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구글 제미나이와 손잡는다? 그럼 MM1은 뭐니?>

매우 재밌는 소식 두가지가 거의 동시에 나왔네요.

0. 작년부터 애플이 이상하리만큼 AI 대한 언급이 없었잖아요. 애플은 도대체 뭐하는 거지? 애플이 안 하는게 아니라 못 하는 거 같다라고요. 그런데 애플은 기술회사가 아니라 프로덕트 회사거든요. 사실상 뒤에서 프로덕트 로드맵에 칼을 갈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1. 현재 애플은 구글의 제미나이 AI 엔진을 아이폰에 탑재하기 위한 라이센스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그 덕에 구글 주식이 이번에 5%이상 확 뛰었죠. 애플은 최근 OpenAI와도 같은 논의를 진행했다고 하니 결론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듯합니다. 그래도 선택을 해야한다면 구글쪽에 가까울겁니다.

애플과 제미나이가 협상이 완료되면 즉... "에미나이"가 나오는거네요.ㅎㅎ

3. 그런데 동시에 애플은 MM1이라는 매우 자세한 수준의 논문을 발표합니다.

(https://arxiv.org/pdf/2403.09611.pdf)

여기서 이야기하는 모델이 대단한 점은요. 아주 경량화된 소형 모델 SLM으로서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3빌리언, 7빌리언 짜리도 있고 가장 큰게 30빌리언짜리 모델입니다. 매개 변수가 300억 개 정도로 매개 변수가 1조 정도로 추정되는 제미나이와 GPT 4랑 거의 유사하거나 조금 더 나은 성능을 보여줬다는 거예요. 이 말을 풀어하면 "가성비가 열라 좋다"입니다. 아직 나온지 얼마 안 된 모델이라 성능에 대해선 조금 더 지나봐야 알 것 같습니다.

4. 이 경량이고 가성비 좋은 AI 모델 MM1의 의미를 생각해 봐야겠죠?

이건 바로 애플의 AI제품 전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SLM의 강점은 학습보다는 추론에 있지요. 학습은 구글 AI 모델인 재미나이를 이용할 수가 있을 것이만, 애플의 전략 생태계는 SLM 기반의 온디바이스 AI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5. 이미 아이폰이 바이오닉 칩에 뉴럴엔진을 탑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SLM을 탑재하는 일은 어려워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 6월쯤으로 예상된 Siri의 업데이트가 매우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6. 애플이 다른 빅테크와 새로운 기술에 접근하는 방식은 완전히 다릅니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메타의 경우는 완벽한 Top-Down입니다. 먼저 기반 LLM 모델을 개발하고 이것을 어떤 프로덕트에 어떤 모습으로 딜리버리를 할런지를 생각합니다. 그런데 애플은 Bottom-up입니다. 20억 명이 쓰고 있는 디바이스 플랫폼에 어떤 AI 스택을 쌓아 올릴까에 집중합니다. 애플은 절대 'First Mover'가 아닌 'Best Mover'의 모습을 보여주죠.

7. 예전의 삼성도 사실 Best Mover였죠. 어떤 새로운 산업도 절대 처음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언젠가부터 일등 기술기업이 되면서 'First Mover'로 조급해 지는 듯 합니다. 이번의 갤럭시 시리즈의 온디바이스AI라는 것을 선보인것도 그렇구요. 기술보다 제품, 제품보다 사용자를 잘 아는 것이 시장에서 사용자들을 락인 시킬 수 있는 브랜드 파워를 가지게 되는데, 이번 애플의 투트랙 전략도 꽤 승산있게 느껴집니다. 아마 다른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업도 이런 전략이 필요하리라 생각해 봅니다.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4-03-18/apple-in-talks-to-license-google-gemini-for-iphone-ios-18-generative-ai-too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