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 칼럼] 럭셔리 브랜드의 '취향저격' 서비스
한국경제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고객경험 개선에 힘쓴 기업의 84%가 매출 성장을 이뤘고, 대략 50%의 고객은 단 한번의 부정적인 경험 이후로는 더 이상 해당 브랜드를 이용하지 않고 다른 브랜드로 옮겨간다는 분석도 있다.
사람마다 이상형이나 어울리는 스타일이 다르듯, 모든 조직은 업이나 문화적인 특성에 따라 이윤 창출에 날개를 달아주는 고객이 모두 다르다. 다시 말해서 모든 고객이 똑같지 않다(All customers are not created equal.) ‘고객’은 존재해도 ‘고객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의 전체 고객을 하나의 단체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고객 한 명 한 명을 개별적으로 그리고 차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국내외 기업에서도 특별한 고객층이 될 만한 잠재력이 있는 고객을 선별해서 감성을 파고드는 고객경험 전략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스타일 좋은 사람들에게 ‘스타일 좋다’는 것은 칭찬이 아니라 그냥 ‘일상어’인 것처럼, 럭셔리 브랜드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일반적인 서비스는 다 받아봐서 감성자극이 안 된다.
그래서 력셔리 브랜드는 차별화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고객과 트렌드 분석을 치밀하게 한다. 예를 들어, 컬렉션 런웨이 현장을 온라인 생중계하고 모델이 착용한 의상을 시청자가 바로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인 것 등이다.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플라자 호텔 직원들은 어린이 숙박객과의 첫 만남에서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한쪽 무릎을 꿇고 인형을 안겨주면서 특별한 고객경험을 선사한다. 바로 인간적인 경험 ‘휴먼터치’를 하면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다.
단절 없는, 번거로움 없는 고객경험을 제공하면서 고객의 감성을 사로잡기 위한 전 세계의 전략들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지만 그 기본 정신은 간단하다. 바로 고객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이 기본적인 서비스 마인드가 흔들리면 제아무리 화려한 테크닉으로 고객을 유혹한다 한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 서비스의 힘은 생각보다 매우 세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 접점 직원들의 ‘서비스 역량’이 성공의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코코샤넬이 집처럼 머물렀던 호텔 리츠 파리의 경쟁력은 시설 같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고객의 취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품격 있게 서비스한 직원들의 우아한 휴먼터치였다.
얼마 전, 지인의 초대로 마음에 남는 럭셔리 서비스를 경험했었다. 이탈리아 자동차 브랜드 마세라티의 프라이빗 고객 행사였는데 품격 있는 행사장 분위기부터 고객을 대하는 직원들의 휴먼터치 서비스가 남달랐다.
성공적인 이벤트는 제품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 뿐 아니라 고객을 홍보대사로 만든다. 필자가 타는 차 브랜드가 아님에도 행사 이후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차의 성능과 아름다운 디자인에 대해 자연스럽게 소개하게 되었다. 만족한 고객경험의 가치는 그 어떤 마케팅보다 파워풀하다.
다니엘 리의 첫 번째 버버리 컬렉션인 2023 F/W 프리뷰 이벤트에 지인의 초대로 다녀왔었다. 행사 진행 측의 훈훈했던 기대 이상의 서비스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샴페인 한 잔을 했기에 대리기사가 필요했는데 바쁜 와중에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마음을 담아 적극 도와주는 모습이 고마웠다.
집에 도착해서 돈을 지불하려는데 이미 정산이 완료되었다는 대리기사의 말에 의아해서 초대한 지인에게 확인해보니 고객을 위한 당연한 서비스라고 한다. 하지만 필자에게는 당연한 서비스가 아닌 기대 이상의 훈훈한 배려로 느껴졌다. 지금도 버버리만 보면 따뜻함이 전해진다. 이처럼 감동한 고객의 마음은 그 브랜드를 향하게 된다.
변화하는 산업 트렌드 시대에 고객경험 혁신을 위해 AI 서비스를 채택하는 등 기업들의 발전 속도는 가파르다. 고객만족, 고객감동을 위한 고객경험 관리가 점점 첨단화되고 다각화되는 가운데, 어떤 럭셔리 서비스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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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5일 오전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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