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화 주가 왜 빠지나 봤더니… 아저씨들이 신기 시작했다
조선비즈
01 . 저는 책상에 뭔가 많이 올려두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집에서 쓰는 책상은 물론이고 회사 책상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가끔 팀 사람들이 '도영님은 퇴사하는 사람처럼 퇴근한다'는 우스갯소리를 던지고는 합니다. 출근하면 꺼내 올려두는 게 휴대전화, 에어팟, 노트, 필기구 몇 개 정도니까요. 그마저도 퇴근할 땐 장사판 접는 사장님처럼 말끔하게 회수해(?) 집으로 돌아가니 그런 말이 나올 법도 하죠.
02 . 하지만 제가 유일하게 책상에 자주 올려두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책입니다.
물론 책상의 일부를 마치 책장처럼 활용하며 여러 권의 책을 꽂아두시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최근 읽고 있는 책 한 권 정도만 책상에 둡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제 주위를 오가던 사람들도 제가 읽고 있는 책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 책에 대해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기도 하죠.
03 . 당연히 그런 자랑(?) 용도로 책을 두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책상에 책을 올려두는 건 일종의 마인드셋에 가깝기 때문이죠.
아무래도 기획 업무를 하다 보니 새로운 업무에 들어가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려야 할 때와 자주 마주치는데 이때마다 저 스스로 어떤 관점과 마음가짐으로 그 업무를 대할지 첫 자세를 잡는 게 참 중요하더라고요. 어떤 때는 하기 싫은 일에 최대한 정을 붙여보려 노력할 때도 있고 또 어떤 때는 꽤 재미있어 보이는 일이라 저 자신이 오버하지 않도록 최대한 차분해지려는 노력을 할 때도 있죠.
04 . 그때마다 저는 그 순간에 필요한 관점을 담은 책들을 한 권씩 올려놓습니다. 그럼 왠지 그 책으로부터 좋은 영향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이따끔씩 머리 회전이 잘 안되면 책을 펼쳐서 단 5분이라도 잠깐 읽는 과정을 반복하기도 하지만 사실 꼭 그러지 않더라도 내 가까이에 그 책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때가 있습니다. 심지어는 일종의 부적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요.
05 . 최근에 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는 '일'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제 나름의 이야기를 풀어놔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는데, 이때 저는 제 책상 위에 제현주 작가님의 ⟪일하는 마음⟫이란 책을 올려두었습니다. 몇 해 전에 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라 언제 한 번 꼭 다시 읽어야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다시 책상 위로 불러들인 것이죠. 지금이 바로 그 타이밍이라는 생각과 함께요.
06 . 물론 실제로 다시 책을 펼쳐서 읽은 시간은 몇 분 남짓 되지 않았지만 그런 제목의 책이 제 책상을 지켜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뭔가 마음을 다잡게 되더라고요. 저는 늘 책 한 권을 읽는다는 건 잠깐이나마 그 작가의 생각을 빌어 살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좋아하는 책을 끼고 일을 시작하면 조금은 새로운 마음가짐을 장착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07 . 누군가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그분이 이런 말을 해주셨습니다.
"그럼 도영님께는 책이 일종의 유니폼 역할을 하는 거네요. 왜 제복을 입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그 옷을 입는 순간 마음가짐이 달라진다고 하잖아요. 도영님이 책상에 책을 올려두는 것도 비슷한 의미이지 않을까요."
08 . 오! 그 말을 들으니 진짜 제겐 책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 같았어요. 솔직히 가끔 죽기보다도 싫은 일과 마주쳐서 책상에 앉기조차 싫을 때, 문득 책상 한 켠에 있는 책을 보면 일종의 작은 죄책감 같은 것도 느껴지거든요.
'저 책 읽을 때만 해도 온갖 좋은 생각은 다했었는데... 현실에서 또 이렇게 투덜대고만 있을 수는 없겠구나' 하면서요.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가 나 자신을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기 위함일 텐데 책 읽을 때 마음 따로, 책상에 앉을 때 마음 따로면 그런 나약한 애티튜드도 없겠다 싶었으니까요.
09 . 그래서 저는 주위 사람들에게 당장 읽지 않아도 좋으니 책상 위에 책 한 권 정도 올려두라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꽂아두지 말고, 여러 권의 책과 함께 두지도 말고 언제든 손을 뻗으면 잡힐 만한 거리에 딱 한 권을 두는 게 더 좋다고 권하죠.
더불어 마치 그곳에 영원히 있을 것처럼 두지 말고 업무에 따라 또 기분에 따라 다른 책으로 바꿔 가져다 두는 걸 반복해 보라고 말합니다. 정말 별것 아닌 일처럼 보여도 그 작은 행동이 주는 마음가짐의 변화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죠.
10 . 그러니 여러분도 한 주의 시작은 맘에 드는 책 한 권 책상 위에 올려두는 것으로 출발하면 어떨까요? 혹시 친한 동료가 있다면 그 사람의 책상 위에 한 권을 선물해 주는 것도 좋고요. 그리고는 귀찮고, 힘들고, 짜증 나고, 하기 싫은 순간이 올 때마다 그냥 그 책 한번 집어 들어서 휘리릭 넘기고 맘에 드는 부분은 5분 정도 가볍게 읽어보는 겁니다. 마음가짐이란 게 거창해 보여도 사실 어떻게 책상 앞에 앉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그 순간에 맘에 드는 제목이 눈에 띄도록 세팅해두는 것 역시 어쩌면 내 마인드셋을 현명하게 관리하는 비법일지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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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19일 오후 5:15
1. 자기 철학이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경지에 오르게 되는 것일까?
국내 증권가에서는 호카의 성장률이 정체되는 상황을 두고 독특한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핵심은 2030 러닝족을 중심으로 성장한 호카가 더이상 이들에게 매력적인 브랜드가 아니라는 데 있다는 얘기다. 최근 호카에 대한 관심이 4050 중년층으로도 확대됐는데, 이를 시작으로 주요 고객층인 2030 젊은층이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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