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비행사는 임무를 완수하고 살아 돌아오기 위해 300시간 이상을 훈련한다. 잠수함 캡틴은 임무를 맡기 전 15년 이상의 훈련 기간을 거친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에게도 훈련은 필수 요건이다. 훈련되지 않은 사람이 리더 직위를 맡으면 직원들이 고통받고, 조직은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한국의 조직에서 제대로 훈련된 리더 비율은 어림잡아 5%도 안 된다. 잘 훈련된 사람보다 ‘죽기 살기로 한 자리 하려고 정치한 사람’이 리더 자리를 꿰찬다. 임명권자는 잘 훈련된 후보를 알아보지 못하고, 준비된 리더는 겸손해 나서지 않는다. 

세계적 기업들이 잘 훈련된 리더를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전체 인력을 줄이면서도 유능한 리더를 확보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한다. 리더십 산업은 경기를 별로 타지 않는 고성장 산업이다. 불황기에는 위기 극복을 위한 리더가 필요하고, 호황 때는 공격적 사업 전개를 위한 리더를 필요로 한다.

포브스에 따르면 세계 리더십 훈련 시장 규모는 연간 약 550조원에 달한다. 영국의 산업조사업체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전 세계 리더십 훈련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9.51%씩 고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더십 훈련 시장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북미가 41.68%, 유럽이 25.90%, 아시아•태평양 지역(APAC)이 24.18%였다. 훈련 방식에 따른 분포는 온라인 훈련이 39.04%로 1위를 차지했고, ILT(Instructor-Led Training, 오프라인 훈련)가 34.90%, 혼합 방식(blended training)이 26.07%였다.

APAC 중에서도 인도의 약진이 돋보인다. 스타트업•중소기업•다국적 기업(MNC) 지사가 많이 생겼고, 2023년 인터넷이 6억5000만명에게 보급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인도의 온라인 리더십 훈련 시장은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리더십 훈련 시장은 미미한 수준이다. 5대 그룹 리더십 훈련 투자가 연평균 100억~150억원으로, 중소기업과 공공 조직을 합쳐도 고작 5000억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기업들이 리더십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하지만,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를 알고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십 투자를 할 때는 리더 육성 체계 구축, 리더십 훈련 방법 선택, 훈련 콘텐츠 확보 등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리더 육성 체계는 리더 수요와 환경조사, 리더십 진단, 훈련, 피드백, 인사평가, 보상, 경력 관리 등이 서로 맞물려 일관성을 갖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A조직에서 인사평가는 ‘가, 나, 다’ 요인으로 하는데, 리더십 훈련은 ‘마, 바, 사’ 항목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러다 보니 수강생들의 훈련 몰입도가 떨어지고, 훈련 효과 역시 기대에 못 미치게 되어 결국 실패로 끝났다.

다양한 훈련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온•오프라인 훈련은 물론 코칭, 멘토•멘티, 관찰 학습, 다면 설문과 피드백, 게임, 워크숍 등 수많은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최근 세계적 추세는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360도 진단과 피드백, 온라인 훈련, 워크숍, 소그룹 세미나 등을 혼합한 리더십 개발 방식이다.

조직 상황에 맞는 콘텐츠 개발도 필요하다. 어떤 리더를 육성할 것이며, 왜 그런 리더가 필요한지 설명해주는 리더십 모델을 가지고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 육군사관학교의 리더십 모델은 ‘Be(품위 있는 모습), Know(풍부한 지식), Do(희생적 행동)’로 요약된다. 애플은 ‘애플을 애플답게 하는 리더십(What makes Apple Apple?)’ 개발에 주력한다. 

타이거 우즈 같은 프로 선수들은 대회를 앞두고 매일 훈련한다. 전문 코치를 통한 교정 훈련도 받는다. 매일 구성원들과 만나는 조직 리더들은 매일 대회를 치른다고 생각해야 한다. 프로 리더가 되려면 매일 훈련하고 정기적으로 교정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