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보문고의 온라인 주문 경험은 아직 멀었다. (vs 알라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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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꾸준히 사는 편이다. 한 달에 10-20만 원 정도 책을 산다. 산 책을 다 읽지는 않는다. 대신 산 책 중에서 골라 읽는다. 나만의 독서 풀을 만드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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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교보문고와 알라딘에서 책을 산다. 지금까지 알라딘에서는 650권, 1,045만 원을 썼더라. 교보문고는 회원 등급의 최고인 프레스티지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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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무조건 직접 펼쳐보고 산다. 그래야 실패하지 않는다. 그래서 교보에서 보고 알라딘에서 주문하곤 했었다. 교보 프레스티지 회원이 된 다음에는 오프라인 구매도 10% 할인이 된다. 이후에는 교보에서 직접 사거나, 온라인으로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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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책 구매처 메인을 교보로 바꿨다. 교보문고의 주문 경험은 언제나 1%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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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배송 예정일이 들쑥날쑥이다. 어제는 당일 배송이었던 책이 오늘은 3-4일 후 출고 예정일 때도 많다. 아마 오프라인 재고와 같이 관리하기 때문일 것 같다. 그에 비해 알라딘은? 아주 희귀한 책을 제외하고는 모두 같은 배송 컨디션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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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아쉬움은 받은 책을 열어볼 때다. 어떤 물건을 주문하건 택배를 받는 일은 참 설렌다. 설렘을 안고 박스를 연다. 책은 비닐과 고무줄로 단단히 패킹이 되어 있다. 박스는 크고 공간이 남을 때가 많다. 조금 불편해도 이건 괜찮다. 문제는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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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패킹된 비닐은 박스 하단에 본드로 붙어있다. 별도 충전재는 없다. 충격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다. 본드가 너무 단단히 붙어있어 떼어내기 항상 어렵다. 책 4권을 샀는데 박스는 한 10권짜리 크기다. 온라인에 최적화가 되어있지 않다. 박스 종류가 많지 않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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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해 알라딘은? 본드 대신 공기 충전재를 쓴다. 주문한 책의 수량과 볼륨에 따라 다른 크기의 박스가 온다. 완벽할 순 없지만 언박싱에서 이상하게 느낀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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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이다. 비닐을 뜯고 주문한 책들을 펼쳐본다. 책의 상태가 좋을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최악의 경험은 책에 뽀얗게 쌓인 먼지들이다. 보관 시 먼지가 쌓였다고 하더라도, 출고 시에 한번 훔치고 내보낼 수 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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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해 알라딘은? 수많은 책들을 주문해 봤지만, 먼지가 쌓인 책이 온 적은 없었다. 언박싱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불편함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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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아마 두 회사의 근간이 달라서 일 거 같다. 처음부터 온라인으로 시작한 알라딘과 오랜 오프라인 경험에서 온라인까지 확장한 교보문고는 다를 수밖에 없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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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사정을 고객이 이해할 필요는 없다. 교보문고의 주문/배송 경험은 너무 아쉽다. 기업이 고객에게 무엇을 파느냐의 정의가 궁극적으로 다를 수 있겠다. 단순히 책을 파느냐, 책을 구매하는 경험을 파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 교보문고에게 온라인은 어떤 의미일까, 어떤 전략을 갖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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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교보문고를 정말 좋아한다. 하지만 온라인 주문 경험은 정말 별로다. 교보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한 책을 받아볼 때마다 다시 알라딘으로 갈아탈지 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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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쿠팡에서 PO로 일하며, 로켓 배송을 런칭했다. 지금의 쿠팡은 그때와 완전히 다르다. 상장도 했고, 덩치도 훨씬 커졌다. 그럼에도 고객 경험은 그대로다. 쿠팡이 정말 대단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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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우 설계만 잘 한다고 고객 만족도가 올라가지 않는다. 고객 경험의 핵심은 결국 디테일이다. 다른 사람 이야기를 하는 건 늘 쉽다. 반성해 본다. 지금의 고객에게 나는 어떤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지. 제대로 된 경험을 주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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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18일 오후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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