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복잡해 질 때 발생하는 복잡성 원가

조직의 복잡성은 인체의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나쁜 콜레스테롤과 같다. <복잡성 시대의 성장의 역설, 2020>에서는  조직의 복잡성을 ‘상품의 수’, ‘프로세스의 수’, ‘조직의 수’로 정의한다. 좋은 복잡성은 필수적인 다양성으로 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상품, 프로세스, 조직이다. 반면 나쁜 복잡성은 기업의 성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 상품, 프로세스, 조직이다. 


규모의 경제란 보다 상품을 더 많이 생산할수록 상품원가가 낮아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면 시설 투자나 공장 자동화로 고정비를 절감하고, 이를 통해 상품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다. 그 결과로 매출이 증가할수록 원가는 줄어들기 때문에 이익이 증가한다. 이는 산업화 이후 대기업의 성공방정식으로 생산이 공급을 상황에서는 맞는 이야기다. 


기업의 원가는 상품생산과 상관없이 발생하는 ‘고정원가’와 상품생산에 비례하는 ‘변동원가’로 구분할 수 있는데 <복잡성 시대의 성장의 역설, 2020>에서는 지금까지 인식하지 못했던 ‘복잡성 원가’를 설명한다. 복잡성 원가는 복잡성이 증가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고정원가 절감효과를 상쇄하여, 매출이 증가해도 이익이 줄어든다.

 

- 상품수가 많아지면 복잡성이 증가한다. 

모든 기업이 하나의 상품만 판매하고 현재의 매출을 유지할 수 있다면 상품수를 늘릴 이유가 없다. 상품수가 증가하는 요인은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상품증가로 인한 이익증가와 복잡성 증가로 인한 비용증가를 고려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상품증가는 기업에게 (-)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메뉴가 많은 식당에서는 음식 조리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매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더 많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면 그 결과 매출목표를 달성해도 이익이 나빠지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은 각 상품의 특장점을 설명하기 힘들고, 구매하는 고객도 의사결정이 힘들어진다. 

• 상품이 많아지면 고객지원 대응이 어려워져 고객서비스 품질이 저하된다. 뿐만 아니라 고객지원 교육비용도 증가한다.  

• 상품 수가 증가하면 일관된 고객경험(UX, CX)을 유지하기 어렵다. 

• R&D, 생산, 영업, 마케팅, CS(Customer Service) 부서 간 의사소통이 복잡해지고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 부품의 조달 관리와 재고 관리가 어려워지고, 부품 품질관리도 힘들어진다.

또한 부품과 생산품이 증가하면서 부품 조달 리드타임과 생산 리드타임을 조정하기 어렵다.

• 제품별 간접비 분석이 힘들기 때문에 제품별 손익분석도 어렵다. 


 <단, 2015>에서는 상품수의 복잡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스티브 잡스는 1997년 회사에 복귀한 뒤 2년 동안 애플에서 생산하는 상품 가짓수를 350개에서 10개로 줄였다. 복잡성은 스스로 눈덩이처럼 커지는 자기 증식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각오로 필사적인 단순화를 추진해야 한다. 단순함은 복잡한 단어다. <단, 2015> 

 

- 조직이 많아지면 복잡성이 증가한다.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조직(부서)의 인원수는 증가하고, 새로운 조직이 만들어진다. 새로운 조직은 신규 사업이나 신규 지역(글로벌) 진출, 역량 강화 또는 전문화를 위한 기존 조직의 분할(예: 기술 A, 기술 B), 또는 직접 조직을 지원하기 위한 간접 조직 신설 등의 이유로 증가한다.


 조직 수가 증가하면 다음과 같은 복잡성 비용이 발생한다.


• 각 조직은 서로 상이한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직 간 협업이 힘들고 그 결과 의사결정이 지연된다. (예:품질, 상품기획, 개발) 

• 조직 간 정치적 갈등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광고비 배분을 둘러싼 영업과 마케팅의 갈등, 상품 컨셉 결정을 둘러싼 디자인 부서와 개발 부서의 갈등 등이 있다.

• 조직 간 중복업무로 인해 책임과 역할 문제, 의사결정 문제가 발생한다. (예:마케팅 Vs영업, CS팀과 영업의 고객대응 중복) 

• 간접 조직은 실효성이 낮은 프로세스를 추가하고, 그 결과 불필요한 회의와 보고서 작성이 증가한다. 간접조직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간접 부서 인건비와 비용이 증가한다.

• 하나의 업무가 여러 조직을 거치는 경우 리드타임이 길어지고, 고객 불만이 증가한다. 예를 들어, 고객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CS팀 → 품질 관리팀 → 개발팀 → 법무팀’을 거친다면 리드타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 프로세스가 많아지면 복잡성이 증가한다. 

프로세스는 ‘업무를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절차와 규칙’을 의미한다. 기업이 성장할수록 조직원과 조직 수가 많아지고 다양한 사람들의 사고방식 때문에 품질이나 업무효율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일정 수준의 품질을 보장하고 원가효율을 높이기 프로세스를 정의한다. 명품을 만드는 1명의 장인에게는 프로세스가 필요 없지만, 장인을 보조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프로세스는 필수적이다. 

프로세스 정의는 불가피하지만, 프로세스 준수를 강조하면 다음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한다.  
 
• 프로세스가 증가하면 승인 절차가 복잡해지고, 의사결정이 느려진다. 상품출시를 위해  많은 검증절차를 거치면, 병목현상이 발생하는 프로세스 때문에 출시 리드타임이 길어진다. 

• 절차를 준수하면 품질이나 리스크 관리에 대한 면죄부를 받는 기업이 많다. 절차를 준수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해도 프로세스 미준수의 책임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실효성 없는 프로세스를 준수한다. 

• 프로세스가 증가하면 IT 시스템도 복잡해지고, 데이터 통합을 위한 비용이 증가한다. 가치를 창출하는 데이터통합은 필요하지만,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하지 않는 데이터 통합 및 운영은 낭비가 된다. 

•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는 경직된 조직문화 만들고, 창의성과 유연성을 저하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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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29일 오전 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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