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F 붕괴 시대, 스타트업의 새로운 플레이북
Brunch Story
계란후라이 1046
지난 월요일에 새로운 회사에 출근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느낀 점은 '나는 평가받는 대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입사 후 한 달마다 평가를 받아서 기대하는 수준으로 목표에 도달했는지 평가받는 것입니다. 기대 부응하면 다음 달도 근무하는 것이고, 아니면 빠르게 관계를 종료하는 것이죠. 그래서 온통 머릿속이 어떻게 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 궁리하는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일주일 동안 근무 시간을 꽉 채워서 일을 했습니다. 원래 그래야 하는 것이지만 한 치의 빈틈없이 고민과 실행으로 채웠습니다. 일주인 내내 집에 오면 쓰러져 잠들었고 이번 주말도 피곤하다는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그리고 주말에도 회사 업무에 대한 고민을 계속했습니다. 그래야만 할 것 같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태한 게으름뱅이가 될 것 같았습니다.
성과 사회를 사는 우리는 끊임없이 세상에 '나'를 증명해야 합니다. 학생은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성적으로, 직장에서 후배는 선배에게, 선배는 후배에게 업무 역량을, 회사는 고객과 투자자에게 성공 가능성을 증명해야 합니다. 더 무시무시한 사실은 한 번 받은 평가는 다음에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항상 긴장하고 준비하며 다음 시험을 준비해야 합니다.
평가라는 것이 잘 받아도, 그렇지 않아도 씁쓸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게시판에 성적표를 붙여 놓고 지나가는 사람마다 쳐다보며 이러쿵저러쿵 누가 몇 등이네, 쑥덕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쉴 새 없이 오고 가는 날선 평가는 끊임없이 '나'를 몰아세우게 됩니다. 더 잘해야 한다고 그것밖에 할 수 없냐고 다그칩니다.
그러다가 괜히 주변 사람에게 화풀이하고 부정적인 말과 행동을 마구 뱉어냅니다. 이윽고 휴식과 나태함을 분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릅니다. 나만 힘든 거 아니고 모두가 다 이렇게 살고 있다고, 인생은 원래 고통이라고.
온유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어떠한 상황과 환경 속에서도 부드러움과 친절함을 지키고 싶습니다.
겸손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나를 낮추고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마음을 갖고 싶습니다.
썩은 사과나 상한 갈대와 같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을 세상은 가차 없이 꺾어 버립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그런 인간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 누구도 쓸모없다고 버릴 수 없습니다. 제가 그런 사랑을 받으며 지금껏 살아온 것처럼 저도 온유하고 겸손하게 모든 사람들을 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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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8일 오전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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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보기1. 뇌는 현실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우리가 사는 세계를 그리면서 색깔과 움직임, 물체와 소리까지 함께 떠올려야 한다.
1. '바쁘다'는 건 열심히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중년 사내와 20대 후반의 한 젊은이가 필자의 앞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법이지.” 중년 사내가 젊은이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가 내 귀에 들려왔다. 그 순간 나는 묘한 추억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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