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주목해야 할 새로운 영역, SaaS

HR SaaS를 만드는 회사에서 2년 넘게 근무하면서 여러 가지 일을 맡아왔지만, 최근 가장 꽂혀 있는 일은 "Product Designer"를 채용하는 일이다. 채용이 정말 쉽지 않지만, 동시에 우리 제품에서 Product Designer 가 얼마나 중요한지 피부로 느끼고 중이기도 하다. 


채용이 어려운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시장상황에서 찾을 수 있다. 

흔히 경력직 채용을 할 때에는 직무와 산업의 일치를 기본적으로 고려하게 되고, 그 두 가지가 딱 맞아서 즉시 기여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하려 하는데, 한국 시장에 HR SaaS는커녕 SaaS 자체가 많지 않아서 한 축의 기준을 고수할 수 없다는 것. 그렇기에 "SaaS를 해본 사람"이 아니더라도, 우리 나름의 기준과 방법으로 "우리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인지를 고려해서 채용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 직무를 계속해서 파보게 되는데 그럴수록 프로덕트 디자이너에게 SaaS는 너무나 매력적인 영역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일뿐만 아니라 사적 영역에서도, 이를테면 디자인을 하는 친구와의 대화에서도 "SaaS 프로덕트 디자이너 강추야"로 결론 내리게 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과몰입이야 정말..)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주목해야 할 새로운 영역, SaaS


SaaS가 사실 그다지 새로운 영역도 아니고, 심지어 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도 아니기 때문에 이 글의 제목이 꽤 어그로를 끌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글로벌에 비해 한국은 아직 잘 만든 SaaS가 많지 않고,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디자이너 채용에 대한 집착레벨은 꽤 높다는 스스로 판단하고 있어서, 이 과정에서 내 나름의 생각을 남기고 싶었다.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해결하기

학창 시절 아무리 어려운 문제를 만나더라도 문제는 하나, 답도 하나였다. 풀이 방법은 다양하더라도. SaaS 가 풀고 있는 문제는 조금 다른 양상을 띤다. 여러 가지 문제의 하나의 답을 찾아야 한다는 낯선 상황이 펼쳐진다. 그렇기에 SaaS는 어렵다. 


SaaS는 유저가 만나는 여러 케이스를 범용적으로 풀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복잡하다. 

예를 들어 HR SaaS에서 "근태제도"와 관련된 무언가를 제품을 통해 사용한다고 가정해 보자. 단순하게 생각해서 고객사가 5개 있는데, 각 회사에서 3개 정도의 근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럼 이 고객사들이 사용하는 SaaS는 5*3의 케이스를 모두 범용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프로덕트여야 한다. 


어려운 문제. 누구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것을 풀어가는 과정에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성장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프로덕트 디자이너에게 SaaS는 아무리 시니어라도 끊임없이 배우고 발전할 수 있는 텃밭이 되어준다. 거기에서 이루어낸 성취나 배움은 자신의 Track Record가 될 것이고. 


디자이너의 목표와 비즈니스 목표가 맞닿아 있는 프로덕트 

보통 기업은 영리를 추구해야 하니, 매출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고 유저의 유용성, 사용성, 감성과는 다른 길을 향해갈 수밖에 없다. 

SaaS는 일반적인 커머스나 여타의 B2C 프로덕트와 달리, 이미 비용을 지불한 고객에게 사용성을 가치로 전달해야 한다. 또한 SaaS는 고객의 Acquisition 뿐만 아니라 Retention이 매우 매우 중요해서, 지속적으로 가치를 전달, 강화해야 하는 숙명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해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할 때 고민하는 목표와 프로덕트의 비즈니스 목표가 방향성이 결이 같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디자이너는 왜 디자이너가 되었을까? 

시작은 재미, 흥미일 수도 있고, 앞으로 이 분야가 뜬다더라 하는 전망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디자이너라면 한 번씩은 편리성, 사용성, 유용성을 구현하면서 얻는 보람과 그에 따른 일에서 의미와 가치를 느끼는 것 같았다. 그런 맥락에서 SaaS는 너무나 매력적이다. 


이 이야기는 두 가지를 시사하는데, 첫 번째로는 (위 내용에 공감한다면) 내가 추구하는 커리어 방향성에 부합한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그만큼 이 비즈니스에서 디자이너의 기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첫 번째가 조금 이상적인 이야기라면, 두 번째는 커리어와 현생(?)에서 조금 더 실질적인 이야기로 다가온다. 프로덕트 성공에 기여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은, 내적/외적동기를 충족시킬만한 여러 가지 보상이 따른다는 것 또한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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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1일 오전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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