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하반기 회고 - 감사

2023년을 돌아보며 799


2023년 7월에는 이전 직장 동료의 회사 탐방 2회와 교회에서 진행한 여름 성경 학교가 기억에 남습니다.

판교에 위치한 라이브 커머스 회사로 이직한 옛 동료를 만났습니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점심시간을 활용해 잠깐 틈을 내었습니다. 솔직히 점심시간보다 조금 더 시간을 사용했지만 그 시간만큼 더 일을 했고, 채용담당자로서 다양한 회사 정보와 사람을 만나는 일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회사 건물과 시설이 좋았습니다. 회사 선택 배경에는 복합적으로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는데 그중 회사 건물과 근무 인프라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판교에 있는 그 회사는 제법 괜찮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물론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점심 식사까지 얻어먹고 근처에 있는 다른 회사에 다니는 또 다른 동료도 만나서 잠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네트워크라는 것이 무섭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사람 만나는 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사람을 만남으로 생길 수 있는 연결고리가 무척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대한민국과 같이 땅이 좁고 인구가 많지 않은 곳에서 네트워킹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결론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회사에서 누구와 맺은 인연이 미래에 어떻게 작동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악연이 없고 미래에도 그런 사람을 안 만나면 좋은데 희한하게도 그런 인연일수록 더 만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평소에 화를 더디게 내고 최대한 수용하며 사는 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무지하게 잘 하는 사람보다 인격이 훌륭한 사람이 더 회사에서 사랑받는다는 것을 많은 사례를 통해 보고 들었습니다. 그러니 우리 착하게 삽시다.

2023년 8월에는 전기 자전거를 장만하고, 가족들과 경주 여행을 다녀왔으며, 정든 회사를 퇴직하고, 걸어서 팔당까지 다녀온 기억이 납니다.

나이가 듦에 따라 근력과 지구력이 저하되어 자전거를 탈 때 즐겁다는 느낌보다 힘들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그래블 자전거를 팔고 전기 자전거를 사기로 결심했습니다.

결심이 서면 빠르게 행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지독히 급한 성격으로 마음에 드는 전기 자전거 기종을 발견하여 백방으로 수소문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적합한 가격으로 원하는 제품을 당근에서 발견하여 중고거래를 완수했습니다. 

사실 중고거래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 있습니다. 요즘 워낙 중고거래가 활성화되어 있지만 중고를 파는 사람보다 물건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마음입니다. 원래 의심이 많은 비뚤어진 성격으로 눈에 보이는 모습을 곧이곧대로 잘 믿지 않습니다. 그간 인터넷으로 구매한 상품에 대한 실망감에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겠네요. 사진 기술이 발달하여 똥을 찍어도 맛있고 멋지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결론은 주의 은혜로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잘 구매했습니다. 처음 타보는 전기 자전거에 대한 부푼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작은 힘을 기울여도 쓩쓩 잘 나갈 것이라는 굉장한 효율을 기대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렇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언덕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크게 만족하며 자전거를 타고 있습니다. 지금은 겨울 시즌으로 동면에 들어갔지만 꽃 피는 봄이 오면 다시 신나게 달려보려고 합니다.

기대하는 수준을 명확히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하나씩 구체적으로 기대 사항을 나열하고 실물을 영접했을 때 기대와 어떤 점이 같고 다른지 체크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다음 의사결정 시 이전보다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2023년 9월부터 10월, 11월 사이에는 새로운 회사에서 새로운 직업으로 도전하고, 가족들과 부산으로 여행을 했으며, 교회에서 아기학교, 부부학교, 좋은아버지스쿨에 참여한 기억이 납니다.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이직을 결정했습니다. 지난날 상처로 기억하는 교육 회사, 국가사업 운영, 젊은 기업 등 쓰라린 factor가 많지만 새로운 도전을 결심한 단일한 이유는 첫 번째 직업으로 커리어 코치를 해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5년 정도 개인적으로 커리어 코칭을 했다면 이제는 체계적인 프로그램과 프로세스로 더 많은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전보다 작은 회사에서 채용 업무 또는 인사 리드 포지션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잠시 했으나 HR 분야 직무가 예상보다 저와 잘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일방적으로 서포트하고 눈에 보이는 뚜렷한 성과를 제시할 수 없는 점과 새로운 업무 영역을 발굴하여 커리어 확장을 주도적으로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새로운 회사에는 기존에 근무하고 있던 커리어 코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제가 첫 커리어 코치라는 점이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벌써 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돌아보면 오히려 기존 멤버가 없어서 조금 더 재미있고 주도적으로 일을 해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새로운 코치가 영입이 되면 합을 잘 맞춰서 일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많은 사람들과 연달아 상담을 진행하는 일이 조금 힘든 느낌은 있습니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새롭게 알게 되는 정보는 매우 유익하여 좋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취업까지 가는 여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하나님 은혜로 인도하심이 있을 거란 믿음이 있습니다.

회사 분위기는 차가운 이성과 합리적 친절함이 공존하는 세련된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옛날 사람으로서 이런한 문화가 조금 낯설고 덜 따뜻하게 느껴지더라도 이것이 젊은 세대의 성향이고 시대의 트렌드라고 생각하여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있는 중입니다.

문화라는 것이 무섭습니다. 특히 리더가 생각하는 방향에 따라 문화가 조성된다는 점이 신기하고 재미있습니다. 리더가 선호하는 사람이 가진 성향이 문화에 반영되어 분위기라는 공기를 만들어 냅니다. 인재 채용에서 선발하는 기준이 일관되어 구성원이 거의 비슷한 언행 스타일을 보여 준다면 결국 문화도 자연스럽게 언행을 따라 조성되는 것 같습니다. 

좋은 문화, 건강한 성장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지금 조직은 여러모로 흥미롭습니다. 큰 폭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형적 몸집을 불릴 때 과연 이 회사는 앞으로 어떤 모습을 갖게 될지, 현재의 이성적으로 합리적인 문화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기대되고 궁금합니다.

2023년 12월입니다. 새해 시작 전부터 특별한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매일 비슷한 루틴으로 하루를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주로 평일만 루틴 하게 살았는데 두 달 전부터 주말도 루틴 하게 살려고 노력 중입니다. 주말에는 좀 쉬고 놀려고 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주말도 똑같은 하루라고 생각하여 일찍 일어나서 평일에 하던 일들을 하자는 결심을 실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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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30일 오후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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