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경력"이란 무엇일까?

경력자 멘토링을 하다보면 아주 자주 나오는 이야기가 본인의 경력이 "물경력"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구체적으로 데이터 엔지니어링을 주제로 두고 이야기하자면 지금 회사가 첫 회사인데 작은 곳이다 보니 여기서 지난 2년 동안 작은 데이터만 처리했다고 걱정한다. 백엔드나 프런트엔드 개발자라면 지금 많이 사용되지 않는 레거시 프레임웍으로 개발을 해서 걱정이다. 난 지금 N년차인데 연차에 맞는 능력이나 경험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한 일을 이력서에 적어도 될지 모르겠다 등등 ...

이런 걱정을 더 파고 들어가보면 다른 글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 두 가지 염려들이 있다.

1️⃣ 나를 지도해줄 시니어가 없다보니 내 마음대로 하고 있는데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2️⃣ 내 업무(구체적으로 "개발")만 하고 싶은데 프로젝트 리드를 포함해서 온갖 종류의 다른 일들을 해야하고 이게 내 이력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

이런 염려의 해결책으로 보통 생각하는 것은 대기업을 가는 것이다. 대기업에 가면 나보다 더 경험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일을 제대로 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내 코어 업무에만 집중하면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로망이다.

대기업을 갈 수 있다면 가보고 본인이 판단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먼저 그동안 본인이 몇 년간 고생해서 이룬 경력을 물경험이라고 생각하는 건 정말 건강하지 못한 관점이다. 나쁜 경험 혹은 도움이 안되는 경험이 있다라기 보다는 내가 무엇을 그 과정에서 배웠고 어떻게 개선해 나갈지 객관화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적어도 내 경험을 두고 볼때 일반적으로 대기업은 작은 기업보다는 시스템이 더 잘 되어있고 시니어가 많기에 나쁘게 보면 내가 할일이 크지 않으며 의사결정속도가 느리기에 대부분 느린 속도로 그 회사 시스템에 최적화된 상태로 성장한다.

작은 기업에서 일을 하다보면 좌충우돌을 할 수 밖에 없지만 내가 고생하고 고민한큼 성장한다. 내 결정을 믿고 빨리 행동으로 옮겨 확인하고 계속해서 고쳐나간다는 마인드셋이 중요하다. 또한 내가 맡은 업무만 잘해서 성장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전체적인 그림을 보는 것,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이 커리어 초기에는 중요하다.

사람이 좋은 곳("환경"이 좋은 곳)이라면 작게 시작하고 초반에는 엉망진창이더라도 발전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데이터의 양이 커지고 레거시 시스템이 재작성할 기회가 자연스레 생길 것이다. 긴 호흡으로 커리어를 바라보자.

---
위에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지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내 경력을 물경력으로는 만드는 것은 남이 아니라 본인이라는 점이다. "물"이 아니라 "땀"(😅)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내가 해온 일에 좀더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고 (기본적으로 높은 자존감), 주변에서도 잘 하고 있다는 말 해주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도움되는 피드백을 주고 커리어 관점에서 갖고 있는 고민들을 함께 해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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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4일 오후 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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