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협상 vs. 연봉 조정/리뷰

가끔 받는 질문 중의 하나는 연봉 협상을 어떻게 하면 잘 하나요 라는 거다. 그런데 실리콘밸리와 한국 사이에 용어 상의 차이가 있는 듯 해서 그것부터 정리해보고자 한다.


  1. 연봉 협상


적어도 실리콘밸리에서 연봉 협상이라고 하면 보통 내가 면접을 통해 오퍼를 받는다면 이 때 조건을 서로간에 이야기해서 맞추는 걸 의미한다. 이 때는 분명히 후보자도 어느 정도를 힘을 갖고 있게 된다. 구인하는 관점에서 오퍼를 하나 내려면 앞단에 상당히 많은 이력서를 리뷰하고 면접을 한 다음에 선택했을 확률이 높기에 이 사람을 놓치지 않으려고 웬만하면 맞추어 주려 할 가능성이 높다. 후보자의 관점에서는 다른 오퍼가 있고 그 오퍼의 조건이 더 좋다면 그걸로 협상을 잘 해볼 수 있다. 하지만 그냥 무조건 더 달라고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더 못 받으면 그만이고 손해볼 것은 없다. 꼭 연봉 만을 놓고 이야기하지는 말고 보너스가 있는 곳이라면 그걸 이야기해볼 수도 있고 스톡옵션을 주는 곳이라면 그걸 더 달라고 해볼 수 있다. 즉 연봉 말고도 내 소득을 결정짓는 여러가지 요소가 있게 되는데 이를 보통 "Total compensation"(전체 보상)이라고 부른다.


Total Compensation = Annual Salary + Bonus + Stock Option(혹은 RSU)


  1. 연봉 조정/리뷰


일단 내가 한 회사에 조인하고 나면 보통 일년에 한번 연봉(혹은 전체 보상)을 조정하게 되는데 이를 실리콘 밸리에서 보통 연봉 조정 (Salary Adjustment) 혹은 연봉 리뷰 (Salary Review)라고 부르며 이 경우 개인이 협상을 통해 이를 높이기는 쉽지 않다. 내가 실리콘밸리에서 오래동안 매니저 생활을 하며 몇 백번의 연봉 조정을 했는데 더 달라고 조정 요청이 들어온 경우는 2번 밖에 없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연봉 조정을 요청한 케이스는 내 개인적인 경험도 그렇고 이 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보인다 :) 가장 큰 이유는 한국에서는 처음에 들어갈 때나 들어간 후 매년 연봉을 조정할 때 모두 일반적으로 연봉 협상이라고 부르다보니 왠지 협상을 하지 않으면 손해본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고 다음은 평소에 피드백을 통해 개인의 성과에 대해 어느 정도 대화가 이뤄져야 하는데 별 이야기가 없다가 일년에 한번 갑작스레 성과를 이야기하고 거기에 맞춰 보상이 바꿔지다 보니 서로 다른 기대를 갖게 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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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가장 효과적인 연봉 조정 기술은 무엇일까? 연봉을 더 달라고 요구하지 않아도 알아서 연봉을 더 줄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거라 본다. 자신에게 맞는 환경을 찾아서 매니저와 계속 의사소통 하면서 맡은 일을 잘 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해서 굳이 내가 요구하지 않아도 충분히 연봉이 올라가게 하는 거다 :) 이게 되려면 평소에 내가 원하는 형태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특히 내 상사)에서 나에게 갖고 있는 기대가 무엇인지 잘 이해하고 거기에 맞춰 일을 하는 태도가 필요하며 내 매니저와 관계를 잘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앞에 썼던 글 중에 "Manage Up"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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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28일 오후 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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