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코칭 일기 (Work & Tech) 804

개인적으로 물경력이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물경력이란 하찮은 일로 시간을 보내 경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험을 의미합니다. 커리어 코칭을 하다 보면 종종 듣는 말인데요. 들을 때마다 귀에 거슬립니다. 물론 그 말을 하는 분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물경력이라는 표현이 싫을 뿐 그런 표현을 하는 분에게 악한 감정이 있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물경력이라는 표현을 싫어하는 이유는 실제로 업무에 경중이 있을지언정 경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험은 하나도 없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경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험이 존재한다고 믿는 배경은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세상 물정을 잘 몰라서, 다른 하나는 중요하지 않은 일이 있다고 믿고 그렇게 일을 대하며 일하는 것입니다. 세상 물정을 모른다고 하는 표현도 물경력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을 비하하려는 뜻이 아닙니다. 순전히 직장 생활 경험이 부족하여 정말로 세상의 이치를 잘 모른다는 의미입니다. 우리에게 어떤 미션이 주어지는 배경에는 그 일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필요하다는 것은 존재 이유가 명확하다는 뜻입니다. 필요하지 않은데 하는 일도 세상에 단 하나도 없습니다. 일을 했다는 티를 내기 위한 일 조차도 그 일의 목적은 일을 한 사람의 생존 전략이 녹아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목적이 순수하지 못하거나 건강하지 못한 일은 있어도 필요하지 않은 일은 없습니다. 필요한 일을 하다 보면 하는 사람에 따라서 일의 의미가 달라집니다. 똑같은 일을 해도 누가 어떤 목적을 갖고 일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180도 달라진다고 믿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맡고 있는 일이 하찮게 여겨진다고 하더라도 마음으로 진심을 다해 일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같은 일을 하는 어제와 오늘의 성과가 달라질 것입니다. 

이력서를 쓸 때 ‘아, 이런 건 채용하는 입장에서 어필이 안 될 거야’ 스스로 가진 경험을 평가 절하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위에 이야기한 경력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경험이라고 평가하는 것입니다. 비록 그와 같은 생각이 맞는 기업이 있을지라도 여러분은 부디 자신의 경험을 소중하게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뻔뻔할 만큼 자신감 넘치게 자신의 경력을 자랑하면 좋겠습니다.

제가 아는 분 중 제조업 영업 직무에 도전하여 큰 성과를 만든 경험이 있는 분이 있습니다. 그분의 꿈은 영업 사원이 아니라 다른 것이었는데 험난한 제조업 영업 직무를 경험하는 것이 자양분이 되어 다음에 더 큰일을 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목적을 갖고 경험을 얻으면 그곳이 어디든 그 일이 무엇이든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멋있는 곳에서 멋있는 일을 해야 경력이 빛나는 것이 아닙니다. 초라한 곳에서 작은 역할을 해도 그 경험이 빛나게 만드는 것은 우리 마음가짐에 달렸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내일 우리에게 펼쳐질 일이 무엇이든 기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여 열심히 감당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