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밸리에 왜 한인 임원은 별로 없을까?

실리콘밸리 빅테크 회사에 토종 한국인들 중에 리더십 포지션으로 올라간 사람들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부족이 아닌가 싶다. 얼마 전에 이와 관한 이야기를 실리콘밸리 HR쪽에서 일하시는 한인 분들과 하기도 했었고 이 질문을 빅테크 회사에서 큰 야망을 가지고 일하는 젊은 지인으로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지만 SK텔레콤에서 개발자로 시작해서 MBA를 거쳐 돌비에서 비지니스쪽 VP까지 승진하고 창업을 한 "오태호"라고 지인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분의 이야기가 더 많은 사람에게 퍼져야 한다고 믿는데 이 분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결국은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하느냐가 다른 여러가지(업무 능력, 운 등등)를 고려했을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 생각한다.


커뮤니케이션이라 함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크게 4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1. 겸손이 미덕인 문화에서 자라다보니 자기검열을 많이 하고 체면치레를 하기에 승진이나 커리어 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빨리 꺼내지 못한다. 욕망을 빨리 이야기해야 매니저도 더 신경써 준다. 한국말로 "우는 놈 떡 하나 더 준다"라는 표현이 있듯이 영어로는 "squeaky wheel gets the grease"라는 표현이 있다.

  2. 어려운 대화 스킬이 부족한다. 먼저 팀간의 이견 혹은 충돌 해결을 위한 대화나 피드백을 주고 받는 어려운 대화 스킬이 부족하다. 사실 이걸 장려하지 않는 문화에서 자랐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3. 가벼운 대화를 시작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회사나 다양한 공간에서 가볍게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스몰 토크 스킬의 부족이 네트워크를 넓히는데 장애가 된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동아시아권들은 서로 편한 동아시아권들끼리 어울리는 일이 흔하다. 이게 인도 출신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인도 친구들은 두루두루 친하게 지낸다.

  4. 조기 유학와서 미국에서 계속 커리어를 이어온 경우가 아닌 다음에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넘어온 사람들의 경우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좀더 나이가 있는 상황에서 넘어오다보니 더 소극적으로 변하는 것 같기도 하다. 다른 나라보다 학기가 6개월 늦게 시작하고 거기에 재수, 삼수, 장수가 일반적이고 대학도 4년에 졸업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듯 하다. 거기에 남자는 군대를 다녀오니 미국에 건너오는 시점이 다른 나라 사람들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인도나 중국 동료들을 보면 대학 마치고 대략 만 22살쯤 넘어와서 석사 시작하고 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대략 20대 후반이다. 한국이 나이를 더 따지는 문화권임을 고려하면 이는 치명적인 문제다. 시작점이 늦다보니 더 보수적으로 가고 영향력을 키우고 도전을 하기 보다는 보수적으로 자기 기술 연마와 전문성에 더 신경쓰는 형태로 변질되는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언급은 안 했지만 영어 능력도 중요하긴 하다. 그런데 이것도 활용하기 나름인 것 같긴 한게 내 경우 30살 넘어 미국에 왔고 영어가 딸리다보니 더 잘 들으려 노력했고 말은 유창하게 하기 보다는 내 의견을 전달하는데 더 집중했고 이런 형태의 의사소통도 충분히 먹힌다고 본다. 애들 키우면서 다시 깨달았다. 애들은 먼저 듣는 훈련을 하고 남의 말을 따라하며 언어를 배운다. 의사소통의 시작은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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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2일 오전 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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