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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는 사람과 다른 특징 두가지가 있다. 첫째, 불필요한 행동을 한다. 둘째, 남을 잘 따라 한다.
쓸데없는 행동은 목적이 없는 것이다. 의도나 의식 없이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는 것들이다. 비율의 차이일 뿐 이는 사람도 비슷하다. TV가 켜져 있으면 나도 모르게 시선이 간다. 지하철에서는 스마트폰을 본다. 의식과 의도와 결정이 만든 행위인가.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외부의 자극과 환경에 우리는 자동으로 반응한다.
남을 따라 하는 것은 안전하다. 모두 왼쪽으로 뛰어가는데, 혼자 오른쪽으로 뛰어갈 용기가 있는가. 있을지도 모를 리스크를 혼자 감당하기는 어렵다. 이유는 모르지만 왼쪽으로 뛰는 게 생존에 유리하다. 그런 다수의 선택과 판단이 항상 옳지는 않다. 왼쪽으로 뛰어가는 모두 왼쪽이어야 하는 이유는 모른다. 어쩌면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지도 모르고.
2
피터 드러커는 경영자의 시간을 잘 관리하라 했다. 자기가 시간을 어디에 쓰고 있는지 기록하면 깜짝 놀랄 거라고도 했다.
해보면 정말 깜짝 놀란다. 부끄럽다. 나는 의미 있고 생산적이며 효과적인 일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시간도 그렇게 쓰고 있다 확신한다. 이는 착각이고 오만이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시간을 기록하지 않아도 온전히 관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재앙의 시작이다. 사람은 객관화에 서툴다. 최소한 적어야 객관화할 수 있다. 슈퍼 의지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궁금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종일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스스로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다고 생각할까. 객관적인 현실을 마주할 용기가 있을까. 이런 인식을 하고는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