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삶기록 (work & life) 735

오늘은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운동회가 있었습니다. 학부모가 참여를 해야 해서 아내와 함께 아들을 응원하러 학교에 갔습니다.

운동회는 교장 선생님 말씀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신나게 소리 지르고 뛰어놀자는 말씀에 아이들은 함성과 몸짓으로 응답했습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보며 나도 과거에 저렇게 순수했었나 떠올려 보았습니다. 생각해 보면 저는 선생님이 소리 지르라고 해서 열심히 소리 지르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럼 별로 안 순수했던 것이겠죠?

1학년부터 6학년 아이들이 있었는데, 5-6학년 아이들은 아이라고 부르기엔 외형적 모습이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키도 크고 몸집도 있어서 마치 고등학생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얼굴도 솜털은 있지만 성숙해 보이고, 요즘 아이들 발육 상태가 좋다더니 실제로 그렇네요. 

아들이 참여한 첫 번째 경기는 다리 사이에 원통을 끼고 2인 1조로 목적지를 돌아오는 시합이었습니다. 아들은 백팀이었고, 시합의 승리는 백팀이 가져갔습니다. 다리에 원통을 끼고 달릴 때 요령은 어깨를 흔드는 것입니다. 원통 손잡이를 잡고 팔을 흔들 수 없으니 어깨를 이용해 추진력을 얻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깨를 흔드는 모습이 마치 아기 오리 같아서 너무 귀여웠습니다.

운동회 진행자가 있었는데 전문 MC를 섭외했습니다. 유쾌하면서 매끄럽게 잘 진행하면서도 아이들 안전을 위해 과도한 승부욕을 부추기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승패보다 상대 팀을 존중하는 말과 행동을 가르쳐 주어 훌륭한 진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긴 팀을 축하하고 진 팀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모습이 진정 아름다운 스포츠맨십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정당당하게 싸워 이길 때 진짜 챔피언이 됩니다. 비겁하게 반칙을 사용하여 이긴다면 이기고도 마음 한편이 무거울 것입니다. 항상 규칙을 지키며 안전한 테두리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 챔피언 벨트보다 귀하다고 생각합니다.

협동하는 게임에서 내 능력이 뛰어나니 먼저 달려가겠다고 앞서면 뒤에 있는 동료가 넘어집니다. 그럼 결국 팀은 게임에서 패하고 맙니다. 조금 속도가 느리더라도 박자를 맞춰 뛸 때 안전하게 완주할 수 있습니다. 그런 팀이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습니다.

계주를 하다가 바통을 떨어뜨리거나 실수로 넘어졌을 때 실수한 선수를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누구나 잘

하려고 하다가 넘어지고 실수할 수 있습니다. 같이 뛰는 동료가 일으켜주고 실수를 너그럽게 이해해 주어야 합니다. 

빠르지 않지만 너그러운 팀, 동료를 사랑하고 아낄 줄 아는 팀, 성과를 인정하고 상대를 존중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가 그런 팀원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