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맞아요. 세상은 망했어요. 성장과 번영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암울한 시나리오가 펼쳐질 거예요. 웰컴 투 디스토피아!” “인류에게 남은 시간과 자원이 얼마 없다는 걸 깨달은 거죠. 이미 우리의 일상이 변하기 시작했어요. 기록적 폭우와 태풍, 역대 최대 규모 산불이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어요. 코로나19는 봉쇄와 단절, 혐오와 갈등을 불러오고 있어요. 야외 활동 하는 것 자체가 목숨을 거는 일이 됐죠. ‘어떻게 막을 것인가’를 생각할 단계를 넘어섰어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상황이에요.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세상. 그게 디스토피아죠.” “2017년 미국 유학이 기점이 됐어요.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했는데 워런 버핏을 배출한 곳이기도 하죠. ‘투자’에 대한 수업을 듣는데 계속 나오는 게 기후변화 이야기였어요.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NGO나 환경단체 활동가가 아니라 이른바 ‘금융 빠꼼이’라는 사람들이라는 게 더 놀라웠고요. 모든 걸 숫자로 계산하는 세상에서 가장 냉혹한 자본가들이 기후변화 때문에 패닉에 빠져 있었어요. 미국에서는 이미 산불이나 해안 침수 위험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대출도 안 되고 보험도 들기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기후변화의 속도와 파괴력, 우리의 삶에 미치는 파장은 충격적인 수준이었어요. ‘망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의 활동으로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후부터 지금까지 1도 올라갔다고 해요. 이런 속도로 기온이 올라갈 경우 2050년까지 다음 한 세대에 걸쳐 우리의 일상이 완전히 무너질 거예요. 심각한 수준의 폭염과 폭우가 수시로 들이닥치고, 농축산업이 타격을 받아 식량 공급에 문제가 생기겠죠. 영양실조, 감염병 등 공중 보건에 위기가 오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저지대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을거예요. 전 세계 주요 거점 공항들도 물에 잠기겠죠. 항공 대란이 일어날 거예요. 인천공항도 그중 하나예요.” “앞서 말했지만 우리에겐 시간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어요. 디스토피아 빌런이라는 ‘부캐(부캐릭터)’를 앞세워서라도 공론화하고 싶어요. 그레타 툰베리가 ‘분노’로 공론화했다면, 저는 ‘수용’으로 공론화하려고요.” "정경선은 자신을 이기적이고 겁이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기후변화 문제와 임팩트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이타심보다는 이기심에 기인한 것이라고 했다. “진정한 디스토피아는 암울한 상황 자체가 아니라 지금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우리의 태도입니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안녕(安寧)해야 결국은 나도 안녕할 수 있습니다.” '선하고 스마트한 재벌 3세’ 이미지의 정경선 HGI 의장이 ‘디스토피아 빌런’으로 돌아왔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왜 그가 인류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이야기하고 스스로 디스토피아 빌런이라는 '부캐'를 밀고 있는지, 그리고 임팩트투자가 단순히 착한 투자가 아닌 가장 안정적인 투자처라고 말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아름다운 미래는 끝났다… 웰컴 투 디스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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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미래는 끝났다… 웰컴 투 디스토피아!”

2020년 10월 6일 오전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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