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조직에는 리더가 있기 마련이다. 리더가 구성원들과 맺는 관계는 양치기 목동이 양떼를 돌보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양들은 유순하고 겁이 많아서 외부로부터의 위협을 방어하기 위해 무리를 이루고 살아간다. 목동은 이런 양들이 무리에서 이탈하는 걸 막는 한편, 혹시 있을지도 모를 여타 들짐승들의 공격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는 일을 맡는다. 나아가 모든 양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목초지를 찾아 무리 전체를 이끌고 가는 임무도 그에게 달려 있다. 이 때 주목되는 것은 고삐를 채우지도 않고, 강제적으로 끌지 않으면서 이 모든 일들을 해낸다는 것이다. 목동처럼, 리더의 역할 역시 조직 구성원들을 보호하는 가운데 자연스레 그들을 이끌어 돕는 데 있다. 리더는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구성원 개개인의 힘을 하나로 결집시켜 비즈니스 목표 지점으로 향하게 해야 한다. 그렇지만 현실은 구성원들의 역량이 중구난방 산발적으로 튀어나오게 방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개개인의 성향이 다른 만큼 저마다 구상하는 목표도 다를 수 있으니, 가만히 두면 그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허나 동상이몽으로는 같은 목표를 이룰 수 없다. 사공이 많아서 배가 산으로 가거나 제자리에서 맴도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리더는 팀원들이 한 방향만 보고 다 같이 움직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런 분위기는 어떻게 해야 만들 수 있을까? 일단 팀의 방향 설정이 완료되었을 때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에게 권한을 넘기는 것이다. 목동이 양떼에게 목줄을 채운 채 낑낑대며 일일이 잡아 끌지 않음을 기억하라. 리더 역시 구성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 구성원에게 부여된 과제는 그들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팀 전체의 목표는 구성원 하나하나의 동기와 책임감과 만나야 한다. 그럴 때에만 그들은 소명의식을 갖고 일할 수 있다. 자신이 조직에서 중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긍지와 자부심은 구성원 하나하나를 만족시키고, 그랬을 때 비로소 그로 인해 조직이 만족하고 고객과 소비자 역시 만족할 것이다. 리더가 조직을 이끄는 6단계 절차(six steps)는 ‘①계획-②촉진-③실행-④모니터링/피드백-⑤평가-⑥보상’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①계획’ 단계는 리더와 구성원 상호 간에 합의된 최종 목표의 수준과 단계별 시한을 설정(level setting)하는 것이다. 이 일은 왜 해야 하는지가 구성원 모두에게 충분히 설명되어야 한다. 특히 주니어급 구성원들에게는 리더의 손이 많이 간다. 함께 일을 해야 할 사람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 그와 관계를 쌓을 수 있도록 챙겨주기도 해야 한다. 일할 때 세부적으로 필요한 방법도 알려주고, 툴 같은 이행수단을 스킬-업 해줄 필요도 있다(②촉진). 이후 전체적으로 임무를 분배하고 구성원들이 각자의 역량에 맞는 일을 맡아서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한다(③실행). 그리고 일이 시작되면 수시로 구성원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모니터링을 한다(④모니터링/피드백). ①계획 단계의 ‘level setting’은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는 것과 같다. 이것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실행하는 도중에 계속해서 기대치만 올리는 리더를, 필자는 한국에서 많이 보았다. 그리고 최종 평가가 잘 나오려면 중간중간 ④모니터링과 그에 따른 피드백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 부분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럼 리더와 구성원 모두 서로 만족하기 어렵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보이면 즉각적으로 조언을 해서 일에 차질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만약 구성원이 개선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나 때문에 전체가 피해를 보는 건 아닐까’하는 죄책감이라도 갖게 되면 큰일이다. 그 사람은 죄책감에 한동안 수동적으로 일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그 기간동안 조직의 역량도 함께 저하되기 때문이다. ④모니터링 단계를 좀 더 살펴보자. 리더는 구성원들과 잦은 미팅을 통해 그들의 고민거리를 들어줘야 하는데, 많을 때는 아침에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계속되기도 한다. 미팅은 대부분 그들이 대면하고 있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데 집중된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주 내용은 업무 관련 이야기가 70%요, 그 나머지는 대체로 사적인 고민들이다. 여기서 구성원의 업무 외 사적인 고민들을 회사에서 나누는 것이 정상적인 것이냐고 반문할 지도 모르겠다. 허나 구성원이 가지는 스트레스의 주원인은 개인적인 고민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직장 동료와 마찰을 겪는 경우라면 팀의 구성을 장기적으로 바꿔나갈 필요도 있다. 훌륭한 리더는 직원들이 아무 근심 걱정 없이 일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주는 사람이다. 리더들은 조직의 구성원들이 어떤 편의를 제공받으면 좋은지, 또 그들이 어떤 근무 환경에서 가장 최상의 업무 결과를 낼 수 있는지를 늘 살펴야 한다. 리더는 그림자 같은 존재다. 그림자가 없는 사람을 상상할 수 없듯이 리더가 없는 회사도 상상할 수 없겠다.

우수 인력 붙잡기 위해 리더가 귀 기울여야할 우선순위는 [유웅환 반도체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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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15일 오전 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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