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1300개를 먹었더니 생긴 일들에 대해 담아봅니다.

첫 번째, 시골 군인이 CJ에게 던진 출사표

콘텐츠 미숙아가 만든 미디어 커리어

저의 첫 커리어의 중심에는 미디어가 있었습니다. 영화 회사로 입사해, 방송 분야, 애니메이션, 그 안의 캐릭터 관련된 일을 해왔습니다. 이들은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산업입니다. 첫 시작은 어땠을까요? 콘텐츠를 아무것도 모르는 미숙아였다면? 첫 준비를 할 때 시골에서 복무 중인 군인이었다면?

시골에서 만드는 ‘사골감성’ 프로젝트

취업 시장에 나서기 1년 전 저는 군대에 있었습니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취업시장이 얼어붙은 분위기였습니다. 저의 선택은 문이 좁더라도 미디어 쪽으로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만화와 예능보는 걸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몇년의 군생활은 세상의 감각, 미디어 트렌드와 많이 멀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대로 서류는 합격할 수 있을까? 면접을 보면 제대로 이야기나 할 수 있을까? 아니 그보다는, 내가 콘텐츠에 대해 꺼낼 이야기가 있을까? 

그래서 결심합니다. ‘미디어 업계에 가려는건데 어디 가서 콘텐츠로 비빌 수 있는 레벨일까? 먼저 레벨업을 하자. 콘텐츠를 쌓자. 남은 1년의 시간 동안. 1년에 한 100개?’ 콘텐츠를 축적하고 나만의 ‘감성’과 ‘인사이트’를 키워 일의 기회를 만들자는 계획으로 개인의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줄여서 ‘사골감성 100개 먹기 프로젝트' 였죠.

매달, 매주 콘텐츠를 먹다

예능, 영화, 드라마뿐 아니라 책과 오프라인 콘텐츠까지 1년 100개를 채우기 위해 한 달 평균 8개의 콘텐츠를 먹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먹은 콘텐츠를 하나하나 기록하기 시작합니다. 콘텐츠가 몸에 쌓이고, 근육이 되어 조금씩 단단해져 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이야기를 해도 다양한 것들을 말할 수 있었고, 누군가와 영화나 책 드라마 예능 어떤 이야기를 나눠도 잘할 수 있는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시골 군인의 출사표

출격을 합니다. 미디어 업계에서 가장 큰 회사, 그곳에 출사표를 던집니다. 그리고 입사지원서에는 이렇게 담죠. "1년간 100개의 콘텐츠를 먹고 사골로 만든 남자".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운이 좋게도 회사에서 뽑는 단 한 명의 자리에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 차례 진행한 면접의 과정까지 지난 1년 간 쌓은 사골 100개는 더없이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할 때, 토론을 할 때, 발표를 할 때 모두에 걸쳐서요.

1년 전의 시골 군인과 1년 후의 출사표를 꺼낸 지원자는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첫 회사를 갈 수 있었던 무기는 1년 간 먹은 100개의 콘텐츠였었죠.

반복과 누적의 무기

콘텐츠 먹는 습관은 어느새 몸에 밴 일상이 되었고, 이후에도 루틴은 계속됩니다. 현재까지 이어오다 보니 어느새 15년을 맞이하게 되었고 1300개 가까이 되었습니다. 첫 번째, 100개의 콘텐츠를 먹고 생긴 일에 대해 담아봤습니다. 그동안 콘텐츠를 먹으며 생긴 놀라운 일들, 거기서 쌓게 된 무기의 노하우에 대해 이후에 하나씩 담아 오겠습니다.

이 이야기의 핵심, 반복과 누적의 힘은 가장 강력한 무기를 만든다.

취업을 꿈꾸고 새로운 일을 그리는 분들에게는 동기부여라는 무기를,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들은 콘텐츠 보는 루틴을 무기로 만드는 법을 담아가시기 바랍니다.

초인

*원문 : 브런치

https://brunch.co.kr/@jinonet/1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