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꾹'] "아무도 믿지마라. 인생 독고다이!"..이효리 졸업식 축사에 '열광' (2024.02.14/MBC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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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효리 국민대 졸업식 축사
지금으로부터 26년 전, ‘연기자라기보다는 유명한 사람이 돼야지’라는 꿈을 안고 국민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저(=이효리)는 특출나게 연기를 잘하지도, 특출나게 노래를 잘하지도, 또 특출나게 예쁘지도 않았던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뭐 지금도 그 점은 크게 변함이 없습니다만, 운 좋게 연예계에 데뷔하여 지금까지 사랑받으면서 잘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는 데 8년이나 걸린 제가 여러분들 앞에서 떠들 자격이 있겠나 싶지만, 여러분보다 조금 더 살아간 것을 자랑삼아 한 번 떠들어보겠습니다.
사실 전 이렇게 여러 사람 앞에서 연설이라는 것을 처음 해보는데요. 그래서 연설이 무엇일까, 네이버에 검색을 해봤습니다. 국어사전에, ‘연설이란 여러 사람 앞에서 자기의 주의나 주장 또는 의견을 진술함’이라고 되어있더라고요.
주의, 주장, 의견. 근데 (웃기지만) 사실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은 것이 누군가에 저에게 자신의 주의나 주장을 말하는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특히 길게 말하는 것은 더더욱 싫어하는 스타일인데요. 처음엔 그냥 듣는 척 하면서 들을 수 있지만, 계속 그게 반복되면 그 사람 안 만나고 싶습니다.
너는 너고, 나는 나인데, 도대체 왜 내가 너의 일장연설을 들어야 되지? 약간 머릿속에 늘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그런 분들을 종종 만났지만 사실 그런 분들은 저에게 큰 임팩트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자기의 주장이나 주의는 뒤로 하고, 저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시는 분들, 누구에게 말로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고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시는 분들이 저에게는 더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기서 여러분들께 연설을 늘어놓고 싶지가 않네요. 어차피 여러분들도 제 얘기 안 들을 거 잖아요? 맞죠?
사랑하는 부모님 말도, 제일 친한 친구 말도, 심지어 공자, 맹자, 부처님 같은 훌륭한 성인들이 남긴 말도 (잘) 안 듣는 우리가, 뭐 좀 유명하다고 와서 떠드는 데 들을 이유가 있습니까?
여러분은 그냥 여러분 마음 가는 대로 사십시오. 여러분들을 누구보다 아끼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건 그 누구도 아닌 여러분 자신이며, 누구의 말보다 귀담아들어야 하는 건 여러분의 마음의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나보다 뭔가 나아 보이는 멋진 누군가가 멋진 말로 날 이끌어 주길, 나에게 깨달음을 주길, 그래서 내 삶이 조금은 더 수월해 지길 바라는 마음 자체를 버리십시오. (우리의) 그런 마음을 (갉아)먹고 사는 무리들이 이 세상엔 존재하니까요. 그런 무리의 먹잇감이 되지 마십시오.
이래라, 저래라 위하는 척 하면서, 이용하려는 잡다한 소리에 흔들리지 마시고, 누구에게 기대고 위안 받으려 하지 마시고, 그냥 인생 독고다이다 하면서 쭉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그렇게 정말 나로 살다 보면) 소중한 인연을 잠깐씩 만날 때가 있어요. 그럼 또 위안 받고, 또 미련 없이 자기 갈 길 가야죠.
(그러니 나로 살면서) 많이 부딪히고 많이 다치고 많이 체득하세요. (그렇게) 진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보세요.
(저는) 따뜻한 마음으로 늘 바라보고 응원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을 위해서 이 연설문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어젯밤에 찬찬히 다시 읽어보니까, ‘이 연설문을 저 자신을 위해서 쓴 거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 저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들을 제가 저도 모르게 이 연설문에 쓰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지금까지 제가 한 말 귀담아듣지 마세요. (그냥 여러분의 인생을 사세요).
🏷️ Vivian's curating
오늘은 디자인과는 관련 없지만 살면서 필요한 마음가짐에 대해서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는 영상을 링크로 걸어두었다.
요즘에 들은 어떤 연설문보다 마음에 와 닿아서 평소와 달리 내용 요약을 상단에 기록!
이 연설의 메시지는 내가 에세이나 자기계발서를 잘 읽지 않게 된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그 사람의 성공 스토리가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이유이다. 그러니 성공하는 삶을 살려면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논조의 책은 더 이상 내용이 궁금하지 않다.
나는 나의 길을 가야 한다. 누구보다 가장 나를 응원해주면서.
축사 후 효리 언니가 Chitty Chitty Bang Bang을 부르는데,
그 전에는 화려한 화장과 퍼포먼스에 가려 들리지 않았던 가사가 제대로 들리면서 새삼 새롭게 느껴졌다. 이렇게 좋은 내용의 가사였나 싶을 정도. 연설문에 딱 들어맞는 선곡이 아니었나 싶다.
'너의 말이 그냥 나는 웃긴다'
'그 누구도 내게 간섭 마'
'누구보다 나를 더 믿는 걸'
'쉬지 않고 난 계속 달려가'
오늘의 업무 셋리에 포함시켜서 들으며 일해야겠다. 😎
#이효리 #국민대 #졸업식 #축사 #연설 #마음가짐 #치티치티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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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1일 오전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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