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는 드리블의 달인이었다. 강원도 깊은 산골짜기의 운동장은 양 팀 선수들이 서 있는 것만으로 꽉 차는 크기였지만, 선배는 그 작은 공간을 바람처럼 누비고 다녔다. 상대편이었던 나는 단 한 번도 그의 팀을 이길 수 없었고, 그가 바닷가에서 태어났기에 어린시절 매일같이 모래밭에서 공을 찼다는 사실과 대학에서 체육교육학을 전공했다는 사실을 핑계로 삼았다 “운동 신경을 타고난 사람이야”, “역시 운동은 어릴 때 열심히 해야 해”, “체육인을 어떻게 이기냐?” 그런 그가 어느 날 들려준 비결은 충격적이었다. “경기가 시작되면 처음 5분 동안 상대팀 모든 선수들에게 공을 몰고 가서 마주 서. 그리고 그 사람이 수비할 때 어떤 스타일인지 외워. 뒷걸음질을 치는지, 공을 빼앗으려 달려드는지, 공을 차는 척하면 등을 보이는지. 그렇게 상대 선수들의 정보를 모두 입력하고, 남은 85분 동안 상대방에 맞춰 기술을 쓰는거야.” 우리는 천재를 숭배한다. 만약 그 사람이 엄청난 노력으로 성공한 것이라면, 그만큼 노력하지 않은 게으른 나를 인정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나 또한 그래서 그를 축구 천재로 생각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하지만 세상 대부분의 탁월함은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물론 재능도, 기회도, 여건도 중요하겠지만, 최소한 50% 이상은 노력이라고 믿는다. 위대한 리더는 무언가 특별한 자질을 타고 났을 것이라고, 나는 그런 면에서 부족함이 많다고 믿어 왔다면, 이제 그런 생각들은 던져 버리자. 탁월함은 대장간의 쇳덩이처럼 반복적인 노력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길고 지루한 시간을 통해 한 걸음씩 나아가면서 한 뼘씩 자라나는 것이다. 시루에 콩을 넣고 물을 부으면 물은 아래로 다 빠져 버리지만 콩나물은 자란다. 하루하루 좋은 글을 읽고, 작은 시도들을 하는 동안, 시간은 흘러가 버리더라도 당신은 자랄 것이다. 그러면 어느 날, 당신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리더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니, 오늘부터 시작하자.

01화 탁월함은 어디에서 오는가

Brunch Story

01화 탁월함은 어디에서 오는가

2021년 11월 12일 오후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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