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진 칼럼] 기업 이미지는 구성원의 말과 행동에서 시작!

서울 강남 테헤란로는 규모가 큰 대기업과 작은 기업이 몰려 있는 동네다. 점심시간의 테헤란로는 쏟아져 나오는 직장인들 때문에 요리조리 피해 다녀야 할 정도로 복잡하다. 웬만한 식당은 점심시간 내내 줄이 길게 늘어서 있을 정도다.   


이 길을 수시로 오가는 나는 빌딩을 지나칠 때마다 어떤 회사들이 그 빌딩에 상주해 있는지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다. 건물 뒤 주차장 근처에서 담배를 피우는 직장인들 때문이다. 빌딩 내에 흡연구역이 없다 보니 쏟아져 나와 건물 뒤편에서 단체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수십 명이 모여 담배꽁초가 널브러져 있는 곳에서 연기를 뿜는 모습을 보면 기업의 이미지뿐 아니라 빌딩 이미지까지 형편없어 보인다.    


그 길을 뚫고 나와 좁은 인도를 걷는 동안에도 불편은 계속된다. ‘누구 목소리가 더 큰가!’ 마치 대회라도 하듯 앞뒤에서 떠들어 대는 통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길을 빠져나올 때까지 알고 싶지도 않은 이야기를 어쩔 수 없이 듣게 된다. “팀장님이 어쩌고저쩌고”, “신입사원이 들어왔는데…” 길에서, 횡단보도에서, 승강기에서, 식당에서 수다는 계속된다. 


주변에 사람이 있으면 목소리를 낮춰 타인에게 들리지 않게 해야 하는데 누가 듣든 말든 상관없는 모양이다. 저절로 들은 이야기로 그들이 속해 있는 조직 상황이 한눈에 들어온다. 당당하게 목에 ‘사원증’을 건 채 신나게 떠드는 이들은 도대체 무슨 배짱일까. 사원증에 그들이 다니는 회사가 선명하게 찍혀 있지만 험담을 대놓고 하는 건 길가는 사람들이 자신을 모르니 상관없다는 뜻일 게다. 밖에 나와서 회사 이미지를 함부로 깎아 먹는 이들이 근무 시간에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기업의 이미지는 조직 구성원들의 말과 행동, 태도와 이미지가 모여 만들어진다. 기업에서 광고와 홍보를 아무리 멋들어지게 해도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한 한두 명의 조직 구성원이 보여주는 태도와 이미지로 기업을 평가하기 마련이다. 기업의 구성원들이 외부에서 어떤 태도로 살고 있는지, 기업 대표들은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김소진
뉴욕대학교(NYU) 인사관리 석사. 서울시·과학기술부·경찰청 등 공공기관 채용 면접관으로 활동 중이며, KBS ‘스카우트’, tvN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심사위원으로 출연했다. 현재 제니휴먼리소스 대표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성공하는 남자의 디테일》, 《성공하는 남자의 디테일 두 번째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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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13일 오전 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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