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M학 개론 (11) ] 운영 업무를 우습게 보는 PM/PO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blog.naver.com
1
링크드인을 만든 리드 호프만은 스타트업을 이렇게 정의했다. 절벽에서 뛰어내리고 추락하기 전에 비행기를 만드는 일. 농담 반 진담 반 같지만, 완전히 허무맹랑한 과장은 아니다.
2
생존과 성장. 모든 스타트업이 해야 하는 두 가지 미션이다. 악착같이 살아남고, 또 동시에 더 커야만 한다. 모순이다. 그렇다. 스타트업은 성장에 최적화된 비정상적인 조직이다. 정상일 수 없다.
3
제품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모든 제품은 혁신과 개선이 동시에 필요하다. 흔히 말하는 기획 업무와 운영 업무다.
4
혁신과 개선은 모두 무언가를 바꾸는 일이다. 차이는 그 변화의 크기다. 혁신은 낯설고 두려운 큰 변화다. 개선은 익숙하고 안전한 작은 변화다.
5
마차를 타던 시절로 가본다. 그때 사람들이 원한 건 무엇일까? 더 빠르고 안전한 마차다. 사람들은 그 이상을 상상할 수 없다. 그래서 요구할 수 없다. 익숙한 범주에서만 변화가 일어난다. 이게 개선이다.
6
마차를 타던 시절에 자동차를 만드는 일이 혁신이다. 혁신은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 시작된다. 상상에서 시작된 변화가 현실이 되고 세상을 바꾼다. 변화의 크기는 상상의 크기에 달려있다.
7
세상은 혁신과 개선이 함께 만들어간다. 작은 개선이 차곡차곡 쌓이고, 한 번에 큰 혁신이 일어난다. 제품으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일도 그렇다. 혁신은 새로운 기획, 개선은 안정적인 운영이다.
8
모든 PM/PO는 기획 업무를 선호한다. 새롭기 때문이다. 누구나 내가 상상한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싶어 한다. 새로운 문제를 풀고 가치를 만들고 시장을 만든다. 제약도 없고 자유롭다. 변화의 크기가 크다. 결과는 도드라진다. 멋져 보이지 않는가?
9
반대편에는 모두가 기피하는 운영 업무가 있다. 제품은 살아있는 생물이다. 고객의 쓰임을 살피며 제품을 계속 다듬어야 한다. 고객이 말하는 피드백, 말하지 않는 피드백을 모두 봐야 한다. 그 피드백에 다시 대응하고, 그 결과물을 다시 고객에게 보내야 한다.
10
운영은 이 사이클을 만든다. 있던 기능을 고쳐서 더 좋은 쓰임을 준다. 고객의 불편을 쓰기 좋게 만든다. 이런 변화는 작고 사소하다. 잘 티가 안 난다. 노력 대비 성과가 잘 안 보인다. 그래서 대부분의 PM/PO는 운영 업무를 기피한다.
11
운영 업무는 기획보다 매력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운영이 없다면 제품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에게는 바로 티가 난다는 점이다. 고객에게는 쓸모없는 신기능보다, 내가 자주 쓰는 기능의 불편함이 훨씬 크다. 떠나는 고객은 언제나 말이 없다. 우리는 고객이 떠났다는 것조차 모른다.
12
모든 PM/PO는 기획보다 반드시 운영을 먼저 해야 한다.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사소한 디테일을 알아야 한다. 나 혼자만의 상상으로 만든 새로운 기능은 필요 없다. 제품은 고객을 위해 존재한다.
13
내가 필요한 걸 제품으로 만들어 놓고, 안 쓰는 고객을 탓하는 PM은 자격이 없다. 누가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할까? 현실에서 자주 일어난다. 많은 창업팀이 실패하는 가증 큰 이유다. 고객을 더 잘 이해하려면, 운영 업무는 필수다. 정말 중요하다.
14
다시 처음 추락하는 비행기로 돌아가 보자. 성장하려면 먼저 반드시 생존해야 한다. 혁신을 위해서는 먼저 개선해야 한다. PM/PO로써 훌륭한 기획을 하고 싶다면, 먼저 운영을 꼭 알아야 한다.
15
영화 속에서 소림사에 들어가면 무술부터 배울까? 그렇지 않다. 빗질을 하며 체력을 기른다. PM/PO에게 운영은 단단한 기초 체력이다. 경력이 길지 않은 주니어들에게 운영 업무가 주로 맡겨진다. 그 배울 기회를 잘 이용하라. 기초 체력이 없으면 절대 오래 뛸 수 없다. 요행은 없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이미 회원이신가요?
2023년 10월 10일 오전 12:10
디자이너로써 소위 말하는 0to1의 프로덕트를 만들어 본 경험이 없는 것을 늘 아쉬워하고, 나는 프로젝트 복이 지지리도 없다며 한탄했는데, 운영 (incremental improvement) 의 가치와 중요성을 이렇게 짚어 주시니 제가 했던 일들이 더욱 의미있게 느껴지네요. ☺️
결국 기획도 운영, 운영도 기획이더라구요.
같은 생각을 하는 분이 있다니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사용자는 불편한 슈퍼카보다 사용성 강한 승합차를 더 필요로 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목표가 있다. 어떤 목표가 학습 동기를 높인다고 생각하는가?
... 더 보기당
...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