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후라이 871

소설가 알랭드 보통은 일생의 시간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80세를 산다고 가정했을 때 사람은 잠자는 데 20년, 직장 생활 20년, 식사 시간 6년, 빈정대고 잡담하고 노는 데 7년, 이동하는 데 6년, 술과 담배 하는 데 2년 6개월, 미디어 보는 데 5년, 옷 입 고 신발 고르는 데 6개월을 소비하고 있다." 일생의 시간 중에서 오늘은 직장 생활 20년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어 보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태어나고 스무 살이 되기까지 삶의 여정을 돌아보면, 미래 직장 생활 20년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마음의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굳은 의지가 차오르는 분이 있는가 하면 직장 생활? 그게 별건가 하실 분도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스무 살까지 살면서 특별히 이룬 성과가 없어서 이전보다 미래에 더 잘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고, 그래도 동아리, 인턴, 아르바이트라도 해본 사람은 직장 생활도 별거냐 마음가짐일 것입니다. 결국 성장 지향적 커리어 고민을 하게 되는 사람은 역설적이게도 과거와 같은 행동으로 후회가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진 분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까지 경험을 모두 합치면 직장 생활 16-17년 정도가 됩니다. 20년 기준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는 기쁨과 어린 자녀는 앞으로 어떻게 먹여 살리지 걱정이 공존합니다. 직장 생활 첫 시작부터 10년까지 일을 하기 위한 기술을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 말은 첫 직장에 입사하여 아무것도 할 줄 몰랐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신입으로 취업에 도전하는 청년 여러분, 이력서에 자랑할 기술이 없다고 좌절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 같은 사람도 첫 취업에 성공하여 지금까지 직장 생활하고 있으니 여러분과 같이 잠재력을 가진 인재를 알아보는 회사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입사 후부터인데요. 일을 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빠르게 배워야 합니다. 기술을 배운다는 것은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것과 이치가 같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는 만큼 빠르게 익힐 수 있고, 고민하는 만큼 지식의 깊이가 깊어질 수 있습니다. 저는 대학교 때부터 학습과 담을 쌓아서 회사에서 공부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냥 주어지면 뚝딱해야 하는 것이 일이라 생각하여 고민 따위 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처리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저를 신입으로 데리고 일을 해야 했던 팀장님과 선배들이 저를 보며 얼마나 열받았을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감사하게도 팀장님과 선배들은 저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계속 업무 기술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배우는 속도가 매우 느렸지만 일을 하기 위한 기술을 간신히 체득할 수 있었고 덕분에 지금까지 먹고 살 수 있었습니다.

직장 생활 10년이 지났을 때 그동안 배운 기술을 열심히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회사도 저에게 점점 더 큰 책임과 권한을 주고 고민이 필요한 미션을 주었습니다. 시키는 일도 똑바로 못하던 사람이었지만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자 이전 모습은 사라지고 새 모습으로 헌신적으로 미션을 수행했습니다.

원래 성향이 주도적으로 일을 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분들은 어쩌며 시키는 일 위주로 해야 하는 신입 사원 시절이 힘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냉정하게 상황을 둘러보면 주니어 시절은 배움의 단계이고, 시니어가 되었을 때 배운 것을 폭발시키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직장 생활 20년 중 10년을 배움의 시기로 계획하고, 이후 10년은 축적한 인사이트 적용과 새로운 도전의 시기로 커리어 계획을 수립해 보시길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