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보고 주기 Vs. 짧은 보고 주기

조직 내 의사소통을 인체에 비유하면 혈액순환과 같다. 혈액순환을 통해 우리 몸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이산화탄소와 노폐물을 제거하듯이, 조직 내 의사소통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이해관계자들에게 공유하고 그를 기반으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한다. 


또한 보고는 상품의 마케팅과 같이 이해관계자들에게 본인을 알리는 수단이다. 물론 가장 훌륭한 마케팅은 상품 그 자체이듯이 본인의 역량과 태도가 뛰어나면 보고를 다소 못해도 된다. 그러나 일 뿐만 아니라 보고도 잘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보고를 잘하는 방법에 대해선 살펴볼 주제가 많지만 이번에는 보고 주기 (빈도수)의 적정성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적정 보고 주기는 보고 주기가 길 때와 짧을 때의 문제점을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 물론 각각의 문제점은 상급자의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 


• 긴 보고 주기의 문제점

보고 주기가 길어지면 재작업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재작업의 규모도 커진다. 뿐만 아니라 일머리가 없는 사람으로 인식되는 문제도 있다. 이러한 부작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고 주기가 길어지는 이유는 보고에 대한 부담 때문에 완벽하게 준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예상 가능한 상급자의 질문에 근거자료를 준비하지 못하거나 디테일한 참고자료가 없으면 불안한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사람들은 보고 전에 업무의 폭(방향)과 깊이(디테일)를 모두 고려하기 때문에 보고 준비에 긴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방대하고 디테일한 사전 준비를 선호하는 상급자의 성향도 보고 주기를 길게 하는데 일조한다. 그러나 보고 시작 후 예상하지 못했던 상급자의 첫 질문을 접하면 열심히 준비했던 보고 시나리오는 무용 지물이 된다. 보고서 내용 중에 상급자의 마음에 드는 선택지가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방향을 잘못 잡으면 디테일하게 우둔해 보일 뿐이다. 


 • 짧은 보고 주기의 문제점

짧은 보고 주기의 문제점은 사소한 것도 알아서 결정하지 못하고 상급자에게 의존한다는 핀잔 또는 부실해 보이는 준비내용에 대한 두려움이다. 물론 부담되는 보고를 자주 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그러나 자주 보고한다고 싫어하는 상급자는 드물다. 상급자도 업무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보고 받는데 시간을 할애했기 때문이다. 보고는 상급자의 의견을 물어보는 자리이기 때문에 사소한 것을 의논한다고 핀잔을 주는 상급자는 드물다. 보고를 불편해하고 두려워하는 나의 마음가짐만 바꾸면 된다. 최악의 경우 상급자의 실망스러운 피드백을 들어도 빨리 수정하여 대응하면 된다. 


• 적정 보고 주기

적정 보고 주기에 대한 정답은 없다. 어떤 부작용 예방을 우선할 것인가의 문제다. 긴 보고 주기와 짧은 보고 주기의 위험은 상급자의 성향도 고려해야 하지만 대부분 자주 보고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보고하는 것이 좋다. 자주 보고하는 것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주 보고하면 이전 내용대비 업데이트 된 내용을 위주로 보고하기 때문에 보고 분량도 적고 내용 이해도 쉬워 보고하는 사람도 보고받는 사람도 편하다. 둘째, 보고 후 상급자의 결정에 따라 업무 진행방향이 바뀌더라도 그 범위나 영향력이 작다. 즉 매를 맞아도 카운터 펀치보다 잽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셋째, 상급자의 업무 참여도를 높일 수 있다. 보고를 자주 하면 상급자의 의견을 받기 용이할 뿐 아니라 생각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상급자 의견반영도 쉽다. 상급자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면 그만큼 상급자의 참여도가 높아진다. 

 

보고는 목적이 아니고 수단이다. 보고를 통해 상급자와 함께 이슈를 협의하고 올바른 일의 방향을 협의하고 결정한다. 목적성 보고는 완료보고만 해당된다. 그 이전의 모든 보고는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인 탐색적인 보고다. 탐색적인 보고는 자주 하는 것이 좋다. 자주 해야 싸게 배울 수 있다. 

 

상급자에 보고하는 것을 즐길수록 의사소통 역량이 향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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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삼성 SDS에서 30년동안 경험하고 체득한 교훈을 정리한 <슬기로운 PM 생활>을 25년 1월 출간한 소식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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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2일 오후 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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