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매체 와이어드의 편집장 그렉 윌리엄스가 ‘개인 데이터 스토어’를 제안했어요. 개인에게 데이터 주권을 부여하기 위한 사회적인 방법으로요. 그의 제안은 이렇습니다. 개인 데이터 리포지토리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 생성자가 원하는 서드파티에게 원하는 데이터를 제공하도록 설정하자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도로교통공단에는 개인 정보를 제공하지만, 온라인 마켓에는 넘기지 않도록 설정하는 식으로요.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모두의 개인 데이터는 페이스북(SNS), 아마존(전자상거래) 등의 대형 플랫폼이 서드파티에 팔아 넘기거나, 데이터를 활용한 광고 수익을 올리는 데 너무 쉽게 사용되고 있어요. 더 큰 문제는 모두가 이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점이고요.
하지만 일련의 사건 사고로 내 데이터는 내가 통제할 수 있어야 하고, 내 데이터가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기업, 공공기관 등 데이터를 보유한 측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어요. 플랫폼에게 윤리, 도덕적 책임을 묻는 일도 예전보다는 흔해졌어요. 교육, 고용, 정책 제정, 교통, 공중 보건 및 의료 등 공공 영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많은 기업들이 혁신을 명목으로 개인 데이터를 오남용하는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으니까요.
개인 데이터를 오남용하는 기업이 제대로 책임을 지지 않고 배를 불리는 데에 급급한다거나 주가를 상승시키는 데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이 봤어요. 서비스를 혁신…얼마나 더 낫게 만들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그 일만큼, 개인 데이터를 사용해 매출을 올리는 기업들로서 사회적인 책임을 지는 진중한 모습을 보여야할 것입니다. 단순히 비즈니스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의 신뢰, 사회의 윤리 및 지성 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