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필자의 나이는 53세다. 그런데 스스로는 더 젊다고 생각한다. 현실감각 없다고 놀리실 수 있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이점이 존재한다. 일단 ‘이 나이에 무엇을 하겠느냐’는 자포자기식 생각을 잘 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해 무엇을 하든 열심히 하려고 한다.


그래서인지 나이 이야기 자체를 잘 하지 않는다. 그런데 걸핏하면 나이를 언급하며 그걸 하기에는 늦은 나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굳이 설명을 드리지 않아도 잘 아실 것이다. 그 결과의 차이는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뚜렷하니 말이다.


심리학자들은 객관적인 실제 나이와 주관적 나이(subjective age) 간에 괴리나 차이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왜냐하면 자신을 실제 나이보다 젊다고 생각해야 더 잘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자기 계발에도 더 적극적이다. 물론 일부 사람은 위험하거나 철없는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자신을 더 젊게 생각하는 것의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와 관련해 마르쿠스 베트슈타인 베를린훔볼트대 심리학과 교수가 매우 흥미로운 연구를 발표했다. 자신을 더 젊게 생각하면 더욱 건강해진다는 일련의 연구로 유명한 베트슈타인 교수 연구진은 독일에서 1996년 시점에서 40~85세(평균 61세)에 해당하는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2020년까지 7회에 걸쳐 연구를 시행했다.


연구에 참가한 사람은 모두 1만9745명으로 연도당 참가자는 최소 3084명에서 최대 6205명이다. 참가자들은 실제 나이와 자신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나이에 대해 질문을 받았으며 교육 수준과 건강, 외로움 등에 관한 질문도 추가적으로 받았다.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일단 40세가 넘어가면서 사람은 자신을 실제보다 더 젊게 느끼는 경향이 강해졌다. 80대와 90대에서는 그 격차가 더 벌어졌다. 평균적으로는 11% 정도 양상을 보였는데 실제 나이가 45세이면 40세 정도로 느낀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여성일수록,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강하게 나타났다. 이에 못지않게 흥미로운 점은 출생연도가 최근일수록 그 격차가 더 커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점은 외로움 정도가 클수록 오히려 두 나이의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렇게 외로우면서 나이에 민감한 사람은 가장 부정적인 양상을 보였다. 자기 계발과 성취 지향적 행동이 가장 적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외로우면서 자신을 젊게 보는 사람일수록 위험하거나 철없는 행동을 하는 극소수에 해당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점점 더 최근 세대로 오면 자신을 더 젊게 느낄수록 사람은 의욕적으로 일하고 자기 자신을 꾸준히 계발해 나간다. 그리고 외로울수록 반대 양상이 일어난다. 따라서 지혜로운 리더라면 나이에 기초해 사람들의 직무 수행 가능성이나 직위를 판단하는 것은 이제 매우 전근대적 생각임을 유념하자.


인구는 줄어들고 있고 오래 일하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사회가 한국이다. 따라서 실제 나이가 많더라도 젊은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적극적으로 중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 파급 효과가 매우 긍정적으로 크다는 사실을 최근 도처에서 자주 목격한다.

청년 인재 부족한 시대 젊게 사는 직원 찾아라 [김경일의 CEO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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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24일 오후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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