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만이 하는 것, 발췌 #10> 누군가에게 해고를 알리는 훌륭한 각본이란 것은 있을 수 없겠지만 나에게는 내가 정한 나름의 원칙이 있다. 반드시 직접 대면해 전달한다는 것이다. 전화통화는 안 된다. 특히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로 해고를 통보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보면서 통보해야만 한다. 다른 구군가를 핑계 삼아서도 안 된다. 그러한 결정은 보스인 내가 내리는 것이며(그 사람에 대한 결정이 아니라 그 사람의 업무 성과에 대한 결정을 의미한다.) 그들 또한 그것이 보스의 결정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고 알아야 마땅하다. 해고 통보를 하기 위한 자리에서 한담을 나누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나는 대개 이런 말로 대화를 시작한다. "지금 이 자리에 부른 것은 매우 어려운 말을 꺼내기 위해서입니다." 그런 다음 가능한 한 단도직입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명확하고 간결하게 이유를 설명하고 내가 앞으로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 이유도 알려준다. 어려운 결정이었음을 강조하고, 당사자의 상황은 내가 겪은 어려움보다 더 힘겨우리라는 점을 충분히 이야기한다. 그런 상황에서 흔히 기업들이 써먹는 완곡한 표현법이 있지만, 내 생각에 그것은 듣는 사람을 더욱 불쾌하게 만든다. 해고를 통보하는 대화는 고통스럽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솔직할 수는 있지 않은가. 솔직하게 의사를 전달하면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는 최소한 그런 결과에 이르게 된 이유를 이해하고 궁극적으로 다음 행보를 준비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 불같이 화를 내며 그 방을 나선다 하더라도 말이다.
2021년 1월 26일 오전 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