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210년 중국의 항우는 군대를 이끌고 진왕조의 군대를 공격하기 위해 양자강을 건넜다. 밤이 되어 강둑에 진을 치고 밤을 보낸 그의 군대가 아침에 일어나보니, 배가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놀란 군대는 적이 공격한 줄 알고 반격할 준비를 했다. 그런데 배에 불을 지른 것은 바로 항우 장군이었다. 그는 조리도구까지도 부수라고 명령했다.
항우는 부하들에게 음식을 만들 수도, 돌아갈 배도 없으니, 승리 아니면 죽음밖에 다른 선택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병사들이 전투에 몰입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창과 활을 든 병사들은 적군에게 돌진했고, 군대는 9번의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다.
“요즘 컨텍스트 스위칭을 하느라 너무 바빠요.”
종종 주변 동료나 팀원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사람은 하나 이상의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 그리고 성과는 몰입할 때 나온다. A팀의 일, B팀의 일, C팀의 마케팅 일, 여러 가지 맥락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다면 맥락이 많은 것이 문제가 아니다. ‘모든 걸 잘 하려고하는 게 문제다.’ 중요한 것 하나만 잘하면 된다. 이루지 못하는 과업이나 ‘덜 중요한 테스크’는 과감히 쳐내는 것이 진짜 성과를 만드는 법이다.
사실 컨텍스트 스위칭(Context Switch)를 일에서 쓰는 것부터가 조금 웃긴 면이 있다. 이는 사람이 일하는 방식이 아니라 컴퓨터가 일하는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쓰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컴퓨터는 하던 일을 멈추고 언제든지 다른 일로 갈아탈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비용이 별로 없다. 그러나 사람은 이것이 불가능하다. 달리기를 하다가 요리를 하다가 달리기를 하는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는가?
일반적으로 우리는 다른 선택을 차단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우리는 모든 대안을 확보하고자 열심히 일한다. 아이가 어느 곳에 재능을 보일지 몰라 피아노, 물리, 프랑스어, 원예, 태권도 등 모든 대안을 다 제공한다. 현대사회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문제는 이 꿈을 낱낱이 이루려는 데 있다. 인간이 그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을까? 다른 가능성을 샅샅이 살펴보느라 우리는 많은 것을 놓치게 된다.
하지만 진짜 성과는 몰입에서 나온다. 정말 중요한 것을 이루어내고자 한다면 그렇지 않은 것을 과감히 버려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