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는 왜 '아고다' UX에 칼을 빼들었을까》

최근 여행 업계가 방송통신위원회의 발표로 떠들석한데요. 방통위가 오랫동안 많은 여행객들이 문제를 호소해오던 글로벌 여행 플랫폼 ‘아고다’에 문제 소지가 있다고 보고 사실 조사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다크패턴이란?


다크패턴은 2010년 영국의 UX 디자이너 해리 브리그널이 ‘소비자를 기만하거나 속이는 유형의 디자인’을 모아 정립한 UI·UX 디자인입니다. 당시 그는 다크패턴에 대해 ‘사용자를 속여서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세심하게 만들어진 UI’라 설명했는데요. 2024년 현재 공정위는 다크패턴을 ‘사업자가 소비자의 착각과 부주의를 유발해 불필요한 지출을 요구하는 행위 또는 디자인’이라 정의한 바 있습니다. 최근에는 용어를 처음 만든 해리 브리그널이 '다크 패턴(Dark Patterns)' 대신 '기만적 패턴(Deceptive Patterns)'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 대표적인 3가지 다크패턴 ]


1️⃣ 압박형 다크패턴 - 사용자를 압박해 합리적이고 신중한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경우 (수령 제한 및 할인 만료 메시지 등으로 사용자를 재촉하는 문구들)


2️⃣ 방해형 다크패턴? 고의적으로 과업 달성을 방해하거나 피로감을 유발해 선택을 포기하게 만듦 (예: 까다로운 환불 절차)


3️⃣ 편취형 다크패턴 - 사용자가 알아채기 어려운 인터페이스 디자인이나 계층 구조로 비합리적이거나 예상치 못한 지출을 유도함 (숨은 세금, 봉사료, 수수료 등을 숨김)


[ 아고다의 다크패턴 ]


1️⃣ 압박형 다크패턴- 사용자를 재촉하는 문구들


아고다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다크패턴은 다른 소비자의 활동이나 낮은 재고 상황을 반복해 알리거나, 구매 가능 시간을 제한해 소비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못하게끔 방해하는 디자인입니다.


실제 아고다는 숙소를 검색하면 ‘이 요금 객실 4개 남은’ ‘사이트 객실 판매 완료’ ‘아고다에선 n분 마다 숙소가 예약되고 있습니다’ 등의 문구를 사이트 곳곳에 배치하면서 사용자에게 빠른 구매 결정을 요구하죠.


하지만 이것은 이번 방통위뿐만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표적인 다크패턴이라고 정의하고 있는 요소입니다. 공정위가 발행한 <온라인 다크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에선 반복 간섭, 시간제한 알림, 낮은 재고 알림, 다른 소비자의 활동 알림 등을 압박형 다크패턴 범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2️⃣ 방해형 다크패턴-까다로운 환불


대표적인 다크패턴 중엔 고의적으로 사용자의 과업 달성을 방해하고, 피로감을 유발해 특정 행동이나 선택을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디자인도 있는데요. 공정위는 이런 디자인을 ‘방해형 다크패턴’이라고 규정합니다.


아고다의 경우 환불 서비스에서 방해형 다크패턴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부 호텔 및 항공권은 예약 후 이유 불문 취소가 불가능하거나, 자체 플랫폼 내 취소 서비스가 아닌 이메일이나 전화 상담을 통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환불 및 취소 경험이 일관적이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죠.


더 나아가 고객센터가 수차례 전화를 받지 않고 메일도 답변이 없어 포기했다는 사용자 후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 전 세계 아고다 고객센터 전화번호가 종류별로 정리된 환불 공략글까지 존재합니다. 실제 지난해 많은 여행객이 아고다 사용 후 숙소와 항공권 취소·환불·변경 서비스를 받지 못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고요.


3️⃣ 편취형 다크패턴 - 숨은 5% 수수료, 숨은 세금과 봉사료


사용자가 후지불 옵션 선택 시 5%의 수수료가 부과되는 것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아고다는 사용자가 ‘후지불 옵션’을 선택하면 객실 요금이 예약 확정일이 아닌 특정일에 결제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예약하라고 권유하고 있죠.


문제는 아고다가 ‘요금에 미치는 영향 자세히 보기’ 테스트 박스에 후지불 옵션 선택 시 최대 5%에 달하는 수수료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약관을 숨겨 놓았다는 점입니다. 보통 수십만원 이상의 금액이 숙박료로 책정되는 해외 숙소의 경우 적지 않은 금액이 수수료로 발생할 수 있는 요소이고요.


또한 아고다의 기본 가격에는 세금 및 봉사료가 제외돼 있습니다. 세금 및 봉사료가 제외된 해당 가격은 첫 검색에 이어 숙소 요금 선택 화면서도 계속 유지되다가 마지막 최종 결제 페이지에서만 바뀌기 때문에 많은 사용자가 변경된 결제 금액을 놓치기 쉬운 디자인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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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결국 현실로?” UI·UX 디자인 관점으로 본 아고다의 다크패턴 논란 - DIGITAL iNSIGHT 디지털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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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결국 현실로?” UI·UX 디자인 관점으로 본 아고다의 다크패턴 논란 - DIGITAL iNSIGHT 디지털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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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30일 오전 5:00

댓글 1

  • 오랜만에 최근 아고다를 쓰면서,, 후불제 유도하는 방식 보고 몇년 째 이걸 그냥 두네.. '여전하구나' 싶었어요. 그리고 아고다의 후불제와 세금 등 추가 과금을 숨겨두는 건 다크패턴 이라는 이름으로 묶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선을 넘은 '사기' 라고 생각합니다.. 이제서야 조사가 들어가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