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인재를 영입하는 데 성공한 기업은 이제 인재와 함께 행복한 미래를 그리게 됩니다. 그런데 아직 많은 식구를 거느려 본 경험이 부족한 스타트업의 경우, 새로운 구성원이 합류했을 때 무엇을 어떻게 도움을 줘야 구성원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서로가 낯선 인재와 기업은 우왕좌왕하다가 그만 잘 맞지 않는다고 오해를 갖고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됩니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이 만나 가정을 이루면, 얼마나 사랑하는 마음이 컸던지 관계없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쉽지 않습니다. 잠을 자고 일어나고 식사를 하며 일상을 보내는 모든 시간이 이전과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물리적인 환경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분위기나 문화가 새롭고 낯설게 느껴집니다.
유명한 연예인 커플이 헤어지며 이유가 성격 차이였다고 이야기하는 내용이 어린 시절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뭔가 다른 큰 잘못이 있었는데, 언론에 공개하기를 꺼려 대충 둘러댄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른이 된 지금은 성격 차이로 헤어진다는 이야기가 어떤 의미인지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생각해 보면 가정을 이루는 방법을 학교나 부모님이 정규 교육 과정으로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가정을 꾸리는 부부가 알아서 잘 지지고 볶고 해야 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싫어하는 말이 ‘알아서 잘 하세요‘입니다. 아무리 유사한 경험을 이전에 해본 적 있는 사람이라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그런데 알아서 잘 하라뇨. 그건 공동체를 이루는 구성원으로 책임감이 부족한 생각입니다.
인재를 영입한 기업이 해야 할 일은 인재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돕는 방법이나 내용에 정답이 있지 않습니다. 기업의 문화와 조직 구성원의 특성을 반영하여 합류한 인재에게 어떤 도움을 준다면 빠르게 적응하여 일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인재가 고객이고 적응을 돕는 일이 서비스라면, 고객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대화를 통해 파악하여 그 원하는 바를 제공하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요즘 많은 스타트업에서 입사 3개월을 인재를 검증하는 기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기도 전에 검증의 눈초리를 받으며 알아서 잘 생존해야 하는 것입니다. 여차하며 내팽개쳐질 수 있는 불안한 상황 가운데 악착같이 혼신의 힘을 다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기업의 입장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보여줬던 모습과 다르게 기대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불성실하거나 매너가 좋지 않은 사람도 있어서 어렵게 영입한 인재에게 상처받은 기업의 아픈 경험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것은 지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리적 안정감과 업무 방식에 대한 도움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인재가 기대 수준에 부합하는가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고 꼭 필요한 일이 맞습니다. 다만, 잘못하면 아웃이라는 긴장감을 조성하며 새로운 구성원을 압박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실수해도 괜찮으니 적극적으로 실행해 보라고 격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와 기존 구성원이 선호하는 업무 방식이 있다면, 함께 협업하는 프로젝트에서 합류한 인재에게 원하는 업무 방식을 정확하게 요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기업이 추구하는 문화와 업무 방식이 잘 맞겠다고 판단하여 채용했더라도 실제로 함께 일을 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다름이 틀렸다고 지적하며 우린 잘 맞지 않는 관계라고 정의한다면 어느 누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AI와 같은 지능과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모를까, 새로운 환경과 업무 방식을 알아서 잘 캐치하여 빈틈없이 틀림없이 맞출 수 있는 사람은 잘 없을 것 같습니다.
서로 조금 생각이 다르고, 일부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채용 전형 과정에서 조직에 필요하다고 생각한 역량과 경험이 있다면 인재가 조직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기업에게 필요한 것은 인재가 가진 역량과 경험을 활용한 성장 모멘텀이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착실한 종이 아닙니다. 그럼 기업은 인재가 가진 능력을 어떻게 하면 잘 발휘하여 성장에 기여하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연구하여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식구는 늘 어렵습니다. 아들과 딸이 똑같은 엄마 뱃속에서 나왔는데 어떻게 그리 다를 수 있는지 놀랍습니다. 그런데 아들과 딸이 아빠와 엄마라는 기존 구성원과 잘 안 맞는다고 해서 버리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끌어안고 같이 살기 위해 노력합니다. 때론 인내하고 싸우기도 하고 용서하고 사랑합니다. 기업이라는 조직 공동체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필요와 책임감에 조금 더 포커스를 맞춘 관계일 뿐입니다.
새로운 구성원과 건강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 문화가 조성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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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12일 오후 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