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를 개선하려 해서는 지표를 개선할 수 없다 (2)
brunch
아이디어스 전략 책임자분이 쓴 글이 있는데 너무 좋아서 들고 왔습니다. 1) 지표만 개선하려다가 지표가 망가진다. 전체 구조를 파악하지 못하고 눈 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고 지표를 개선하고자 하는 행동은, 역설적으로 전체 악순환을 강화시킨다. "대부분의 이커머스 서비스에서는 쿠폰으로 고객의 수요를 부스팅하는 마케팅 활동을 활발하게 한다. 경쟁사끼리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오기 위해 공격적인 쿠폰 기반의 프로모션을 했던 시기가 있었다. 이러다 보니 고객들은 쿠폰을 주는 플랫폼으로 순식간에 이동하는 행태가 하루 단위로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프로모션 활동이 일시적으로 판매를 상승시키지만, 고객들은 점점 쿠폰이 없으면 구매하지 않게 되었다. 매출이 떨어지다 보니 쿠폰으로 사용 가능한 비용은 점점 줄어드는데, 판매가 하락해서 다시 쿠폰을 집행해야 하는 악순환이 가속화되는 것이다. " 판매 하락 → 쿠폰 비용 집행 → 일시적인 판매 상승 → 고객이 쿠폰이 없으면 구매하지 않음→ 판매 하락 → 쿠폰 비용 집행 → 비용 부담 강화 → 쿠폰 미 집행 → 판매 하락 즉, 어제의 ‘해결책’이 오늘의 ‘문제’일 수 있다. 2) 시스템 관점에서 해결한 아이디어스 창작자 후원 플랫폼 텀블벅은 아이디어스에 인수 된 후 6개월 만에 분기 매출이 두 배로 상승했다. 그들은 후원액 비중이 큰 카테고리를 선정해서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펼쳤다. 이로 인해 ‘월 활성 프로젝트 수’가 50% 이상 뛰었으나 정작 후원액은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다. 프로젝트를 꼼꼼하게 심사하는 '심사 업무'를 늘어난 프로젝트만큼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들의 평이 좋은 창작자들이 셀프 체크리스트를 통해 심사과정을 빠르게 할수 있는 ‘책임 심사’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이로 인해 심사 처리량은 빨라졌지만 ‘셀프 체크'에서 빠진 건으로 고객 문의가 넘쳐났다. 한 쪽에서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니, 시스템의 다음 단계에 있는 팀으로 문제가 전가되기 시작한 것이다. 텀블벅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사팀과 CS팀을 합쳐서 일부 R&R을 공유하고 프로젝트 모니터링 업무를 추가했다. 창작자들과 소통하면서 실시간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프로세스를 통해 신뢰와 안전성을 구축하고 ‘책임 심사’의 비중을 대폭 확대해나갔고, 심사에 투입했던 시간을 프로젝트 모니터링과 창작자 소통에 더 쏟게 되었고, 결론적으로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다. 3)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해결하기 컨설팅 펌에 구전으로 내려오는 스토리. 어떤 컨설턴트가 대형 매장의 수익성 개선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런데 10년째 장기 베스트셀러로 팔리고 있는 ‘국민 과자’가 잦은 이벤트로 제품의 마진율이 마이너스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그래서 중간 프로젝트 보고 때, 과감하게 이 제품의 위치를 변경하거나, 가격을 올리거나, 수수료율을 올리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을 했더니 분위기가 매우 싸늘해졌다고 한다. 알고보니, 이 과자는 말 그래도 ‘장수 베스트셀러’ 상품으로서, 고객들이 오면 거의 무조건 사는 제품이고, 심지어 이 제품을 사러 주기적으로 오는 고객도 일부 있다는 것이었다. 이 과자를 사러 와서 다른 것들도 같이 사게 만드는 전형적인 미끼 상품이었다. 이 과자의 존재 의의는 수익이 아니라 고객 방문인 것이다. 실제 이커머스에서도 이른바 ‘트래픽’을 증가시키기 위한 여러 프로모션이 있다. 이 경우 개별 지표가 아닌 전체적인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특정 제품을 제거하거나 수수료율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고 수익군과 저 수익군의 비중을 얼마로 유지하는 것이 최적일까 하는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수익률을 제품별로, 또는 판매채널별로 그리고 고객 별로 보면 수익률이 다 다를 것이다.
2022년 10월 19일 오전 11:25
좋은 인사이트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 제가 쓴 글은 아니지만요. 원글 브런치가 유익한데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구독 추천드릴게요.
김성배님 좋은 추천 감사합니다. 제 글보다 이 요약본이 더 좋네요 :) 성배님이 공유해주신 것을 우연히 전해듣고, 커리어리에서 꾸준히 글을 올려보려구요. 감사합니다!!
승현님이 댓글을 달아주시다니 영광입니다! 얼마전에 브런치를 둘러보다가 보석같은 계정을 발견했는데 승현님 계정이었습니다! 신나서 글을 전부 탐독하다가 저만 알기 아까워서 공유해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