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 조회

구직자가 취업할 기업을 탐색할 때, 기업 리뷰 사이트를 방문하여 정보를 얻습니다. 같은 이치로 기업은 인재를 영입할 때, 인재에 대한 평판을 그의 주변 인물들과 대화를 통하여 정보를 얻습니다.


서류 검토와 면접, 기타 과제 전형을 모두 통과한 입사 지원자를 검증할 마지막 관문은 평판을 조회하는 것입니다. 평판을 조회한다는 것은 입사 지원자의 주변 인물들에게 그의 경험과 역량, 태도와 같은 내용을 물어본다는 의미입니다.


입사 지원자의 입을 통해 직접 전해 들은 이야기와 그의 주변 인물들이 생각하는 진술을 비교 탐색해 볼 수 있는 기회가 평판 조회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입사 지원자의 주변 인물들에게 질문했을 때, 객관적이고 정직하게 답변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한 사람의 미래가 달린 취업이라는 대사에 부정적인 피드백으로 찬물을 끼 얻는 것은 아닐지 걱정하는 마음으로 평판을 소개할 것 같습니다. 제가 누군가를 증언하는 입장이라면 그럴 듯합니다. 물론 증언해야 하는 사람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평판을 소개해야 하는 사람이 친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떤 질문을 받아도 훌륭하다고 전할 것입니다. 반면, 그냥 그런 사이에 사람을 이야기한다면, 조금 더 객관적인 이야기를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관계라는 것이 이렇게 편파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사 지원자의 주변 사람들에게 그에 대한 질문을 하는 이유는 단지 그를 평가하기 위한 목적만은 아닙니다. 동료가 되었을 때 그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방법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업 방식을 그의 과거 동료에게 힌트를 얻는다면, 인재가 입사 후 적응하고 성과를 만드는 여정을 잘 도울 수 있습니다.


정말 철저한 검증을 목적으로 한다면, 평판 조회 대상을 지정받지 않는 방식이 있습니다. 보통 입사 지원자가 그의 평판을 조회할 대상을 선정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고 인재가 궁금한 조직이 입사 지원자의 옛 동료를 수소문하여 찾아 그에 대해서 물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인재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입사 지원자가 직접 평판 조회 대상을 지정하는 것보다 훨씬 객관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높습니다.


평판 조회는 입사 지원자가 대상자를 지정하든 아니든 그의 동의를 구하고 진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가끔 회사가 입사 지원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그의 옛 동료에게 평판을 묻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인재에게 걸리지 않으면 그냥 모르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기업이 몰래 평판을 조회했다는 사실이 인재의 귀에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높고, 그랬을 때 기업에 대한 신뢰가 추락한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직장인 관계가 대단히 좁아서 마음만 먹으면 연결할 수 있는 사이가 많습니다. 다리에 다리를 건너면 모르는 사람이 없고, 돌고 돌아서 다시 만나게 되는 지구가 둥글다는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그러니까 사실 평판 조회를 입사 지원자의 동의를 구할 필요도 없이 얼마든지 슬쩍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런 욕구가 자연스럽게 들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아는 다른 사람이 우리 회사 입사 지원자를 알 수 있는데, 그만큼 객관적인 검증 방식이 어디 있겠습니까?


관계는 신뢰로 만들어진다고 믿습니다. 신뢰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눈앞에 있는 것과 같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럴 것이라고 믿음을 주는 마음이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채용 여정에서 인재와 기업이 서로 정직해야 하는 이유가 신뢰라는 관계 형성을 위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인재를 얼마든지 뒤에서 조사할 수 있지만, 인재에게 동의를 얻어서 공식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신뢰를 얻는 길입니다.


브랜드 파워가 부족한 스타트업이 고래와 같은 큰 기업과 인재 영입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은 인재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입니다. 인재에게 심어줄 수 있는 비전이 있고, 그 비전이 허언이 아니라 진실되게 추구할 가치라는 것을 증명하는 과정에서 인재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물리적 보상을 최우선 가치로 추구하는 인재가 아니라면, 신뢰할 수 있는 비전과 동료가 있는 곳에서 함께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입니다.


아직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에서 인재 영입이라는 어려운 미션을 수행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오늘은 우리 조직이 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정리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것으로 진실되게 영입하고 싶은 인재와 소통한다면,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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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11일 오전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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