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파워하라(power harassment•권력에 기댄 상사들의 부하에 대한 힘희롱)’는 꼭 술시중, 운전시중, 폭력행위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로 자행된다. 문제 상사들은 대부분 자신이 만병의 근원임을 자각하지 못한다.

자신이 일선 졸병이었을 때의 고통을 ‘망각’하고, 부하들이 사람이 아닌 도구로 보이는 ‘환각’을 보고, 자신은 소중하기 때문에 열외를 받아야 한다고 ‘착각’한다. 언론속 갑질 리더에게 분노하지만 정작 자신의 유사 갑질행위는 돌아보지 않는다.

팔로워들은 그런 그를 보며 “옆구리 찔러 당신 이야기라고 일러줄 수도 없고...어이가 없네”하며 그저 냉소를 지을 뿐이다. 훈화는 넘치나 간증엔 서투르다. 자신의 행위는 의도로 구차하게 변명하고, 구성원들의 행위는 결과로 가열차게 평가한다.

일반적으로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보다 오래 산다고 한다. 그 이유는 부자들의 체질이나 체력이 좋아서가 아니다. 매년 건강 검진을 정밀하게, 꾸준히 받기 때문이다.

리더십 역시 마찬가지다.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선 단지 좋은 품성을 갖고, 예전에 좋은 리더였다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계속 검진을 받고,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강화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수련해야 한다.

권력의 권(權)이란 글자를 살펴보자. 저울과 권력이란 뜻을 함께 갖고 있다. 저울은 물건의 양을 제대로 재기 위해서 필요한 도구다. 그 저울의 본분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선 바르게 무게를 달고 있는지 추를 달아 경중을 조종하며 계속 살펴야 한다. 권력도 마찬가지다. 기울어지는 순간 그 본래의 효용을 잃는다. 보물은 폐품이 된다.

데이비드 맥클리랜드 하바드대 심리학과 교수는 “리더에게 권력욕은 필수”라고 말한다. 단 P권력욕과 S권력욕으로 구분한다. S권력욕이 조직을 위한 대승적-이타적 권력욕이라면, P권력욕은 개인을 위한 소승적-이기적 권력욕이다.

겉으로만 보면 비슷해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다. 이른바 막말하고 막행동하는 권력남용 상사들이 입에 달고 다니는 말 역시 “너희들 잘되라고...”아닌가. 맥클리랜드교수는 ‘남 잘되라고’와 ‘자기만 잘되려고’의 판단 기준을 제시한다.

S권력형 리더는 P권력형 리더에 비해 개인의 충동을 억제해야 한다는 의무감, 절제감의 금지지수가 높다는 것이다. 타인에게 권력과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욕구는 공통적이되, 자신의 행위와 말에 대한 절제, 의무와 희생의 욕구가 얼마나 높냐가 포인트다.

비유하자면 S권력형 리더들은 자기성찰의 브레이크를 갖고 있는 반면, P형 리더들은 브레이크없이 달리는 차와 같다. 당신은 S권력형 리더인가, P권력형 리더인가?

객관적 리더십 진단, 구성원의 생소리를 듣는 것, 자신의 지인, 막역한 벗에게 물어보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더 간편한 방법은 다음 질문을 스스로 해보는 것이다. 당신의 자녀를 당신같은 상사 밑에 보내고 싶겠는가? 배울 게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 당신이라면 당신같은 상사 밑에서 일하고 싶겠는가?

이는 단순한 ‘기술이나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마인드다. 상사가 자신의 행동은 의도로 설명하고, 구성원의 행동은 결과로만 평가하려고 할 때 ‘문제상사’는 사라지지 않는다. 썩은 사과를 골라내도 자꾸만 썩은 사과가 나오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