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상품관리자의 역량

상품관리자를 채용하는 회사는 슈퍼맨에 가까운 상품관리자를 원합니다. 그러나 슈퍼맨은 영화 속의 이야기일 뿐이며 현실에서는 불가능합니다. 모든 것을 잘할 수 없고, 잘하려고 하면 스트레스만 증가할 뿐입니다. 상품의 특성이나 조직에 따라 성공적인 상품관리자의 핵심역량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에서 기존 상품의 개선을 주로 담당하는 상품관리자와 스타트업에서 신규상품을 담당하는 상품관리자에게 중요한 역량은 다릅니다.


따라서 상품관리자가 속한 조직에서 담당하는 상품을 성공시키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시장에서 성공하는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상품관리자가 갖추어야 할 역량은 무엇이고, 그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상품관리자가 갖추어야 할 역량을 '태도', ‘의사소통’, ‘논리적 사고’로 구분해 보았습니다.

 

1) 태도


'의사소통, 논리적사고’와 같은 역량은 why보다 what이나 how에 대한 답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고객에 대한 공감’과 같은 상품관리자의 태도는 why에 대한 질문을 하고 답을 찾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고객의 즐거움과 불편에 공감하는 상품관리자일수록 정확한 문제를 정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확한 문제에 기반한 상품기획은 절반이상은 성공했다고 판단해도 됩니다. 


고객에 공감하는 상품관리자는 사랑에 빠진 연인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사랑에 빠진 연인은 상대방의 불편을 줄여주고 기쁘게 해주는 공감능력이 발달합니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위해 본인의 시간, 노력, 돈을 아끼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인 또는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이 대표적입니다. ‘상품에 대한 열정과 헌신’이 이와 유사합니다. 고객에 공감하고 헌신하는 상품관리자는 고객의 시간, 노력, 돈을 아껴주는 상품을 기획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뿐만 아니라 상품관리자의 열정과 헌신은 주변의 이해관계자들에게 긍정적인 마인드를 전파하고 이해관계자들의  협업을 이끌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사람을 도와주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상품관리자의 열정과 헌신은 상품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이슈를 포기하지 않고 악착같이 해결하거나, 아무도 하지 않지만 필요한 일을 챙겨서 직접 수행하는 에너지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성공하는 상품관리자의 가장 중요한 역량은 ‘고객에 대한 공감능력과 상품에 대한 열정’입니다. 고객에 대한 공감은 올바른 방향을 찾아주는 북극성과 같은 역할을 하고, 상품에 대한 열정은 난관을 극복하고 그 방향으로 뚜벅뚜벅 걸어가게 하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열정은 지식을 습득하고,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도 긍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태도’는 훈련이나 학습으로 향상시키기 어렵습니다. 개인의 성장배경에서 축적된 가치관, 인성, 회사생활의 경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회사 입사 후 10년 이상 경과했다면 직무에 대한 태도가 변경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열정적인 상품관리자의 성공스토리를 다루는 책을 읽을 때는 가슴이 뭉클할 수 도 있지만, 현실에 직면하면 각자의 오래된 습관이 되어버린 태도가 나타납니다. 


모든 상품관리자가 성공하는 상품관리자를 꿈꾸지는 않습니다. 비난받지 않을 만큼만 일하고 대가를 받기 원하는 상품관리자도 많습니다. 다른 직무와 급여는 비슷한데 상품관리자에게만 특별히 더 많은 헌신과 열정을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에 대한 파워(예:고과, 포상등)가 없는 상품관리자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리딩하여 성공적인 상품을 시장에 출시하려면 다른 직무의 사람보다 더 많은 헌신과 열정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상품기획, 개발, 출시과정에서 상품관리자의 헌신과 열정을 빼면 조직의 프로세스만 남습니다. 프로세스와 절차에만 의존하는 상품개발은 문제를 해결하는 주인이 없고, 3자 관점에서 립서비스만 하는 사람들만 있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답답하거나 간절한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일은 더디게 진행되고 의사소통은 원활하지 않아 작업의 낭비가 증가합니다. 고객에 대한 공감과 상품에 대한 열정이 없다고 생각하는 상품관리자는 본인이나 조직을 위해 다른 직무로 전환하는 것도 생각해 보시길 권합니다.  

 

2) 의사소통


상품관리자의 업무는 결국에는 소통으로 귀결됩니다. 상품관리자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기획했다고 가정하면 나머지는 의사소통만 잘하면 해결됩니다. 경영층과는 기획한 상품을 설명하고 승인받기 위한 소통을 합니다. 상품개발팀과는 상품관리자의 요구사항을 설명하기 위한 소통을 합니다. 그리고 품질, 보안, 아키텍트, 법무, CX 등의 지원부서들과는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의사소통을 합니다. 기타 이해관계자들에게는 본인이 담당하는 상품의 중요도와 비전을 전파하기 위한 소통을 합니다.

 

상품관리자는 상품기획과 개발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의 긍정적인 참여 수준을 높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품관리자의 이야기에 이해관계자들이 공감해야 하고, 이해관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려면 본인의 주장보다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는 소통을 해야 합니다. 잘된 소통은 송신자(나)의 주장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송신자(상대방)의 상황이해부터 시작합니다. 

 

상대방을 논리로 이기려고 하는 소통은 실패하기 쉽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부모와 자녀 간의 소통입니다. 아이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아이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회사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아이는 반항하고 감정을 표현하지만 직장인들은 설득당하지 않아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상품관리자의 의견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해서 상품관리자의 의견을 지지한다고 착각해서는 안됩니다. 상품관리자의 말을 이해조차 못 할 수 있고, 설사 이해하더라도 공감하지 않는 경우는 더 많습니다. 그런데 상대를 배려한 소통은 타고난 개인의 성격이거나 앞서 설명한 ‘태도’와 관련이 많기 때문에 쉽게 습득하기 힘듭니다. 열정이나 간절함이 없이 ‘아니면 말고 ~’식의 마음으로는 상대방을 배려하기(배려하는 척) 힘듭니다. 

 

훈련을 통해 향상할 수 있는 의사소통 스킬은 보고서 작성과 프레젠테이션 스킬입니다. 보고서 작성이나 프레젠테이션 스킬과 관련된 좋은 책들은 많기 때문에 공부하고 실전에 적용하면 이와 관련된 스킬은 많이 향상할 수 있습니다. 보고서 작성이나 프레젠테이션 역량이 뛰어난 선배가 있다면 금상첨화입니다. 보고 스킬만 향상해도 우호적인 이해관계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을 설명을 못해서 놓치는 일은 줄일 수 있고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의 호감을 가지게 할 수 있습니다.

 

3) 논리적 사고


상품관리자는 상품기획과 개발과정에서 이슈 또는 기회를 파악하여 이슈는 해결하고 기회를 활용하는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역량은

상품관리자의 ‘논리적 사고’이며 ‘일머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상품관리자의 논리적 사고는 상황이나 현상을 분류하는 능력, 데이터를 분석하는 능력, 상황을 고려한 의사결정 능력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① 상황이나 현상을 분류하는 능력


대부분의 기획업무에서 분류는 필수적입니다. 분석대상을 몇 개의 그룹으로 분류하고 각 그룹별로 이슈나 기회를 분석하여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의사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분류는 분석대상을 분할하여 설명하기 때문에 전체를 묶어서 두리뭉실하게 설명하는 것보다 논리적이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특히 2x2 매트릭스로 현상을 분석하는 방법은 많은 사람들이 익숙한 프레임워크이기 때문에 잘 사용하면 상품관리자가 원하는 관점으로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게 하는 프레이밍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프레이밍의 대표적인 예는 선거 때 많이 이용하는 ‘성장 Vs 분배’의 구도입니다.  

 

메킨지 컨설팅에서 처음 사용한 이후 널리 알려진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는 분류를 위한 기본적인 기법입니다. MECE는  ‘상호배타적이고 전체를 포괄하는 분류’를 의미합니다. 모든 사람을 남과 여로 구분하는 것은 상호배타적이고 전체를 포괄하는 분류입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과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분류하면 두 가지 모두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상호 배타적이지 않고, 두 가지 모두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전체를 포괄하지도 않는 분류입니다. 대부분 20%의 노력으로 80% 이상의 분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분류목적에 맞게 분류의 완성도를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상품관리자가 활용할 수 있는 분류의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 상품의 특성에 대한 분류

상품특성은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특성별 적정 투자비율 또는 

수익성 분석, 상품특성별 관리프로세스 차별화, 상품특성별로 적합한 개발방법론 선택 등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신규상품 Vs 기존상품 개선

   • 전략상품 Vs 일반상품 

   • 범용상품 Vs 특화상품

   • high end 상품 Vs Low end 상품  

 

- 상품성과에 대한 분류

상품성과는 주로 상품 특성과 함께 분석하며 상품 단종 또는 본격 투자확대 등을 

결정할 때 사용합니다. 상품 유형별로 성숙단계를 빨리(또는 늦게) 달성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 수익성 

   • 성장성

   • 시장점유율

   • 상품 수명주기  

 

현상을 분류하고 이를 2x2 매트릭스로 정리하는 역량은 현실에 자주 적용하다 보면 생각보다 빨리 실력이 늡니다. 남이 만든 매트릭스를 인용하는 것보다 본인이 만든 창의적인 매트릭스를 많이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② 데이터에서 통찰을 얻는 능력


IT 기술의 발달하여 거의 모든 업종에서 예전에는 구하기 힘들었던 온 라인상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상품기획에서도 고객행동을 분석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구글 회의실에는 빔 프로젝트가 두 개 있는데 하나는 데이터분석 결과만 공유하는 용도로만 활용하는 것이 그 예입니다.  


상품관리자가 데이터분석가 수준의 분석기법을 학습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통계데이터는 평균, 합계, % 면 충분합니다. 특정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통찰이 더 중요합니다. 상품관리자가 데이터를 분석할 때 유의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관심이 있는 만큼 데이터가 보입니다. 


상품관리자는 많은 데이터를 내부 또는 외부에서 접합니다. 관심이 없다면 눈에서 스쳐 지나갈 중요한 데이터도 많습니다. 새로운 데이터가 매일 쏟아지는 요즘 쓰임새 있는 데이터를 발견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특별한 주제를 가지고 그에 맞는 데이터를 찾는 하향식의 분석을 할 때도 있지만, 특정 데이터를 발견하여 그에 맞는 탐구주제를 찾는 상향식의 분석을 할 때도 있습니다.


데이터는 하늘에서 갑자기 내 앞에 떨어지지 않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관찰할 때 데이터가 상품관리자에게 속삭이기 시작합니다. “난 이런 정보를 알고 있어. 나의 친구들이 있는 곳도 알려 줄게 …”

 

- 인구통계학 데이터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상품의 구매이력 또는 설문조사는 구하기 쉽기 때문에 통계로 정리하기도 쉽습니다. 인구통계학 데이터는 세부 집단별로 상품 또는 특정기능에 대한 선호도를 분석하는 용도로 많이 활용합니다. 인구통계학 통계를 분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상품기획 보고서의 구색을 갖추기 때문입니다. 그럴싸한 통계분석 없는 보고서는 허전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도시에 사는 20대 남성직장인 또는 여성직장인의 공통적인 고객가치도 있을 수 있지만 아닌 경우가 더 많습니다. 같은 학교를 다녔고 비슷한 업종의 회사에 다니는 동창도 성격과 취향이 다른 경우가 더 많습니다. 같은 회사에 같은 해에 입사한 신입사원의 취향을 봐도 그렇습니다.


특정 상품의 고객가치를 검증하고 홍보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상품을 좋아하는 고객집단을 파악해야 합니다. 상품기획이 힘든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엉뚱하게 완벽한 데이터보다 정확하지만 부족한 데이터에서 보다 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 모든 것을 측정할 수는 없습니다. 


측정을 너무 강조하면 측정에 매몰되기 쉽습니다.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 는 주장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대부분 측정하기 힘듭니다. 상품관리자에게 중요한 것은 Y(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X(고객의 욕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X는 측정하기 쉽지 않습니다. 


측정된 데이터가 모두 중요한 것도 아니고, 중요한 것을 모두 측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측정하지 못한다고 모른다는 것은 아닙니다. 정성적으로 판단하는 것도 측정의 범주로 판단해야 합니다. 최종 결정은 사람이 해야 합니다. 데이터가 의사결정을 할 수는 없습니다.

 

- 상황에 따라 데이터의 상세화 수준이 달라집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특정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은 프로젝트와 유사합니다. 모든 프로젝트는 점진적으로 상세화 됩니다. 데이터분석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초기 컨셉을 잡는 과정에서는 두리뭉실한 개념에서 시작하여 분석을 하면서 상세화• 구체화하고 최종에는 유의미한 통계 데이터로 가공됩니다.


프로젝트 크기에 적합한 개발기간과 투입 MM가 있듯이 데이터 분석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려운 데이터 분석과제를 짧은 기간에 결론을 내려고 하는 시도는 실패합니다. 데이터 분석은 숙성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데이터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요인을 고려해야 합니다. 


시계열 데이터는 변동이 있기 마련입니다. 데이터의 변동이 있을 때 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변동은 ‘알 수 없는 무작위 변동’과 ‘원인을 알 수 있는 특별 변동’이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의 역량이 높아질수록 원인을 알 수 있는 변동의 비중이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상품에 특정기능을 추가한 뒤 매출이 증가했을 때 계절적인 요인 또는 사회적 유행과 같은 특별한 원인으로 증가한 매출은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③ 상황을 고려한 의사결정 능력


상품관리자는 여러 가지 모자를 준비해 두었다가 상황에 맞는 모자를 써야 합니다. 모든 상황에 어울리는 모자는 없습니다. 서로 상반되는 의사결정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불확실을 참고 견뎌야 할 때도 있고, 불확실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순철 야구 해설위원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투수는 공을 던진 뒤의 결과를 두려워해야지, 공을 던지는 과정을 두려워하면 안 됩니다.” 상품관리자에 비유하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상품관리자는 출시 이후의 결과를 두려워 해야지 기획과 개발과정에서 의사결정을 두려워하면 안 됩니다.”.


그러나 모든 상품에 대해 출시 전의 의사결정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고객가치를 검증하기 위한 상품개발에서는 빠른 실행과 고객에 대한 학습이 중요하기 때문에 신속한 의사결정이 중요하지만,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상품을 개발할 때에는 보다 신중한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불확실성을 분석할 수 없는 상황도 있을 수 있습니다. 레퍼런스가 부족한 상품기획, 기존 사업과 완전히 다른 신규사업의 기획, 사회환경이 코로나처럼 경험하지 못했던 혼돈의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 내에서 실행의 버튼을 누른 뒤 결과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합니다.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는 마지막 순간의 두려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응급실에 환자가 실려왔는데 레지던트 의사만 있다고 가정하면 본인이 빨리 조치하여 환자를 살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조치를 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할 수도 있습니다. 출시한 이후 상품에 품질이슈 또는 컴플라이언스 이슈가 발생했을 때 리콜 또는 기존 시스템으로 롤백을 결정할 때의 상황이 이와 유사합니다. 


불확실할 수밖에 없는데 확실하려고 하면 우수광스럽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업무를 ‘검토 중’이라고 말하지 못하고, 감으로 0월 내 종료라고 말하고 상세하고 억지스러운 일정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그런 상황입니다. 불확실한 것을 불확실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와 불확실을 받아들이는 의사결정을 해야 할 상황을 잘 판단해야 합니다. 


불확실은 불과 같습니다. 불은 에너지를 제공할 수도 있지만, 큰 피해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상품기획 자체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상품관리자는 불확실을 잘 다루어야 합니다. 

 

- 디테일하게 파악할 때도 있고 개략적으로 파악해야 될 때도 있습니다.  


상품기획의 초기단계부터 디테일한 데이터를 파악하는 것은 낭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방향을 확정하지 않았는데 빨리 달려가면 방향이 틀린 경우 달려간 만큼 돌아와야 합니다. 상품기획을 심의하는 게이트를 운영할 때 초기 심의에서 상세한 데이터를 요구해서는 안됩니다. 


분석이 덜 된 상황에서 상세한 백데이터를 요구하면 공상과학 소설이 나오기 쉽습니다. 

단계에 상관없이 업무의 중요도나 긴급도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하고 그에 적합한 디테일을 추구할 때 상품관리자뿐만 아니라 상품개발팀의 시간배분을 잘할 수 있습니다. 중요하지 않은 업무 수행을 위해 디테일한 자료를 분석하고 많은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은 시간 낭비입니다. 

상품관리자가 원하지 않아도 이런 상황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슬기로운 상품관리자는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으면서 상대방을 설득하여 시간낭비를 최소화합니다.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설득하는 논리가 아닌 감성에 호소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 방향을 전환해야 할 때도 있고 계속 추진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상품을 출시 후 시장의 반응이 좋다면 고민할 것이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도 많습니다. 이때 상품관리자의 고민이 시작됩니다. 실패라고 판단하고 방향을 틀어야 할지 아니면 계속 추진하면서 시장의 반응을 좀 더 지켜봐야 할지 딜레마 상황입니다. 제한된 투자금액으로 성공의 가능성을 입증해야 하는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농구할 때 한 발을 고정하고 다른 발을 움직이는 것을 피봇팅(pivoting)이라고 말하는 것에 비유하여, 기존 상품기획의 방향을 바꾸어 비즈니스모델을 수정하는 것도 피봇팅이라고 합니다. 조금만 더 하면 행운의 여신을 만날 수 있을 수도 있지만 계속하면 남은 예산으로 베팅을 한번 더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습니다. 이는 행운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좀 더 치열하고 합리적으로 고민하는 사람에게 행운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양보를 해야 할 때도 있고, 주장을 굽히지 않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상품관리자에게는 우호적인 사람보다 중립 또는 적대적인 사람이 많습니다. 적대적인 사람은 상품관리자를 적대시한다는 것이 아니라 상품관리자의 업무에 대해 간섭 또는 비협조적인 사람을 의미합니다. 


상품관리자에게 우호적인 아닌 사람을 대하는 방식은 ‘양보, 무대응, 설득, 주장관철’이 있습니다. 중요하지 않거나 큰 비용을 치르지 않는다면 상품관리자가 양보를 하는 것이 좋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사안 또는 많은 사람의 시간을  투입해야 할 사안은 상품관리자의 의견을 관철하여야 될 때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상품관리자는 대응논리를 치밀하게 수립하는 것뿐만 아니라 상급자의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성공하는 상품관리자의 역량을 태도, 의사소통, 논리적 사고로 나누어 설명드렸습니다. ‘고객에 공감하고 상품에 헌신하는 열정’이 성공하는 상품관리자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역량이고 이러한 태도가 있는 상품관리자는 지식도 꾸준하고 학습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소통을 하고, 상황을 합리적으로 분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유홍준 교수님의 말을 바꾸어 인용하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관심이 있으면 보이고 

보이면 알게 되고 

알면 적용하고 

적용하여 지혜가 쌓이면

상품관리자의 역량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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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26일 오후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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