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생활을 하거나 사회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다양한 얘기를 듣게 되기 마련이다. 회사를 언제까지 다녀야 할지 모르겠다는 얘기부터, 나가면 뭘 해야 하나 하는 현실적인 고민을 토로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그 과정에서 항상 나오는 얘기가 바로 ‘내가 뭘 잘하는지 모르겠다’라는 말이다.
물론 이런 고민 없이 그냥 사는 사람도 수두룩하다. 고민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니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겠다는 뜻일텐데, 과연 우리의 인생은 지금까지 흘러왔던 대로 흘러갈 것이며 그 과정에서 ‘더 나아질 가능성’은 찾기 어려운걸까? 단언컨대, 그러한 자세는 자신의 고귀한 인생에 대한 능멸이다. 이와 관련해서 얘기해보자.
MBTI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대학생이나 취준생은 물론 직장인에게까지 MBTI검사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MBTI검사는 정확도가 상당히 떨어진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성격으로 믿고 있는데, 하긴 5천만 국민을 4가지 성격으로 나눈 혈액형 성격도 철썩같이 믿고 있으니 일견 이해가 되기도 한다.
이런 걸 보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 대해 참으로 궁금해하면서 누군가가 우리에 대해 설득력 있게 확답을 주길 원하는 듯하다. 학창시절부터 자신의 진로를 당당하게 밝히면서 선생님을 설득했던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는 선생님이나 부모님, 선배가 권해주는 학교와 학과를 선택했다. 그리고 나의 재능을 주어진 환경에 맞추는데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다.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의 재능이 어떤 그라운드에서 가장 크게 발휘되는지를 고민 할 겨를도 없이 시키는 대로 착실히 일해 왔던 우리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의 인생에 대한 결정권을 다른 이의 손에 쥐어주며 마음 편해 했었다. 지금의 삶에 대한 걱정이 있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기대를 갖고 싶다면, 상황을 바꾸는 힘이 필요하다.
내가 어떤 것에 재능이 있고, 어떤 일에 올인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판단,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가능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인식하게 된다면 수많은 유혹 앞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밀리언셀러 <GRIT>의 저자 앤젤라 더크워스 교수가 제시한 내용을 바탕으로 필자의 의견을 약간 덧대어 본다.
1️⃣모든 성공의 바탕은 ‘열정’이다. 자신의 열정이 탄생하는 순간을 놓치지 말라. ‘열정’은 흔해빠진 일반명사가 아니다. 열정은 타인에게 에너지를 전달하고 신뢰도를 높인다. 장애물 앞에서는 ‘되는 방법’을 먼저 생각하는 성장형 마인드셋이 필수적 요소이다.
열정이 있다는 평가는 큰 칭찬임을 알아야 한다. 헌데 이러한 열정은 갑자기 종이 울리듯 생겨나지 않는다. 열정의 가장 초기 형태는 ‘흥미와 관심’이다. 새로운 것, 재밌는 것, 남들에게 칭찬받는 것이나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상황 등이 모두 관심이 생길 수 있는 조건인데, 그때가 언제인지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관심의 발견은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업무,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얻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제프 베조스 역시 ‘사람들이 저지르는 큰 실수중의 하나는 스스로에게 흥미를 강요하는 행동’이라고 했다. 직접 겪어보고 시험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같은 맥락으로 필자는 당신이 30~40대라면 가능한 한 많은 것을 경험해보길 권한다. 20년짜리 경험을 가질 것인지, 1년짜리 경험을 20번 가질 것인지는 당신의 선택이다.
2️⃣진검승부는 관심을 어떻게 열정으로 ‘발전’시키느냐이다. 이를 위해서는 질적으로 다른 연습이 필요하다. ‘의식적인 연습’이라고 일컬어지는 이 과정은 다음의 단계를 가진다.
우선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필요한 전체 기술 중에 부분에 집중해서 개선시킨다. 그리고 반복하여 부분의 합으로 전체 개선을 이루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독서를 함에 있어서도 심신안정, 기분전환 등의 이유라고 한다면 이는 실력과는 관계가 없다.
특정 분야에 대해 주 1회 블로그 글을 쓰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치면, 그에 맞는 해당분야 지식을 순차적으로 습득하면서 표현력을 키우는 글쓰기 기술 역시 하나씩 섭렵하는 방식으로 각 부분의 개선을 반복해 나갈 필요가 있다.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면서 축적된 실력은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이다.
우리는 흔히 인내력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목표를 위해 견디는 것과 어쩔수 없이 버티는 것은 천지차이다. 현실의 상황을 냉정하게 받아들이는 수용적 태도를 기반으로 ‘자신의 성장을 직접 목도’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의식적인 연습을 가능케 하는 주요 동기이다.
3️⃣열정상태가 오래도록 이어지도록 충분히 높은 ‘목적의식’을 가져라. 앞에서 열정의 시작은 개인의 흥미와 관심이라고 했다. 이렇게 태어난 열정의 씨앗은 발전단계를 거쳐 점차 타오르게 되는데, 중요한 것은 이러한 열정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능력일 것이다.
그를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목적의식이 필요하다. 즉, 내가 하는 일이 내 자신의 성장외에도 타인의 행복에도 기여하는 ‘사회적 가치’를 지닌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하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 열정과 사명감을 가진 ‘몰입’상황에 가까워지게 된다.
이는 Simon Sinek의 ‘Golden Circle’과도 궤를 같이 한다. 즉,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한 답변으로, 단순히 눈앞의 결과물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그리고 공동체적으로 어떤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지를 충분히 숙고하고 또 확신을 가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나의 열정과 의지에 기름을 붓게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천재(Genius)’라는 단어는 ‘낳다’라는 뜻의 라틴어 ‘gignere’에서 유래되었다. 본래는 태어날 때부터 사람을 곁에서 지켜주는 ‘수호신’을 가르켰고, 이런 의미에서 보면 천재성은 특별한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닌 모두에게 부여된 천부성인 셈이다.
아직도 숨겨져 있다고 생각하는 나의 천재적 역량을 찾아 헤매기보다 자신이 지금까지 어떤 결과물을 쌓아왔으며 지금 가진 역량은 어떤 축적과 인내의 결과인지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확신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쌓아나가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