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 중국 이스포츠 게임단 BLG를 통해 알게 된 '비리비리' 사장이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시리즈의 '미사카 미코토'라는 캐릭터의 팬이라, 여기에서 사명이 유래되었다는 것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 그와 동시에 사장부터가 골수 오타쿠이니 애니메이션 등의 서브컬쳐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서비스는 일본의 '니코니코 동화'에서 많은 부분을 차용했다고 알고 있고, 여기에 중국의 거대 인구가 합쳐져 올해 상반기 기준 DAU가 5천만명이라는 괴물 플랫폼이 탄생했다. 직접 사용해 본 경험은 없지만, 플랫폼의 변화와 관련해 기록해 둘 것이 있어 적어본다. 1) 우선 떠오르는 것은 최근 중국의 문화계에 대한 탄압. 게임, 아이돌 산업에 큰 타격을 주었고, 이러한 변화와 무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 지가 궁금하다. 2) 왜 중국과 일본에서는 서브컬쳐 커뮤니티, 플랫폼이 등장했고 한국에서는 나오지 못했을까? 아마 이는 '디시인사이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본과 중국에도 각 국을 대표하는 커뮤니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디시인사이드는 한국의 모든 인터넷 활동의 근원이며 거의 모든 집단과 주제를 포괄한다. 또한 커뮤니티 규칙도 각 게시판마다 상이하기 때문에, 하나의 게시판이 하나의 개별적인 사이트로 존재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서브컬쳐를 소비하는 집단의 특성상 인터넷 상에서 많은 활동을 하며, 디시인사이드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인터넷 공간을 제공하므로, 그 외의 다른 곳으로 따로 이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3) 거대 플랫폼의 대안이 없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플랫폼은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한번 형성되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비리비리의 최근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유저들의 이탈이 유의미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이에 기반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거대 글로벌 인터넷 플랫폼들에 대해 유저들의 불만은 쌓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이탈하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유저들의 불만은 결제, 머무는 시간, 소비하는 컨텐츠 등의 감소로 나타날 것이며, 중소 플랫폼 기업이나 예비 플랫폼 창업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영원한 서비스도, 기업도 없다. 하물며 플랫폼 서비스는 세상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지 10년이 되지 않았다. 쉽게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아무런 근거 없는 판단이다. 이것을 알기 때문에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끊임없이 서비스를 개선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이 아닐까?

비리비리: Z세대 서브컬처가 메인스트림으로 가기까지 (번역) - 이바닥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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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비리: Z세대 서브컬처가 메인스트림으로 가기까지 (번역) - 이바닥늬우스

2021년 11월 8일 오전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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