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일정은 추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노력하여 달성하는 것입니다.

통계에서 추정은 실제로 존재하는 값을 예측하는 활동입니다. ‘생산제품의 불량률’,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기간’등이 그 예입니다. 이론적으로 추정치는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불량률을 0.1%로 추정했다고 실제 생산할 때 불량률 추정치 0.1%는 생산과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0.2%가 될 불량률을 0.1%로 내리기도 힘들고, 0.05%가 될 불량률을 0.1% 올리기도 힘듭니다. 즉, 추정치와 실제 값은 상호 독립적입니다.


그러나 기간 추정치는 실적 기간에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분당에서 부산 사직동까지 승용차로 이동하는 시간을 5시간으로 추정하여 약속했다면 운전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휴게소를 들르는 횟수, 자동차 속도를 조정할 것입니다. 분당에서 부산 사직동까지 4시간 50분이 걸렸다면 추정을 잘한 것일까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실행을 잘한 것일까요? 아마도 두가지를 모두 잘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산까지 가는 적정 시간을 잘 추정했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도 했을 것입니다.


프로젝트 일정관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정계획이 프로젝트 팀원의 생산성과 관리방식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일정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일정추정 뿐만 아니라 실행도 잘해야 합니다. 일정계획 수립을 잘 했다는 것은 프로젝트 실행으로 커버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정확한 일정추정은 어렵습니다.


프로젝트 업무의 수행기간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의 생산성’과 ‘업무의 규모’를 알아야 합니다. 또한 프로젝트는 팀원들과 함께 수행하기 때문에 일정 추정시 팀웍도 중요합니다. 팀웍이 나쁘면 팀원의 동기부여가 안되고 부정적인 갈등이 증가하여 생산성이 낮아집니다. 또한 요구사항에 대한 이해와 소통이 미흡하면 요구사항 변경이 많아지고 그 결과는 업무규모가 증가하는 것과 동일합니다.

 

프로젝트 일정을 추정하기 어려운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업무규모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일정계획을 수립하는 프로젝트 착수시점에서 전체 요구사항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듭니다. 요구사항 파악도 어려운 시점에서 요구사항 규모를 추정하는 것은 더욱 힘듭니다. 고객도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프로젝트 팀이 요구사항의 크기를 파악하기는 더욱 힘듭니다.

 

• 팀원의 생산성을 파악하기 힘듭니다. 

프로젝트를 끝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직무의 사람들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합니다. 다양한 직무의 사람들의 생산성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업무를 수행할 사람들에게 주어진 업무를 완료하는데 필요한 기간을 물어보지만 과소추정하는 사람도 있고, 과다추정하는 사람도 있어 불확실성이 높아집니다. 팀원들의 생산성을 파악할 때는 각종 시간도둑(time robber)들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경조사, 휴가, 본사의 업무요청, 팀원들의 개인사(이직, 실연..) 등을 고려한다면 생산성 손실을 어느정도(10%) 감안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프로젝트의 팀웍을 예측하기 힘듭니다. 

상품의 유지보수를 위한 프로젝트 팀을 제외하면 프로젝트 팀원중 처음 엄무를 해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프로젝트에서 새로운 팀웍을 만드는 과정은 역동적입니다. 팀원들 간의 상호작용, 리더들의 리더십, 이해관계자들의 성향 등이 어우러져 프로젝트의 고유한 팀웍이 만들어집니다. 좋은 팀웍이 만들어지면 재미있게 일하면서 프로젝트 목표를 달성하지만 반대로 나쁜 팀웍이 만들어지면 일도 힘들고 성과도 나빠집니다. 

 

- 확실한 일정, 불확실한 일정, 불가능한 일정을 구분해야 합니다.    


정확한 일정계획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힘들지만 일정을 확정하면 프로젝트 관리자는 일정계획을 세 가지 유형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확실한 일정’은 큰 이변이 없는 한 프로젝트 목표를 달성가능한 일정입니다. 반대로 ‘불가능한 일정’은 큰 이변이 없는 한 프로젝트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일정입니다. 


‘불확실한 일정’은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는 일정입니다. 대부분의 프로젝트 일정달성 가능성은 0과 1 사이의 수많은 실수(實數)와 같습니다. 불가능(0)에 가까운 불확실성 일수도 있고 확실(1)에 가까운 불확실성 일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일정과 불가능한 일정은 업무의 크기(난이도 포함)와 팀원의 역량(생산성)만 고려하면 판단 할 수 있습니다. 팀원에게 주어진 업무의 크기가 팀원의 역량으로는 감당하기 불가능하면 불가능한 일정이 되고, 팀원의 역량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으면 확실한 일정이 됩니다. 프로젝트를 착수하는 시점에서 프로젝트 관리자는 이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확실한 일정은 감사하게 수용하고, 불가능한 일정은 피하거나 불확실한 일정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불확실한 일정은 업무의 규모, 팀원의 역량, 팀웍의 수준 모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요구사항이 많거나 변경될 가능성이 높을 수 있고, 요구사항은 적정하지만 티밍이 지연되거나 이해관계자와 팀원의 성향을 파악하지 못해 팀원의 생산성 또는 팀웍이 일정의 불확실성 정도를 판단하기 힘듭니다. 이런 프로젝트에서는 실행을 잘하지 않으면 프로젝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 착수 시엔 일정을 변수로 추정하고, 진행 시엔 상수로 관리합니다. 


프로젝트 착수시점에 미래 프로젝트 성과를 정확하게 맞추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주어진 정보를 기반으로 미래에 달성가능한 구간을 추정할 뿐입니다. 주어진 정보를 활용하여 최선의 추정을 한 뒤 프로젝트 성공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프로젝트 납기준수는 추정의 신뢰성과 프로젝트 팀원의 노력(생산성, 팀웍)에 달려있습니다. 대부분의 프로젝트 목표 달성은 계획수립과 실행 모두를 잘했을 때 가능합니다. 아무리 잘 실행해도 무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없고, 달성가능한 일정계획도 팀웍이 무너지면 목표를 달성할 수 없습니다.  

   
프로젝트 계획수립 시점에 일정은 변수일수도 있고 상수일 수도 있습니다. 계획수립 시점에서 일정이 변수인 경우는 요구사항과 예산을 고객이 확정하고 일정은 고객과 프로젝트 팀이 협의하여 결정하는 상황입니다. 반대로 계획수립 시점에서 일정이 상수인 경우는 일정을 확정한 뒤 목표달성을 위한 예산을 결정하는 상황입니다.


프로젝트 계획수립 이후 일정은 이해관계자들에게 약속한 것이기 때문에 상수로 관리해야 합니다. 일정을 상수로 관리하려면 품질, 요구사항, 예산,  인력 중 한 가지 이상을 변수로 관리해야 합니다. 일정을 준수하기 위해 요구사항이나 품질수준을 이해관계자와 협의할 수 있고, 스폰서와 인력 또는 예산을 협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 일정을 준수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확실한 일정이 아니었다면 프로젝트 일정은 저절로 지켜지는 것이 아닙니다. 일정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팀원들이 노력해야 합니다. 프로젝트 관리자는 말할 것도 없고요..

 

정확한 일정은 추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노력하여 달성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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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삼성 SDS에서 30년동안 경험하고 체득한 교훈을 정리한 <슬기로운 PM 생활>을 25년 1월 출간한 소식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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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10일 오전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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