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하반기에 배운 가장 큰 레쓴런 한가지는 인간의 본성은 굉장히 게으르다는 것입니다. 갑자기 왠 본성이냐 하시겠지만 PM도 사람입니다.
어떤 일을 해야할 이유가 10가지가 있습니다. 그때 갑자기 안해야 할 이유가 1가지만 생기더라도, 이거 꼭 해야하나? 그냥 안해도 되나? 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인간은 뭔갈 하는 것보다 안하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볼게요. PM인 제가 뭔갈 해보자! 라는 아젠다를 올렸는데 개발자들 반응이 뜨뜻미지근합니다. 목표는 뭔가요? 큰 임팩트 있을까요? 예전에 해봤는데 공수 너무 많이 들었어요 등등.. 피드백을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아 그냥 하지 말까? 란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어요. 이러이러한 이유를 들어 하지 않음 이라는
결정을 내렸을 때 이것은 이성적인 선택이 아니라 게으른 인간의 본성을 따르는 선택일 수 있습니다.
반기를 회고해보면서 알게 모르게 제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적이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이런 아이템은 대상자 고르기도 어렵고, 임팩트도 적어서 굳이 할 필요가 없지 않나? 하면서 과거에 스스로 포기했던 서비스들을 다시 검토하고 출시해봤는데요. 최근에 그런 결정들을 재점검하는 시간을 가지니 그동안 쉬운 선택을 했는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어요.
- 과거 실행에서 공수가 많다면 -> 공수가 어디가 많이 들었는지? 스펙에서 제외할 수 없는지 고민하기
- 대상자가 한정되어있어 줄 수 있는 가치의 총량이 작다면? -> 비대상자들에게도 조금이라도 줄 수 있는 가치는 없을지? 고민하기
- 고객이 너무 어려워할 것 같아요 이해할 수 있을까요? -> 고객이 진짜 이해해야만 하는가? 생각해보기
이렇게 고민하다보면 실행을 못하게 하는 장애물들이 하나씩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게으름에 기인한 선택은 신입보다는 주니어와 시니어들이 더 경계하고 조심해야할 태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애매하게 머리가 크면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내가 게으른 본성에 굴복한 것은 아닐지! 끊임없이 의심하며 결국 해낼 것. 이번 반기에 배운 가장 큰 레쓴런인 것 같아요.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3년 12월 20일 오후 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