 따뜻함으로 표현되는 그의 삶을 엿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05 . 책이 살짝 두껍긴 하지만 이런 경영서치고는 400페이지에 불과(?) 합니다. 경영도서나 자서전 좋아하시는 분은 알겠지만 400페이지면 요즘은 부록 수준입니다.... 그러니 너무 과하지 않게 읽을 수 있고, 그럼에도 나름의 비즈니스 인사이트와 인생의 철학을 배울 수 있을 거란 말씀을 드려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기에도 새해를 시작하기에도, 혹은 그냥 사뒀다가 마음 내킬 때 꺼내 읽기에도 꽤 괜찮은 작품이라는 의미에서 ⟪인생의 전부⟫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