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을 먼저 하지는 마세요. 제발요.

‘안녕하세요. 저희 제품 사주세요. 팔로우 해주세요. 지갑 열어주세요. 시간을 내주세요. 감사합니다.’ 플랫폼 활동을 하다보면 다양한 분들과 연결되게 됩니다. 제가 제안해서 티타임이나 식사, 모임을 함께 하는 경우도 많고, 상대측에서 제안을 해주셔서 만나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도 있죠. 종종 겪게 되는 일이고, 고백하자면 저도 ‘가치를 먼저 제안하라’는 진리를 깨닫기 전에는 마음이 급해서 쓰던 방식인데요, ‘부탁부터 때려박는’ 분들이 좀 계시더라고요. 인사 다음에 바로 부탁이 나오는겁니다. 마음이 급해서 그럴 겁니다. 이런 방식으로 제안을 보냈을 때 응해준 상대가 없지는 않았을테니 먹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하고 계신 걸 겁니다. 그런데 저는 ‘신뢰를 먼저 얻어야 하고, 가치를 먼저 제안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내가 제안하거나 요청하는 입장이니 상대가 갑이며, 상대가 시간을 내고 지갑을 열 마음이 들도록 내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들 알고 계신 것 같아서요. 기본이겠죠. 기본이니 조금만 풀어보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짧은 시간 안에 전달해야 하고, 이를 위해 ‘어떻게’를 고민해야 하겠죠. 마음을 보여드리고 상대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준비했다는 최소한의 메시지를 보낼 수 있어야 하겠죠. 이상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상대방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 시간을 좀 더 쓰고요. 그런데 오늘은 조금 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태도’에 대한 얘깁니다. 실력, 신뢰, 그리고 가치는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만의 플라이휠 공식을 찾기 전까지는 분투해서 준비하면서 조금씩 키워나가야 하죠. 이런 성장 방식 중 하나는 ‘상대는 없는데 나에게는 있는 것’에 대해서 고찰하고 실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거죠. 상대가 주니어라면 비교적 경험이 많은 내가 공유해드릴 수 있는 얘기가 있을 수 있겠죠. 물론 이 경우에도 조심스럽게, 질문으로 확인하면서, 조언이 아닌 공유를 해야 하겠지만요. 상대가 시니어인 경우에도, 젊은 사람이 가치를 더해줄 수 있는 부분은 분명히 있습니다. 하다못해 내가 인스타그램을 더 잘하거나 맛집을 더 잘 알수도 있죠. 주니어분들과 연결되고 싶으신 분에게 내 네트워크를 제공할수도 있습니다. 나라는 페르소나에 대한 정보 자체가 도움이 될수도 있죠.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실력과 신뢰를 쌓기 전이라면, ‘상대적 가치’를 파악해 상대의 시간을 빼앗지 않고 나와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실 수 있도록 빠르게 매력을 발산해야 합니다. 상대의 페인포인트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더라도, 상대가 매력적으로 느끼지 않으면, 다 이유가 있는 거죠. 테스트하고 기록하며 고민할 일입니다. ‘부탁’으로 이뤄진 관계는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상대가 내 ‘부탁 때려박기’를 들어주더라도, 관계는 거기서 끝나고, 나에겐 부채만 남게 됩니다. 먼저 선행을 베풀고 가치를 준 사람에겐 효능감과 함께 좋은 관계가 생기는데, 부탁부터 시작한 사람은 관계는 남지 않는데 부채만 생기죠. 불쾌한 관계가 될 가능성이 꽤 높은 것이죠. ‘나에게는 줄 것이 없다’는 태도는 위험합니다. 가치가 발생하는 지점을 모색하는 기회를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인 가치는 어디서나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인데 말이죠. ‘내가 먼저 가치를 제공해야 하며, 나는 가치로운 인간이다’는 태도는 성장의 길로 접어드는데 도움이 됩니다. 어떤 상대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지 고민하며 실행할 수 있게 해주죠. 실제로는 상대에게 도움이 안될지라도, ‘부탁’보다는 ‘귀여운 가치 제안’이 더 나을 겁니다. 염치 없는 것보다는, 귀여운게 낫죠. 그러니 부탁을 먼저 하지는 마세요. 상대에게 힘을 넘겨주는 일입니다. 나에게 성장의 기회를 주지 않는 일이고요. 저같은 사람은… 좀 조심스럽지만, 일부러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겁니다. 정말 쉬운 일일 수도 있는데, 무턱대고 부탁부터 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는 없거든요. 가치를 먼저 제안하는 사람과 함께 해야죠. 그래야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나도 성장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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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20일 오후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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