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 피프티,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feat.DBR)
레드버스백맨
동아비즈니스리뷰(DBR)에 '피프티 피프티 이슈'에 대해 썼습니다. 법원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중이라 여러모로 조심스럽지만, 그럼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을 골라낼 필요는 있습니다. 그 부분을 썼습니다. DBR 링크도 첨부합니다. | 차우진
‘중소돌’의 기적에서 논란의 그룹으로
SUMMARY | 피프티 피프티 사태는 누군가에겐 탐욕의 사례로, 누군가에겐 예의와 의리의 문제가 된다. 그런데 이 사안은 넓은 의미에서 헤게모니 싸움이다. 첫 번째로, 기획사와 아티스트의 갈등이다. 두 번째로, 글로벌과 로컬 자본의 갈등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케이팝이 '팬 인게이지먼트를 높이고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방법론'이자 '엔터테인먼트의 실패 확률을 낮추는 사업 모델'이란 관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케이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더 큰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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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획사와 아티스트의 헤게모니: 계약 문제
이번 사태에서는 선입금, 정산금, 투자금 등 자본과 비용 이슈가 특히 강조됐다. 피프티 피프티 사태 이후 이승기, 첸백시(엑소의 멤버 첸, 백현, 시우민) 등도 유사한 문제를 겪었다. 아이돌 업계에서는 오랫동안 이 문제를 불공정 계약의 관점으로 바라봤다. 2009년 동방신기와 소녀시대 등이 SM엔터테인먼트와 10년 이상의 전속 계약을 맺은 상태에서 공정한 몫의 수익 정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로 쟁점화되었고, 이를 시정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개입하면서 업계엔 7년 표준 계약이 자리 잡게 됐다.
이 7년은 케이팝 특유의 연습생 시스템과 해외(미국) 사례를 참고한 기간으로 나름 합리적인 대안으로도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마의 7년’ 혹은 ‘7년 징크스’라고도 불린다. 아이돌 그룹이 7년 계약 만료 후 재계약을 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기획사가 그룹의 인기가 떨어지고 수익성이 없어졌다고 판단하는 경우다. 두 번째는 그룹의 멤버가 독립했을 때 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다. 보통 회사와 아티스트는 6대4, 7대3의 비율로 계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년 계약 기간 중 이 비율은 양자의 역학 관계에 따라 변동되기도 한다. 기획사와 아티스트의 역학 관계는 데뷔 전, 데뷔 후, 활동 중, 계약 만료 전 등의 시점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특히 미국과 일본 같은 글로벌 톱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경우 아티스트가 더 높은 비율을 확보하면서 힘의 균형이 역전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 계약은 권력의 문제다. 성과에 대한 기여도를 합의하는 과정, 즉 헤게모니의 갈등이다. 음악 산업의 관점에서 피프티 피프티 사태는 성과가 빠르게 가시화될 경우 데뷔 초에도 이러한 역학 관계가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이에 대해 여론은 갓 데뷔한 극초기 단계에서는 아티스트보다 기획사의 기여도가 높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그렇다면 이런 일이 왜 벌어졌을까?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한국 음악의 영향력이 커진 것을 이유로 들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미국 시장에서 케이팝의 인기가 높아진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2) 글로벌과 로컬의 헤게모니: 케이팝의 투자 가치
피프티 피프티 사태에서 흥미로운 점은 논란 초기 ‘워너뮤직’이라는 이름의 등장이다. 어트랙트는 더기버스가 멤버들을 종용하는 과정에서 외부 세력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는데 그 대상을 워너뮤직코리아로 지목했다. 레이블 딜, 바이아웃, 선급금 투자 방식 등 삼자 간에 주고받은 계약의 방식과 저작권, 인접권 양수도 등에 대해서는 현재 법원에서 판단 중인 사안이므로 자세한 내용을 다루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 그룹에 대해 워너뮤직이 관심을 보였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관심을 이해하려면 한국이 아니라 미국의 관점에서 케이팝을 바라봐야 한다. 알다시피 미국은 거의 모든 산업 부문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장이다. 하지만 다른 지역과 달리 이곳은 단일 시장으로 보기 어렵다. 특정 인종과 문화가 지배적이지 않고, 시대에 따라 다양한 문화가 지배력을 얻거나 잃으면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시장이다. 미국은 전 세계의 문화 상품이 모이는 오픈 마켓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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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13일 오전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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