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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 | 김용한의 전략 인사이트_엠아이전략연구소
마케팅 팀장인 당신. 어느 날 팀의 핵심 인재가 찾아와 말한다. “팀장님, 제가 계획하고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려다 보니 자원금이 좀 필요합니다. 승인 부탁 드릴게요.” 이 말을 들은 당신은 그 직원이 기특하다. 항상 아이디어가 넘치더니 또 한 건 하려나 싶어 서둘러 결재를 한다.
다음 날, 팀의 애물단지 같은 직원이 찾아와 얘기한다. “팀장님, 진행 중인 프로모션에 예산이 좀 부족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직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말을 잘라 버린다. “고민을 더 해봐! 무조건 예산만 달라고 하지 말고!” 여기에 한마디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는다. “돈 쓰고 안 되는 게 어디 있냐?”
두 직원의 행동은 동일했지만 당신의 반응은 상반됐다. 이는 반응을 하는 데 있어 상대의 행동은 중요치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행동을 받아들이는 내 감정이 핵심이다. 지원금을 요청하는 것(행동)이 ‘기특하다’(감정)고 생각하면 ‘지원‘(반응)을 하게 되고, ‘어처구니 없다’(감정)고 생각하면 ‘퇴짜’(반응)를 놓는 것처럼.
그런데 여기서 더 중요한 게 있다. 상대의 행동과 내 감정 사이에는 ‘나의 해석’(Story)이 자리 잡고 있다. 내 감정을 만들어 내는 건 상대의 행동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해석하는 나의 ‘스토리’라는 뜻이다. 결국 내가 어떤 스토리를 쓰느냐에 따라 같은 행동에 대해 좋은 감정이 생길 수도, 나쁜 감정이 생길 수도 있다.
진짜 핵심은 감정을 만들어 내는 ‘나의 스토리’인 셈이다. 스토리로 인한 갈등을 우리는 ‘해석 충돌’이라고 이야기한다. 조직에서 해석 충돌로 인한 갈등이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결국 해석 충돌을 줄이려면 스토리를 제대로 쓰는 게 중요하다. 이를 리스토리(Re-Story)라고 한다. 기존에 갖고 있는 스토리를 새롭게 써본다는 의미다.
어린 아이들은 ‘내가 보는 세상’과 ‘남이 보는 세상‘이 같다고 믿는다. 그래서 숨바꼭질을 할 때 본인이 술래를 보지 못하면 술래도 자신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아이들이 만 4세가 지나면서 달라진다. 관점 전환, 즉 나에게 보이는 세상 말고 또 다른 세상이 있음을 이해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관점 전환이 리스토리를 위한 핵심 요소다.
상대의 관점이 있음을 알고 그 시각에서 사물을 바라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쉽게 설명하면 이런 것이다. 오늘 저녁 7시에 약속이 있었다. 그런데 차가 꽉 막혀서 늦을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6시 50분쯤 상대에게 문자를 보낸다. ‘죄송한데 차가 막혀서 조금 늦을 것 같습니다’. 자, 만약 당신이 이 문자를 받았다면 어떻게 답장을 보내겠는가?
대부분의 사람은 ‘천천히 오세요. 괜찮습니다’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관점 전환이 아주 잘되는 사람들은 이렇게 답한다. “회의가 길어져 나도 조금 늦을 것 같네요“라고. 이미 식당에 도착해서 앉은 채로 말이다. 늦어서 조급해 하고 있을 상대의 관점에서 그를 안심시키기 위한 태도, 바로 이것이 관점 전환이 됐을 때의 행동이다.
관점 전환을 통한 리스토리가 어떤 힘이 있는지 다음 상황으로 설명해 보자. 상사가 일을 시켜놓고 30분에 한번씩 불러서 어떻게 되고 있는지 묻는다. 이런 상사의 행동에 대해 직원은 어떤 기분이 들까? 많은 사람이 짜증난다고 한다. 왜일까? ‘상사가 내가 일하는 것을 믿지 못해서, 나의 능력을 의심하니까 자꾸 불러서 확인하는 거야’라는 스토리를 쓰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선 상사가 시킨 일을 마지못해 하게 된다. 그럼 직원 입장에서 스토리를 어떻게 다시 쓸 수 있을까? 상사가 ‘자꾸 확인하는 행동’에 대해 만약 ‘나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신 건가? 꼼꼼하게 챙겨야 하는 중요한 일인가봐’라고 스토리를 쓰면 어떻게 될까?
나의 능력을 믿고 중요한 일을 맡겨준 것에 대해 고맙다는 ‘감정’이 들 수 있다. 그러면 실수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업무 처리를 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간섭’이라는 상사의 행동에 대해 어떤 스토리를 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행동이 나올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리스토리의 힘이다. 그럼 리스토리는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까?
1️⃣가장 먼저 나와 갈등을 일으키는 상대의 부정적인 행동을 적는다. 2️⃣그 행동으로 인한 나의 감정을 생각해 본다. 이때에는 감정의 강도를 함께 적는다. 3️⃣그런 감정을 만들어 낸 나의 해석(Story)을 쓴다. 여기까지는 쉽다. 나의 솔직한 감정과 반응을 적으면 된다.
리스토리를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4️⃣상대의 긍정적 의도다. 상대가 그런 행동을 한 ‘이유’를 생각해 보는 것. 5️⃣상대방의 긍정적 의도에 기반해 새로운 해석(Re-Story)을 적는다. 6️⃣달라진 스토리로 상대의 행동을 봤을 때 드는 새로운 감정을 적는다. 이때에도 감정의 강도를 함께 적어 본다.
물론 새로운 감정, 즉 ‘상대를 이해하게 되는 좋은 감정’이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똑같은 분노, 짜증이라도 그 강도(%)는 분명히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상대의 관점에서 그 행동의 긍정적 의도를 찾는 것, 바로 이것이 해석 충돌을 줄이기 위한 첫걸음인 셈이다.
갈등 관리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리스토리에 대한 얘기를 하면 어떤 사람들은 이런 반응을 보인다. “결국 내 마음 편하자고 좋게 생각하자는 거네요”. 미안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NO’이다. 나를 위해서, 내 마음 편하자고 리스토리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관점 전환, 리스토리가 아니다.
리스토리는 자기 만족이 아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의 폭을 넓히는 방법이다. 심리학에선 이를 성숙함이라 표현한다. 세상을 내 입장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과 다른 행동도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함이 성숙함의 척도인 것이다. 결국 리스토리는 성숙한 존재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인 셈이다. 이를 통해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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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16일 오후 1:09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이제는 너무도 익숙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표현한 ‘영구적 위기(Permacrisis)’라는 단어가 있다. 2022년 영국 콜린스 사전에 등재된 단어다.
... 더 보기주말에는 가급적 시의성이 있는 기사보다는 생각할만한 거리를 찾아서 공유하고 있는데 아래에 개발을 제외한 스타트업 주요 직무에 대해 잘 정리된 글이 있어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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