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A 스타트업으로 움직이려는 8년차 A, IPO 준비 중인 회사로 움직이려는 4년차 B는 각각 연봉 협상 고민하며 찾아왔다. 그분들께 드린 이야기 중 공통적인 부분 공유.
1. 연봉 협상은 기본적으로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따른다. 즉, 시장에 나와 비슷한 역량/스킬을 가진 사람이 많으면 협상력이 떨어지고, 나만의 무기를 갖고 있을수록 & 그것을 상대가 원할수록 협상력이 올라간다.
그러니 연봉 협상을 잘 하려면 내가 가진 것은 무엇이며 시장에 나를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어떤 value를 만들어내고 기여할 수 있을지, 상대방은 이 포지션을 왜 뽑고 무엇을 기대하는지 분석하는 것이 먼저.
2. 연봉 협상, 즉 숫자가 오가기 전에 상대방과 충분한 라포를 쌓으며 Fit을 체크하셔라. 인터뷰 라운드 후 커피챗을 해보는 것도 방법.
이때 인터뷰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현실적인 것들도 좀 물어보고 (ex) 팀의 목표, 회사의 목표, 내가 가게 되면 하게 될일, 팀과 회사, 시장 상황 등등) 자신의 매력을 셀링 하시라. 이 사람이랑 너무 같이 일하고 싶어! 당장 오게 만들고 싶어! 이런 마음이 들도록.
3. 원천 징수 영수증 제출하라거나, 희망 연봉 물을 때 홀라당 내지 말고 (안그래도 회사는 나보다 정보가 많은데, 정보가 많은 쪽에 내 정보를 쉽게 넘길 이유가 없다) 이 포지션에 대한 코스트를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는지, 밴드 수준은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시라. 안물어봐서 그렇지 물어보면 오픈하기도 (내가 JPM 갈 때 이렇게 협상하면서 회사의 숫자를 먼저 알았다)
4. 미니멈을 정해놓고 협상하시라.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보다 오히려 이 밑으로 내려가면 deal break point 라고 생각하는 지점이 있어야 한다.
5. 그러니까, 쫄지 말고 당당하게!
6. 그런데, 숫자 자체 요만큼 더 올리는 것, 어떻게 해야 더 유리할까 등에 너무 집착하지 마시라. 물론 땅파서 돈 안나오니 가능한 잘 받고 가면 좋지만, '니 얼마나 잘하나 보자' 시선을 느끼게 될 수도 있고, 막상 중요한 것들은 따로 있다.
7.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일을 얼마나 하고 싶은가, 나는 그 일을 통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가, 어떤 기회들이 있는가'이다.
8. 연봉 협상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나의 첫질문은 그래서, 이 일을 얼마나 하고 싶은지, 어떤 일 자산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지, 지금 다니는 곳에 남는 것과 움직이는 것 중 어느 쪽으로 얼만큼의 확신이 있는지이다.
9. 그 회사의 미션과 철학은 확인해 봤는지, 스타트업이라면 대표는 만나봤는지, 그 비즈니스의 미래를 자신은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이런 질문에 답해보는게 더 중요하다.
(반대로, 아무리 바빠도 특히 스타트업이라면 대표님이 꼭 채용 인터뷰에 참석하시라. IR 할 때 나 대신 다른 사람 안보내는 것처럼)
10. 억만금을 준다한들 이상한 또라이들과 바라지 않는 일을 성장하지 않는 곳에서 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므로.
표현이 좀 극단적인데, 연봉 얼마 그 자체가 중헌것이 아니라
나의 열심을,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은 곳인가, 1년 뒤 어떤 사람이 되는가, 어떤 일 자산을 쌓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