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기획자를 위한 괜찮은 강의 있어요?>> 얼마 전, 같이 일하는 동료가 저에게 서비스 기획자가 되기 위해 들으면 좋은 강의가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 질문에 저는 구체적으로 서비스 기획의 어떤 역량을 기르고 싶냐고 되물었어요. 그랬더니 요구사항을 잘 정리하고, 와이어프레임 형태의 결과물을 잘 만들어내고 싶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질문에 저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어요. 사실 저는 서비스 기획 관련 강의를 매우 싫어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일종의 착시 같았거든요. 대부분의 서비스 기획 강의는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얻어가는 것’ 같은 착각을 주기 위한 산출물들을 만들어내기 급급합니다. 실제 일을 해보면 기획서의 완성도는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피드백을 통해 완성도가 높아집니다. 경험치가 쌓이면, 기획자가 정해야 할 부분과 개발자, 디자이너와 협의해야 하는 부분을 구분할 수 있게 됩니다. 개발자와 상의 없이 상세 디스크립션으로 가득찬 기획서는 완전히 다시 갈아 엎어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강의를 듣고 나면, 완성도 있는 기획서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한 함정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강의는 무용지물일까? 라고 물었을 때 또 그렇지는 않습니다. 와이어프레임이라는 결과물이 나오기 위해서 선행되어야하는 작업들을 연습하는 데에는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은 어떠한 문제를 겪는지를 뾰족하게 정의하는 것 거기서부터 시작인 것 같아요. 저희 회사 사례를 들어 예를 들어볼께요. 여러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사장님들이 매출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하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서비스 기획자라면 끊임없이 Why를 물으면서 두루뭉실한 요구사항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합니다. 아래와 같이 3개의 가설로 쪼개 보았습니다. 1. 사장님은 정산 예정 금액과 정산완료된 금액을 구분하여 알고 싶을 것이다. 2. 사장님은 기간별로 구분한 매출 금액을 알고 싶을 것이다. 3. 사장님은 플랫폼별 매출, 수수료, 정산액을 한꺼번에 확인하고 싶을 것이다. 이 중에 사장님들이 진짜 필요한 건 어떤 것일까요? 현금흐름 파악이 중요한 사장님들은 정산 예정 금액에 관심이 많습니다. 최근에 마케팅 비용을 꽤 지출한 사장님들은 기간별로 매출 추이가 궁금할거예요. 이 중에 진짜 Core 기능이 무엇인지를 사장님들을 인터뷰하면서 검증해야합니다. 이런 건 아무리 개발자들과 협업을 많이 해도 늘지 않는 능력이기 때문에, 온전히 기획자의 역량에 달려있습니다. 요즘 서비스 기획 강의, PM/PO 강의가 정말 많아졌는데 수강자로 하여금 무언가를 배웠다는 착각를 주기보다는 서비스 기획자가 진짜 집중해야할 역량을 기를 수 있는 방향으로 강의가 설계되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2021년 11월 12일 오전 8:44