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 말을 나누어 보면, 만 가지 모습이 보입니다. 단지 첫인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메시지 내용을 보면 대략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짐작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비슷한 목적의 메시지를 전달해도 사람들 사이에는 스타일이 다릅니다. 어떤 이는 간단 명료하게, 또 어떤 이는 구구절절하게 메시지를 씁니다. 어떤 이는 논리적인 구조로, 또 어떤 이는 두서없이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회사에서 근무 중인 인턴 사원 몇 명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진 적이 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묻는 질문이었고, 근거가 필요 없는 개인의 경험에 기반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거의 비슷한 형식의 답변을 받았습니다. 먼저 긍정적인 의견을 이야기하고, 이어서 문제점을 제시하며, 마지막으로 개선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구조였습니다. 마치 답변의 공식이라도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요즘 친구들은 참 스마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직마다 선호하는 인재상이 비슷하기에 이런 일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력서나 포트폴리오 코칭을 의뢰받으며 정말 각양각색의 문서를 접하게 됩니다. 정답이 없는 문서이기에 무엇이 더 낫다고 단정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문서를 읽어보면 인재의 향기가 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판단은 학벌이나 스펙 때문이 아닙니다. 경험을 설명하는 방식에서 그 사람이 조직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상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력서나 포트폴리오를 작성할 때 의도를 가지고 문서의 구조를 기획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문서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철저히 기획된 구성으로, 가장 자신 있는 역량과 성과를 앞세워 입사 지원 회사의 요구에 정확히 맞춰 작성합니다. 모든 경험을 다 드러내기보다, 일부러 입사 지원 회사에 맞는 내용만 보여주는 전략입니다. 그래서 더 뾰족하게 강점이 드러납니다.
반면, 훌륭한 경험과 역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를 문서에 제대로 녹여내지 못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표지에서 추상적인 표현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목차에서 너무 많은 내용을 드러내며 읽고 싶은 마음을 떨어뜨립니다. 경험 설명은 지나치게 압축돼 있어 성과가 뛰어나 보이지만, 무엇을 잘했다는 것인지 이해하거나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분들은 면접에서 만나보고 싶기도 하지만, 어디서부터 질문을 시작해야 할지 난감해지기도 합니다. 모호한 인상은 결국 최종 판단에서 경쟁자에게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면접 탈락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는 정확한 자기 회고가 필요합니다. 긴장했는지, 어려운 질문이 있었는지, 태도의 문제는 없었는지 스스로 점검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탈락의 명확한 원인이 없다면, 단순히 더 적합한 지원자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신입이나 주니어 채용에서는 역량보다 태도를 더 중요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결국 면접에서 오고 가는 말 몇 마디로 한 사람의 인상이 그려집니다. 그 모습이 실제일 수도, 오해일 수도 있습니다. 판단은 주관적이기에 억울한 결과도 생깁니다. 오해 없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려면 평소부터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야기를 간단명료하게 전달하는 방법, 핵심 메시지를 또렷하게 표현하는 방법, 상대방이 궁금해할 내용을 정확히 짚는 방법 등, 모두가 보편적으로 긍정적으로 여기는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고민하고 연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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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7일 오후 10:18
다
... 더 보기1. 뇌는 현실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우리가 사는 세계를 그리면서 색깔과 움직임, 물체와 소리까지 함께 떠올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